서울 면목동에 살고 있는 주부 이지은(34)씨는 차라리 본인이 아팠으면 한다고 한다. 이 씨의 아들 김민우군은 올해로 여섯 살. 아토피 피부염을 앓고 있다. 민우군의 온 몸은 이미 빨갛게 부어오른 상처로 뒤덥혀있다. 손이 잘 닿지 않는 등과 같은 부분이 가려울 때는 심한 짜증을 내기도 한다.
아토피 피부염의 발병 원인은 아직 확실하게 알려져 있지 않은 상태다. 다만 환경적인 요인과 유전적인 소인, 면역학적 반응 등이 주요 원인으로 여겨지고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주변 환경을 청결히 하는 것만으로도 상당수의 아토피 발생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전문가들은 아토피 발생의 주원인으로 집먼지 진드기를 꼽았다. 진드기가 가장 많이 서식하고 있는 곳은 바로 커튼, 침구, 소파 등이다. 이창환 세사리빙 기술연구소장은 "아토피 피부염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하루 8시간 이상 피부와 직접 접촉하게 되는 침구를 청결하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전했다.
◆ 여름철 침구 관리법
여름철 높은 습도는 각종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을 제공한다. 이불은 실내 습도를 많이 흡수하기 때문에 금방 축축해지거나 집먼지진드기, 곰팡이 등이 번식이 늘어난다. 쾌적한 침구를 유지하기 위해 일주일에 한 번 가량 햇볕에서 이불을 살균해 주는 것이 좋다. 아침에 일어나면 바로 이불을 개지 말고 1시간 가량 뒤집은 채로 밤새 흘린 땀이나 각질이 날라갈 수 있도록 건조시킨다.
이불을 세탁하기 전에는 먼저 충분히 털어서 집먼지진드기를 최대한 제거하는 것이 좋다. 가능한 물세탁이 가능한 소재를 선택하고 극세사 섬유의 경우 30~40℃, 면제품의 경우60℃ 이상의 고온의 물에서 세탁한다.
합성 계면활성제, 형광증백제 등의 화학물질이 함유된 세제는 사용하지 않는다. 완벽하게 헹구지 않았을 경우 원단에 남은 세제 찌거기가 각종 알러지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유해한 화학물질이 함유되지 않은 천연제품을 사용한다.
◆ 집먼지 진드기 이동 막는 침구
각종 알러지, 아토피, 천식, 비염의 주원인인 집먼지진드기가 가장 좋아하는 곳이 이불 등의 침구다. 집먼지진드기는 단백질과 지방 성분으로 이루어진 사람의 각질이나 비듬을 먹고 사는데, 집먼지진드기의 배설물이나 사체가 사람의 피부에 닿거나 호흡기에 들어가게 되면 알러지성 질병이 발생하게 된다.
최근 집먼지진드기의 서식 및 이동을 방지하기 위해 극세사 섬유를 침구에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극세사에 대한 뚜렷한 정의는 없지만, 일반적으로 머리카락 100분의 1 굵기의 실을 촘촘하게 직조해 실과 실사이의 공극을 10㎛ 이하로 낮춘 고밀도 직물을 일컫는다. 이 극세사로 침구를 만들면 100~300㎛ 크기인 집먼지 진드기가 섬유 안에 들어갈 수가 없기 때문에 표면을 자주 털어주거나 가벼운 세탁만으로도 집먼지 진드기와의 ‘동침’을 방지할 수 있다.
극세사 섬유는 면과 같은 단섬유에 비해 먼지 발생이 적기 때문에 천식, 비염과 같은 호흡기 질환에도 도움이 된다. 게다가 흡수력과 통기성이 좋아 수면 시 쾌적함을 느낄 수 있으며 빠른 건조력으로 물세탁도 용이해 환절기는 물론, 고온다습한 여름철에도 집먼지 진드기를 방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
이창환 박사는 “집안에 먼지가 많이 발생하는 섬유 소재는 피하고, 알러지방지 기능성 소재를 사용할 경우 공식 기관에서 인증을 받은 제품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키즈맘 김예랑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