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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우산 칼럼] (1) 아동학대, 모두 태공실이 될 수 있다면…

입력 2013-08-30 10:12:46 수정 2013-08-31 13:3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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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나 고양이가 버려지면 금방 눈치 챌 수 있다. 집 밖으로 나와 먹을 것, 쉴 곳을 찾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가 버려지면 알아채기 힘들다. 아이가 살고 있는 집, 바로 그 안에서 버려지기 때문이다.

어린이집에서 맞는 아이, 학교에서 폭행당한 아이는 종종 발견된다. 많은 눈들이 지켜보고 있고 CCTV도 한 몫 거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모에게 맞는 아이는 발견되기 힘들다. 지켜보는 이 없는 집 안에서 당하기 때문이다. 귀신의 도움으로 학대당하는 아이를 구출한 드라마 ‘주군의 태양’ 태공실이라면 발견할 수 있을까?


뒤늦게 진실이 밝혀진 대구의 27개월 지향이를 비롯해 많은 아이들이 아무도 모르게 버려진다. 기저귀도 갈아주지 않고 먹을 것도 챙겨주지 않는 보호자뿐인 조용한 집에서. 사망 후 2개월 만에 진실이 밝혀지고 지향이를 죽음에 이르게 한 엄마는 구속됐지만 이 은밀한 범죄는 계속된다. 한 시간에 한 아이 꼴로 학대를 당하고 한 달에 한 아이가 이로 인해 사망한다. 지난 해 학대를 당한 아이는 6천 여 명, 가해자의 83%는 아이들의 부모였다.

하지만 매 맞고 있는 아이에 대한 우리의 태도는 어떨까? 아이에게 가혹한 행위를 하는 부모를 목격해도 남의 집일이라며 모른 척 하는 경우가 많고 아동학대 뉴스는 큰 관심을 끌지 못한 채 사라진다. 초등교사 10명 중 8명이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이 학대를 당한다고 의심하면서도 신고하지 않는다는 한 설문 결과는 아동학대에 대한 인식 수준을 여실히 보여준다.

아동복지법에 따라 아동 관련 종사자들은 아동학대 신고를 안 하면 벌금을 물게 된다. 법으로 규정하지 않더라도 모든 어른은 신고의무자 역할을 해야 한다. 불이 난 것을 목격했을 때 망설일 것도 없이 119에 신고하듯 아동학대가 의심된다면 바로 신고 해야 한다. 어린 아이도 외우고 있는 화재신고번호처럼 아동학대신고번호(1577-1391)를 모두 기억해야 한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을 비롯한 아동보호전문기관이 긴급전화를 설치하고 24시간 운영하고 있다. 확실한 물증이 없더라도 학대가 의심된다면 신고할 수 있고 신고자는 법에 의해 보호받을 수 있다.


아동학대사건이 발생했을 때 비정한 부모 한 사람에 대한 규탄과 처벌만으로는 아이들을 보호할 수 없다. 정부와 관련 기관이 함께 위기 개입을 놓친 시점은 언제인지 보완해야할 제도는 무엇인지 점검해야 한다. 부모를 대상으로 한 교육과 재발 방지를 위한 상담, 치료 등도 확대해야 한다. 아동폭력예방교육을 받거나 상담을 하는 과정에서 피해 사실이 밝혀지는 아동이 상당 수 있는 만큼 아동 대상 교육과 상담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예방과 신고가 활성화되어야 아동학대를 조기 발견하고 개입할 수 있다.

무엇보다 아동을 부모의 부속물로 보는 인식, 남의 집안일이라고 모른 척 하는 문화가 바뀌지 않는 한 아이들의 고통은 끝나지 않는다. 옆집 아이의 신음 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고 신체적·정서적 학대를 가하는 어른의 모습에 눈감는다면 생존을 위협당하고 있는 이 작은 생명들은 집 밖으로 한 걸음도 나오지 못한다. 태공실과 같이 영혼을 보는 신기한 능력이 없다 해도 아이들을 지켜낼 수 있다. 지금 내 주변의 아이부터 살펴보자. 아이의 눈이, 아이의 몸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1948년부터 65년간 어린이들의 안전하고 행복한 삶을 위해 국내외 어린이 5만 5천여 명을 돕고 있으며, 최근에는 아동권리옹호와 관련한 캠페인 및 교육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어린이재단의 대표 상징인 ‘초록우산'은 ‘세상 모든 어린이들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사랑으로 보호하고 도와줄 친구’라는 뜻이다. 후원문의: 1588-1940

<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복지사업본부 이선영 >
입력 2013-08-30 10:12:46 수정 2013-08-31 13:30:46

#산업 , #생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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