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2년 미국 스탠퍼드대학의 월터 미셸 박사는 4~5세 유아 500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다. 말랑말랑하고 달콤한 마시멜로 과자를 아이들에게 나눠주면서 한 가지 제안을 했다.
당장 먹으면 한 개 밖에 먹을 수 없지만 15분을 먹지 않고 참아내면 하나를 더 얻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 유혹 앞에서 아이들은 각기 다른 선택을 했다. 마시멜로의 달콤함을 참아낸 아이들과 그냥 먹어버린 아이들은 15년 후에 서로 다른 모습으로 살고 있었다.
마시멜로를 먹지 않고 오래 참은 아이일수록 가정이나 학교 생활에서 훨씬 우수한 생활력을 보였다. 반면 인내하지 못한 쪽은 비만, 약물중독, 사회 부적응 등의 문제를 가진 어른으로 살고 있었던 것이다.
이 실험은 '만족지연능력'이 가져다 주는 성공의 힘을 입증하고 있다.
만족지연이란 미래의 더 큰 보상을 위하여 즉각적인 욕구 만족을 자발적으로 지연시키고 그 지연에 따른 좌절을 인내하는 행동을 의미한다.
아이들은 자라나면서 수많은 유혹 앞에 서게 된다. 눈 앞에 있는 장난감을 손에 쥐지 못해 안달하고 30분만 보고 TV를 끄기로 한 약속을 지키기 어려워 부모와 신경전을 벌이기도 한다.
이 때 즉각적으로 받을 수 있는 보상과 일정 시간이 지난 후 주어지는 보상을 동시에 고려하고 선택할 수 있는 힘을 길러줄 필요가 있다.
당장의 충동을 절제하면서 주어진 과제를 해 냈을 때는 아낌없이 격려해 줘야 한다. 또 좋아하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 준다. 이렇게 되면 아이는 자연스럽게 더 많은 만족과 보상을 얻기 위해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다.
이는 자기주도적인 학습 능력을 배양시킬 뿐만 아니라 성공적인 사회인으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된다.
경청과 공감을 생활화하라
듣고 이해해주는 일에 관심을 기울이자. 그러면 아이가 스스로 방향성을 찾는데 도움이 된다. 부모는 아이와 안정된 애착을 맺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아이는 엄마의 행동이 예측 가능하고 안정감이 느껴질 때 욕구를 조절하기 쉽다.
또 엄마가 아이에게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아이의 정서를 애정적으로 수용하는 경우 아이들은 만족지연능력을 더 잘 만들어갈 수 있다.
보상의 원칙을 지켜라
보상의 종류, 기준, 시점 등을 명확히 하면 만족지연능력이 향상될 수 있다. 실현가능한 기준과 적절한 보상을 지켜줘야 한다. 보상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으면 아이가 짜증을 내며 포기하게 된다. 또 시점이 명확해야 아이가 신뢰할 수 있다. 보상의 원칙을 통해 아이들은 일시적인 만족보다 인내심을 길러 이후 더 큰 만족을 얻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처벌의 원칙도 활용하라
처벌의 원칙을 적용할 때는 행동 중심의 이유를 설명하여 자존감과 신뢰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 아이 자체가 잘못되었다기보다 ‘행동’이 잘못된 것임을 이해시켜 준다.
한편, 만족지연능력은 뇌의 발달과 연결되며 10세 이후부터는 노력을 해도 좀처럼 능력이 길러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만족지연능력이 아이가 장차 희망하는 것을 얻기 위해 필요한 능력인 것은 맞지만 부모가 억지로 강요하는 것은 오히려 올바른 성장에 방해가 된다고 조언한다.
키즈맘 이주희 인턴 기자 kizmo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