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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ADHD 환자, 현역 입대 불가"

입력 2014-02-12 20:16:07 수정 2014-02-13 10: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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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를 앓는 경우 현역병 입영이 부적절하다는 법원의 첫 판결이 나왔다.

12일 서울행정법원 행정 14부(진창수 부장판사)는 신체검사에서 3급 판정을 받고 현역 입영 통지를 받은 김모(28)씨가 이를 취소해 달라며 서울지방병무청장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밝혔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캐나다 등에서 외국생활을 해온 김씨는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전학과 퇴학을 반복해오다 2006년 4월 성인 ADHD와 조울증 진단을 받았다. 특히 김씨는 2007년 4월 오랫동안 사귄 여자친구와 헤어지자 이를 비관해 수면제를 먹고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

ADHD는 집중력 저하와 대인관계의 어려움, 충동성 등을 보이는 상태를 말한다. 심할 경우 알코올 중독증, 약물남용, 자해 및 자살 등 사회 적응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그러나 김씨는 2012년 6월 신체검사에서 3급 판정을 받았다. 이의를 제기했지만 서울지방병무청은 김씨에게 그해 12월까지 육군훈련소로 입영하라고 통지했다.

결국 김씨는 입영 연기신청을 내고 성인 ADHD로 일상생활이 어려워 군대에 갈 수 없다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김씨가 학창시절 수차례 전학과 퇴학을 반복한 점을 고려할 때 학교생활이나 대인관계에 원만히 적응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ADHD 진단을 받기도 한 점을 고려할 때 현역 입영 처분은 부당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심리 검사 결과 주의유지 능력과 인내심이 저조해 군 복무 시 규칙적인 일상생활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씨가 꾸준히 약물을 복용하지 않고 ADHD를 낫도록 노력하지 않았다는 병무청의 주장과 관련, 재판부는 "약물치료를 꾸준히 한다고 해서 군 복무를 할 수 있을 정도로 호전될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자료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키즈맘 최지윤 인턴 기자 kizmom@hankyung.com
입력 2014-02-12 20:16:07 수정 2014-02-13 10:02:07

#산업 , #생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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