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교육 전문기업 윤선생이 정리해본 교육 관련 신조어를 살펴보자.
◇대학입시 관련 용어 속출
올해 처음으로 도입, 실시된 선택형 수능은 일명 ‘갈아타기’ 현상을 빚었다. ‘갈아타기’란 6월 모의평가까지 B형을 선택했던 수험생들이 ‘등급 상승효과’를 노리고 A형으로 바꿔 타는 행동을 가리킨다. 하지만 중상위권 주요 대학들이 영어 B형만을 반영하는데다 내년도부터 영어의 수준별 수능이 폐지되면서 이 같은 ‘갈아타기’ 현상은 예상만큼 크게 발생하지 않았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또 과거에는 가나다군별 대학에 안정-소신-모험의 ‘1승1무1패 전략’으로 원서를 지원하도록 권장했다면 올해처럼 변수가 많은 입시에서는 안정-안정-소신의 ‘2승1무 전략’이 바람직하다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등록기간 중 결원이 발생할 경우, 대학이 추가합격자에게 등록 의향을 묻기 위해 거는 전화는 ‘전화찬스’, 입시 결과는 ‘입결’로 불린다. 수능시험에 관심이 쏠리면서 MB정부 때 이미 등장한 ‘물수능’과 ‘불수능’도 다시금 거론됐다. ‘물수능’은 아주 쉽게 출제된 수능을, ‘불수능’은 어렵게 출제된 수능시험을 각각 지칭한다.
사회적 배려 대상자를 별도로 선발하는 ‘사배자전형’도 주목을 받았다. 2014학년도 입시부터 특목고와 자율형사립고, 국제중의 사배자전형에 고소득층 자녀가 지원할 수 없다는 교육부의 개선방안 발표에 따라 이목이 집중되면서 이를 연예인 이름에 빗댄 ‘사미자전형’까지 등장했다. 지역균형선발전형으로 지원하는 학생들은 ‘지규너’라고 불린다. 학교별 특성에 맞게 운영되는 창의적 체험활동은 4개 영역(자율활동, 동아리활동, 봉사활동, 진로활동)의 앞 자를 따서 ‘자동봉진’이라 한다.
◇스파르타식에서 북유럽식 교육으로
학부모들 역시 높은 교육열을 앞세워 수험생 못지 않은 입시 전쟁을 치르고 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와 그 일대는 ‘교육특구’가 된지 오래이며, 이처럼 집값도 비싸고 학력수준이 높아 외부에서 이주해 들어오기 어려운 지역은 ‘빗장도시’라 이름 지어졌다. 강남 학원가에서는 여전히 ‘돼지엄마’가 성행이다. 뚱뚱해서 붙여진 이름이 아니라, 마치 새끼 돼지들을 데리고 다니듯 여러 명의 엄마들을 이끌고 다니며, 높은 교육열과 정보력, 리더십 등을 발휘하는 엄마를 일컫는다. 얼마 전 방영된 MBC드라마 ‘여왕의 교실’ 속 고나리 엄마(변정수 분)가 바로 돼지엄마의 대표적인 캐릭터다.
반면 과거 엄격한 스파르타식 교육방식에서 벗어나 자녀와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며 인성, 책임, 정서 등에 무게를 두고 소통하는 ‘스칸디맘’, ‘스칸디대디’도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다. 이들은 북유럽식 양육방법을 추구하는 30대 젊은 부모로, 아이와의 정서적 교감을 중시하고 타인과의 교류, 인성에 중점을 둔 교육을 한다. 그런가 하면 집안 어른이나 가장보다 어린 자녀를 중심으로 생활패턴을 결정하고, 양육 및 가사를 분담하는 신세대 ‘펭귄부부’도 있다. 암수 모두 새끼에 대한 사랑이 유별나고 양육과 식량 구하기 활동 등 모든 일을 함께 분담해 살아가는 펭귄의 특성을 빗댄 말이다.
◇비싼 옷으로 통하는 신분사회
자녀에 대해 넘치는 사랑은 ‘등교패션’과 ‘등골백팩’을 만들어냈다. ‘등교패션’은 마치 교복처럼 많은 학생들이 착용하는 패션 아이템으로 노스페이스 패딩, 뉴발란스와 나이키 운동화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노스페이스 가격의 2~3배에 이르는 ‘캐몽’이 회자되고 있다. ‘캐몽’은 고가 방한 재킷 브랜드인 ‘캐나다구스’와 ‘몽클레어’를 합쳐 부르는 말로, 100만원이 넘는 초고가임에도 불티나게 팔린다.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큰 부담이 될 만큼 비싼 책가방 ‘등골백팩’도 초등학생 사이에서 인기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아동용 명품 브랜드 백팩은 40만원을 훌쩍 넘는다.
‘빵셔틀’에 이은 ‘와이파이 셔틀’도 눈길을 끈다. ‘와이파이 셔틀’은 힘없는 학생들을 무제한 데이터 통신요금에 가입하게 한 뒤, 스마트폰의 테더링이나 핫스팟 기능을 이용해 정작 본인은 무료로 인터넷을 사용하는 행동을 말한다. 남아서 공부시킨다는 뜻의 ‘남아공’, 100등 밖의 성적을 가리키는 ‘아웃백’, 중2 또래의 청소년들이 자아형성 과정에서 겪는 혼란과 불만, 반항적인 심리상태를 일컫는 ‘중2병’ 등도 학생들의 세태를 반영하고 있다.
키즈맘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