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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시간 불청객, 선생님 말을 이해 못하는 아이

입력 2014-03-14 09:47:03 수정 2014-03-14 09:4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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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은 부모 세대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똑똑하다. 어른 못지않게 말을 잘하는 아이들도 부지기수다. 그런데 학교에서 아이들을 대하는 선생님들의 이야기는 좀 다르다. 수업 내용을 몇 번을 설명해도 이해를 못하는 아이들이 많다고 말한다. 준비물이나 주의사항 등을 몇 번씩 강조해도 흘려듣거나 제대로 못 알아듣는 아이들이 많아서 어려움을 겪기 일쑤라고 한다.

초등학교 선생님들로 구성된 서울초등상담연구회는 이런 아이들이 안고 있는 문제를 지적했다. 아이가 공부는 열심히 하는데 성적이 오르지 않고, 머리는 좋은데 책상 앞에만 가면 딴 짓을 하고, 문장형 문제는 읽다가 포기하고, 수업시간에 멍하니 앉아있고,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겉돌며, 매사에 자신 없어 하는 것은 모두 이해력 부족 현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이다.


이해력 떨어지는 아이, ‘문제아’ 꼬리표 붙을 수도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성적이 떨어지는 아이들은 일견 수업태도가 좋은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멍하니 다른 생각에 빠져있는 경우가 많다. 서울초등상담연구회 선생님들은 그 이유가 또래에 비해 어휘력이 떨어져서라고 말한다. 어휘력이 떨어지니 수업내용을 이해하지 못해 진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아이가 책을 읽고 공부를 하고, 시험문제를 읽고 답을 찾으려면 주어진 글을 이해해야 한다. 어휘력이 부족하면 글을 읽어도 내용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그래서 성적부진이라는 결과가 나온다. 상상력과 창의력이 있어도 언어능력이 부족해서 그것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한다.

그러나 이해력 부족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따로 있다. 아이의 자존감에 상처를 입을 수도 있다. 어른들로부터 왜 이해를 못하느냐, 못 알아듣느냐고 자꾸 지적받게 되면 의기소침하여 아이가 좌절감에 빠질 수 있다. 결국 아이의 “난 이해가 안 돼”는 “난 할 줄 아는 게 아무것도 없어”가 되고 만다. 이해력이 떨어지면 단순히 말귀를 못 알아듣는 것이 아니라 시도도 하지 않고 포기하는 습관이 생기게 되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서울초등상담연구회는 이렇게 이해력이 부족한 아이는 학습능력이 뒤처질 뿐만 아니라 자신감까지 잃어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게 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Check Point] 아이의 ‘이해력 부족’이 의심되는 증상
■ 하나를 가르치면 반도 이해하지 못한다.
■ 생각하는 것을 싫어한다.
■ 또래에 비해 어휘력이 떨어진다.
■ 공부를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 공부에 대한 의욕이 없다.
■ 기초 학습능력이 부족한 편이다.
■ 틈만 나면 게임을 한다.
■ 친구들과 어울리는 사회적 기술이 부족하다.
■ 주의력이 부족하고 산만하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이해력, 어떻게 키워주지?


선생님들은 이해력이 부족한 아이들의 어휘력이 부족한 것은 책읽기 선행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학습능력의 바탕이 되는 것이 바로 이해력. 그리고 이해력은 책읽기로 만들어진다는 것. 따라서 초등생 시기에는 성적보다 책읽기를 포함한 기본 학습능력을 탄탄하게 다져놓으라고 말한다. 또한, 초등학교 성적은 중학교에 가면 반 이상이 역전되는데 바로 책읽기를 포함한 기본 학습능력이 초등생 시기에 탄탄하게 다져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창의적인 사고를 발달시켜야 하는 초등학교 시기에는 글쓰기 연습을 시키는 것보다 책읽기를 통해 어휘력과 상상력을 키우는 것이 우선이다. 다양한 책을 읽게 되면 많은 지식과 정보가 서로 연결되어 시너지 효과가 생겨 학습에 큰 도움이 된다. 초등학교 입학 전에 책읽기를 통해 읽기 능력을 잘 갖춰놓으면 국어를 비롯한 모든 과목을 골고루 잘할 수 있다. 모든 과목의 지식과 정보는 글로 표현되어 있기 때문에 내용을 읽고 잘 이해하는 아이는 학교 수업에도 쉽게 적응할 수 있는 것이다.

다섯 가지 능력을 훈련하라

서울초등상담연구회 선생님들은 아이들의 이해력을 키우기 위해 부모들이 교육 방침을 세울 때 다음을 참고하라고 조언했다. 첫째, 어릴 때부터 스스로 선택하는 훈련을 통해 자기주도력을 높이는 것이다. 둘째, 좌절에 대한 인내력을 키우는 것이다. 칭찬만 듣고 자란 아이보다 올바른 방법으로 꾸지람을 들으며 적당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자란 아이는 전두엽이 단련되기 때문에 뇌가 건전하게 발달한다. 셋째, 메타인지능력을 높이는 것이다. 메타인지능력이란 한 단계 높은 고차원을 의미하는 ‘메타’와 어떤 사실을 안다는 뜻의 ‘인지’의 합성어이다. 이 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자신이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정확한 판단이 가능하다. 때문에 자신이 모르는 부분을 집중적으로 공략한다. 메타인지가 높은 아이들은 자신과 과제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전략적으로 접근해서 보다 짧은 시간과 노력으로 학습과제를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한다. 네 번째는 문제를 구조화시키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이것이 뛰어난 아이는 핵심을 잘 파악하기 때문에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은 무엇이고 모르는 것은 무엇인지를 인식하고, 모르는 것을 이해하려면 어떻게 공부해야 효과적인지를 안다. 다섯 번째는 문제해결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책을 읽다 보면 자기 스스로 의미를 파악하면서 이해하는 힘이 길러지는데 그것이 문제해결력으로 발전하여 아무리 복잡한 문장제 문제도 쉽게 풀어낼 수 있다고 강조한다.

강은진 객원기자
도움말/ 서울초등상담연구회
참고도서/ 우리 아이, 왜 이해력이 부족할까? (서울초등상담연구회 저, 아주 좋은 날)
입력 2014-03-14 09:47:03 수정 2014-03-14 09:4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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