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아빠들은 아이를 키우는 것은 엄마의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육아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나 아빠의 육아는 아이의 발달 과정에 반드시 필요하다. 요즘은 가장으로서 전통적인 역할뿐만 아니라 친구처럼 잘 놀아주는 아빠, 육아에 적극적인 아빠의 모습이 새로운 역할로 요구되고 있다.
최근 '슈퍼맨이 돌아왔다' '아빠 어디가'와 같은 남성들의 육아를 다룬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유행하면서 아이와 놀아주지 않는 아빠는 '나쁜 아빠'로 치부되고 있다.
육아는 더 이상 엄마만의 영역이 아니다. 엄마가 잘하지 못하는 일, 아빠라서 더 잘할 수 있는 육아법이 있다.
예전만 하더라도 아빠의 역할은 집안의 가장으로서 열심히 돈을 벌어 가족을 부양하는 것이었다. 아빠 육아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시대가 변했고 아이들과 놀아주는 것, 육아에 참여하는 것은 아빠의 의무가 되었다. 이호분 소아정신과 의사는 아이와 놀아주는 것이 아빠의 역할이 된 것은 불과 몇 년 전부터라고 말한다. 최근 남성들의 육아를 다룬 텔레비전 프로그램의 흥행은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는 증거이기도 하다. 남성 육아가 일종의 문화 트렌드가 된 것이다. 육아는 더 이상 여성의 몫이 아니며, 가족 모두가 함께 해야 한다.
신간《내 아이를 위한 아빠의 3분 육아(한국경제신문)》는 육아하는 방법을 몰랐던 아빠들에게 현실적인 답을 제시하는 책이다. 저자의 실제 상담 사례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생활 밀착형 고민들이 많으며, 해결 방법 또한 매우 실용적이다. 저자는 하루 3분이면 아이는 물론 아빠 자신도 변화한다고 강조한다. 아이의 마음속에 아빠의 존재감을 심어주는 3초 대화법, 창의력 ․ 집중력 ․ 어휘력을 키워주는 아빠와의 3분 놀이, 3분조차 시간을 낼 수 없는 아빠들이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할 수 있는 3분 육아법은 초보 아빠들도 쉽게 따라할 수 있다.
그런데 왜 하필 3분일까? 실제로 유아 교육에서는 아이의 집중력이 나이+1분이라고 한다. 가령 두 살짜리라면 2+1=3, 즉 3분이 집중력의 한계라는 것이다. 내 아이가 만약 두 살이라면 최소 3분 동안만이라도 아이와 노는 데 열중하자. 그 이상은 아빠도 버겁겠지만 아이가 질려 한다. 중요한 것은 그 3분을 어떻게 연출하느냐 하는 것이다.
바쁜 아빠들이 할 수 있는 육아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이 책은 대화법에서 학습놀이까지 아빠들이 스트레스 받지 않고 쉽고 재밌게 육아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마음을 담은 아빠의 말 한마디는 아이를 성장시킨다. 아이의 자존감을 높이는 한마디, 바람직한 행동을 강화하는 한마디, 아픈 마음에 공감해주는 한마디, 옳지 못한 행동을 억제하는 한마디 등 짧은 시간 안에 아이와 교감할 수 있는 대사들을 알려준다. 예를 들어 아이가 못된 장난을 하거나 거짓말을 했을 때 “네가 그런 행동을 하면 아빠는 매우 슬퍼” 하고 말해보자. 아이의 부정적인 행동에 무조건 야단을 치는 것은 올바른 교육이 아니다. 아이의 행동으로 인해 아빠의 마음이 상했다는 감정을 표현해주면 아이는 스스로 반성하게 된다. 공감을 주는 아빠의 말 한마디는 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쉽고 간단한 문장이면 충분하다. 거기에 어떤 마음, 어떤 기분을 담느냐가 더 중요하다.
바쁜 아빠라면 순간적으로 놀이를 만드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아이가 장난을 칠 때처럼 아빠와 무언가를 함께하고 싶다는 신호를 보낼 때 바로 반응해주어야 한다. 아빠의 다양한 반응은 아이의 자발성과 창의력을 키우기 때문이다. 운동 신경을 발달시키는 휴지통 농구, 신문지 칼싸움, 눈 가리고 찾기, 풍선 배구, 몸짓 게임 등은 특별한 도구 없이도 할 수 있는 놀이다. 특히 아빠의 몸은 아이에게 좋은 장난감이 될 수 있다. ‘아빠 오르기 놀이’는 아빠가 스쿼트 자세(다리를 어깨너비로 벌리고 의자에 앉은 듯한 자세)를 하면 아이가 아빠의 허벅지를 짚거나 팔에 매달리면서 어깨까지 오르는 놀이다. 아이들은 아빠 몸을 타고 오르면서 운동 신경을 발달시킬 수 있고 몸을 부비고 노는 동안 아빠와 더욱 가까워졌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3분조차 시간을 내기 힘든 아빠들을 위한 유용한 팁도 공개된다. 아이가 잠든 후에 퇴근해서 다음 날 아이가 깨기 전에 출근한다면, 또 장기 출장이 잦아 집에 없는 날이 더 많다면 아이의 마음속에 아빠의 자리를 만들자. 아이와 편지나 일기 주고받기, 출근 전에 아이를 위한 주스 만들기, 수시로 전화해서 목소리 들려주기 등은 집에 없을 때도 할 수 있는 육아법이다. 출장을 떠나기 전에 집 안에 보물을 숨겨 두고 아이가 찾게 하는 것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벗어난 유용한 방법이다. 집을 떠나기 전에 보물을 숨겨두고 출장지에서 아이에게 전화를 걸어 보물이 있는 곳의 힌트를 주고 찾게 하자. 대단한 물건이 아니더라도 아이는 아빠와 함께 보물찾기 하는 시간을 즐길 것이다.
키즈맘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