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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싸우지 않고 독서 계획 짜는 법

입력 2014-02-17 22:21:04 수정 2014-02-17 22: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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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싸우지 않는 겨울방학 독서지도-1>

한경 DB



엄마들은 왜 책읽기 때문에 아이와 싸울까?
겨울방학이 시작되면 나는 아이들에게 늘 묻는다. “겨울방학에 뭐 할 거니?”
그러면 1초의 망설임 없는 대답이 돌아온다. “놀 거예요!” “눈싸움이요!” “친구 초대요.”
요는 모두 놀겠다는 다짐이다. 똑같은 질문을 엄마들에게도 해 본다. “한자랑 수학이랑…… 피아노는 계속할지 모르겠고요.” “논술이랑 영어요.” 이러니 방학마다 엄마와 아이가 ‘전쟁’을 치르는 게 전혀 이상하지 않다. 특히 새 학년을 준비하는 겨울방학은 비교적 느슨한
마음이 드는 여름방학보다 갈등이 더 심하다. 엄마는 방학 때 일찍 새 학년을 시작하게 하고 싶은데, 아이들은 최대한 그걸 모른 척하려 한다. 그런데 속내를 들여다보면 아이들이라고 마냥 속 편한 것은 아니다. 이 ‘겨울이 지나면 교과서가 두꺼워진다’는 사실에 만만치 않은 긴장과 부담을 느낀다. 이때가 독서지도에서는 가장 중요한 시기다. 독서만큼 지적 만족과 성취감을 주는, 다시 말해 자신감을 키워주는 것이 없다. 문제는 책 한 권 읽으려면 책 한 권 분량의 말다툼이 오간다는 것. ‘놀기’만큼 재밌는 독서를 위해서는 꽤 꼼꼼한 준비가 필요하다.

내 아이는 내가 안다고? - 아이 파악하기
성공적인 독서를 위해서는 아이 수준에 맞는 책을 고르는 것이 시작이자 절반이다.
먼저 아이를 잘 파악하자. 독서는 수학이나 영어 같은 학습 교과에 비해 훨씬 내밀한 활동이므로, 독서 능력을 파악하는 데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우선 국어과 교과서에서 최근 배운 단원의 글을 소리 내어 읽게 한다. 교과서에 부담을 느낀다면 이야기책도 좋다.
적당한 데서 끊어 읽는지, 머뭇거리는 부분은 없는지 살피는 것만으로도 이해도를 꽤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내용을 확인하는 질문은 싸움의 불씨가 되기 쉬우므로 하지 않는 게 좋다. 역시 교과서나 그 밖의 책의 일부분을 보면서 어렵게 생각되는 단어를 표시하게 하면서 어휘력도 체크한다. 마찬가지로 아이가 테스트의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요령 있게 접근해야 한다. “사전 찾기를 할 건데, 모르는 말을 모아 보자.”고 운을 떼는 것도 한 방법이다. 대부분의 경우 아이를 제일 잘 아는 것은 물론 엄마다. 그런데 또 엄마만큼 아이에게 주관적인 사람도 없어서, 오히려 엄마가 선입견을 가지고 아이를 대하는 일도 자주 있다. ‘고객님’을 모시는 마음으로 아이를 대해 보자. 만나기 힘든 명사를 취재하는 기자의 마음으로 아이를 대하자. 치사해도 꾹 참자. 싸우는 것보다 백 배 낫다.

책에도 유통기한이 있다
새 학년을 맞이할 때 내가 추천하는 연례행사는 ‘책꽂이 정리’다. 예비초등학생이거나 고학년으로 올라가는 경우에는 특히 그렇다. 책을 가지런히 꽂는 정리가 아니라, 있는 책을 일단 다 꺼내는 정리다. 집에 책이 많은 것이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책에도 유통기한 있기 때문이다. 읽은 지 오래되었거나, 오래도록 관심을 받지 못한 책은 냉정히 말해서 아름답지 않은 가구다. 심지어 집에 책이 많다고 책을 더 이상 사지 않고, 새로운 책이 없으니 아이는 관심을 갖지 않는다. 이럴 땐 과감하게 오래된 책을 처분하자. 먼저 책꽂이를 싹 비운 다음, 애착이 가서 버릴 수 없는 책을 골라 꽂는다. 이 과정에서 아이가 좋아했던 책이 드러나는데, 자연스럽게 엄마와 아이의 추억도 되살아난다. 책에 관심이 없는 아이라도 한때는 책을 좋아했단 사실을 떠올리며 조금이나마 자신감도 되찾는다. 요즘 관심을 두고 있거나, 공부에 도움이 되어 곁에 두고 보는 책은 제일 잘 보이는 자리에 꽂는다. 두 번째로 잘 보이는 자리는 일단 비워둔다. 그리고 아직 읽진 않았지만 언젠간 읽고 싶은 책들, 버리기를 유보해야 되는 책들은 적당한 자리에 둔다. 이렇게 책꽂이를 정리하다 보면, 아이가 읽어온 책의 역사가 드러나고 부족한 부분도 한눈에 드러난다. 고학년인데도 역사책이 부족할 수 있고, 자연과학에 치중해 동화에 취약할 수도 있다. 앞에서 비워둔 책꽂이 한 칸에는 부족한 책을 새로 구해 채워주자. 몰론 그 책꽂이에는 빈자리도 넉넉히 두어, 아이의 마음에도 여유를 주자. 단, “이렇게 책이 많은데, 읽지도 않고 다 버리게 생겼네!”라는 말은 꾹 참아야 한다. 과거를 잘 청산해야 미래가 밝은 법이다.


글/ 김소영 선생님
:이화여대 국어국문학과 졸, 前 시공주니어·창비 어린이 문학팀 팀장, 現 어린이책 전문 편집자 겸 <김소영 독서교실> 대표. 청소년어린이도서관 연감 기획위원

기획/ 강은진 객원 기자 @
입력 2014-02-17 22:21:04 수정 2014-02-17 22:21:04

#산업 , #생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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