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청 진상조사
경기도 광명의 한 기숙학원에서 학생들 사이 피부병이 돌았지만 학원 측이 이를 은폐하려고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23일 오후 10시부터 24일 자정이 넘도록 A기숙학원에는 중·고등학생 학부모 100여명이 찾아와 자녀가 옴에 옮았다며 항의했다.
이들은 기숙학원이 전염병 발생 사실을 알면서도 1주일이 넘도록 숨겼으며, 부모와 전화하게 해달라는 학생들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학원 측은 학생이 증상을 호소하자마자 필요한 조치를 모두 취했다고 반박했다.
이날 현장에서 학부모 B씨는 "규정상 기숙사에서는 휴대전화를 소지하지 못하는데 몰래 가지고 있던 한 학생 덕분에 어제 아들이 간신히 집으로 연락해 사실을 알게 됐다"며 "1주일 전 한 학생이 옴판정을 받았음에도 학원 관리자들이 이를 숨겼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명 기숙학원이기에 믿고 아들을 맡겼는데 어떻게 이럴수가 있느냐"며 "이미 수십 명의 학생이 치료를 받으러 인근 병원으로 갔지만 아직도 학원 측은 제대로 된 설명도 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B의 아들은 "며칠 전부터 얼굴과 팔 부위가 간지러웠다"며 "한 학생이 설악산 다녀오고 나서 옴에 옮아서 온 것 같은데 선생님들이 별거 아니라고 하다가 갑자기 많은 학생에게 번지기 시작하니까 이렇다 할 설명없이 자주 씻으라고 만 했다"고 전했다.
학부모들은 "집에 전화하게 해달라고 하니까 헛소문 내지 말라며 전화연결을 해주지 않았다"는 아이들의 설명을 듣고 학원 측이 사건에 대해 은폐하려고 했던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옴은 옴 진드기에 의해 발생되는 전염성이 매우 강한 피부 질환이다.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수주일 내에 호전될 수 있다. 하지만 수주 또는 수개월간 치료하지 않을 경우 이차세균감염으로 인한 농가진, 농창, 종기, 연조직염, 두드러기, 동전모양 피부염 등이 발생할 수 있다.
학원 측은 "21일 밤 처음 학생 1명이 '피부가 간지럽다'고 얘기했고 곧바로 병원에 데려갔지만 확진을 받지 못했다. 다음날 다시 병원에 데려 갔더니 옴이라고 했다"며 "이 학생 주변 서너 명의 학생들도 같은 증상을 호소, 옴 확진을 받자 침구류를 새로 깔아주는 등 조치를 취했다. 이런 일이 처음이라 23일 낮이 돼서야 학부모들에게 이 사실을 직접 알려 드린 것뿐 '은폐'라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또 "일부 학부모가 '전액환불, 치료비 보상' 등을 요구하는데 이는 수용할 수가 없다"며 "다만 도의적인 측면에서 옴 확진 받은 학생들은수업을 못하게 된 날짜만큼 환불해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A기숙학원은 지난해 12월29일부터 오는 29일까지 한 달간 중·고등학교 남학생 300명을 대상으로 겨울방학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피부병이 옮은 학생들에 대한 치료비와 수업료 환불 등의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항의를 계속할 계획이다.
경기도교육청은 "학생들에게 문제가 생기면 당연히 바로 조치하게 돼 있다"며 "양측 주장의 사실 관계를 파악할 것"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경기도교육청과 보건당국은 사건에 대해 진상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키즈맘 최지윤 인턴 기자 kizmo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