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우다 바보가 되는 건 아닌지 혹은 치매에 걸린 것은 아닌지 불안해지기도 하는데, 심지어 남편까지도 결혼 전과 다르게 건망증이 심해졌다며 아내를 걱정하곤 한다. 엄마들의 건망증, 정말 출산이 건망증의 원인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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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은 ‘예스’다. 건망증은 머릿속에 저장된 내용이 쉽게 떠오르지 않으면서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기억장애인데, 건망증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에스트로겐의 분비가 적어지면 집중력이 저하되어 건망증이 생기는데 심한 경우 알츠하이머와 같은 노인성 치매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에스트로겐 수치는 출산 직전 최고로 올라갔다가 출산 직후 최저로 떨어지기 때문에 대다수의 엄마들이 출산 직후 건망증을 경험하게 된다. 다행인 것은 에스트로겐 수치는 출산 후 한 달 이내에 정상적으로 회복된다는 사실. 하지만 엄마들의 건망증은 에스트로겐 수치 회복과 함께 사라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출산 후 육아로 인해 잠이 부족하고 해야할 일이 많아지다보니 건망증이 심해진 것. 특히 우리 뇌는 잠을 자는 동안 하루 동안 있었던 경험과 정보를 재정리하게 되는데, 잠이 부족할 경우 새로운 기억의 생성과 유지에 필요한 뇌의 해마 기능이 일시적으로 저하된다. 따라서 수면 시간이 짧거나 수시로 잠에서 깨어 수면의 질이 낮다면 건망증이 심해질 뿐 아니라 집중력, 판단력, 감정제어 등에 문제가 생기게 된다. 육아로 인해 충분히 숙면을 취하지 못하다보니 건망증이 심해지는 것이므로 낮잠으로 부족한 수면을 보충하고 가급적 밤중수유를 빨리 중단하여 밤에 푹 잔다면 건망증 증상도 한결 좋아질 것이다.
가족들 전화번호 하나 외우지 못할 정도로 스마트폰 없이는 생활의 불편함을 느끼는 엄마들이 많은데 IT기기 발달과 함께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뇌를 사용하지 않고 무의식적으로 디지털기기에 의존하다보니 많은 현대인들이 기억력이 감퇴하는 '디지털 치매증후군'을 갖고 있다. 디지털기기로 생활이 편리해진만큼 뇌를 이용해 기억할 일이 줄어들어 기억력이 감퇴될 뿐 아니라 심할 경우 치매로 진전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 기억력 향상을 위해 디지털기기의 사용을 줄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그렇지 못할 상황이라면 매일 일기를 쓴다거나 간단한 계산은 암산으로 해보는 등 스스로 뇌를 자주 활용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좋다.
< 집나간 기억력 되찾는 생활법 >
1 긍정적 마인드를 갖는다 스트레스와 우울증은 노르아드레날린을 분비하여 기억력을 저하시킨다. 육아가 힘들더라도 아이가 주는 기쁨을 충분히 즐기고 항상 웃으며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도록 한다.
2 6시간 이상 숙면 취한다 잠을 자지 못하거나 규칙적인 수면패턴을 갖지 못한 경우 몸의 밸런스가 무너진다. 밤중 수유를 최대한 빨리 끊고 TV 시청 등 불필요한 습관을 줄여 가급적 하루 6시간 이상 충분한 수면을 취하도록 한다.
3 이미지로 기억하는 습관을 들인다 기억력을 높이는데도 요령이 필요하다. 무작정 외우는 것보다 어떻게 생기고 색깔은 어떠한지, 무엇이 옆에 있는지 이미지화하여 기억하면 훨씬 기억해내기 쉽다.
4 책과 친해진다 시각만 자극하는 스마트폰 사용은 두뇌활동을 저해시킨다. 반면 독서는 뇌 활동을 자극하는 좋은 수단으로 기억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불필요한 스마트폰 사용은 줄이고 관심분야의 책을 읽으며 새로운 정보를 습득하는 두뇌훈련을 하도록 한다.
5 메모하는 습관을 들인다 건망증이 심하다면 냉장고나 다이어리 등 눈에 잘 띄는 곳에 메모하는 습관을 들이자. 머릿속으로 한번 저장할 정보를 메모를 통해 여러 번 반복하여 기억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기억이 나지 않을 때 메모를 확인하면 당황하는 일도 줄어든다.
6 뇌를 자극하는 훈련을 한다 치매 예방으로 유명한 고스톱처럼 바둑이나 퍼즐 맞추기, 카드놀이, 끝말잇기 등 작전을 세우고 생각을 많이 해야 하는 두뇌 게임들은 기억력을 높이고 집중력, 기분 개선 등에 효과적이다.
7 일에 우선순위를 정한다 일상에 육아가 더해지면서 챙겨야할 일이 많아져 건망증이 심해졌다면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도록 하자. 내일은 이유식 재료 장보기, 모레는 시아버지 생신 등 반드시 잊지 말고 해야 하는 일을 미리 체크하고 머릿속에 반복하여 해야할 일을 체크하도록 한다.
이서연 객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