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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 전집 구매가이드] 엄마 기자가 직접 구입해보고 내린 결론 <매거진 키즈맘>

입력 2014-05-08 14:47:59 수정 2014-05-09 15:3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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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돈 주고 구입한 아이 전집만 1천5백만원 어치! 협찬을 받은 것도, 리뷰를 조건으로 수수료를 받은 것도 아니다. 그저 내 아이에게 꼭 필요할 것 같아서 꼬박 꼬박 정가 주고 샀다. 사라, 사지 마라, 좋다, 나쁘다 교육 현장에서 왈가왈부하던 엄마 기자가 몸소 체험한 생생한 전집의 세계.
글 강은진



“이 명화 시리즈는 꼭 갖춰놓으셔야 해요. 난이도가 좀 있지만 이런 명화는 초등학교 들어가서도 보니까…. 내용 대비 저렴하다고 봐야죠. 옆 동에 부부가 서울대 나온 집이 있거든, 그 집도 이거 보더니, 너무 좋다고 바로 사시더라고요. 강남 엄마들은 보통 이거랑 역사동화까지 세트로 한 번에 구입해요. 그래야 유기적으로 이어진다고….”

사실 이제 36개월이 갓 지난 아이에게 명화전집이 웬 말인가 싶다. 하지만 1급에 분류되는 유명 출판사의 전집이라는 점에서 마음이 흔들렸다. 천연색의 명화 전집을 구입하면 이전부터 점찍어 두었던 수학동화 전집이 할인된다는 말도 솔깃했다. 조금 더 생각해 보겠다는 말로 영업사원을 돌려보낸다. 프로모션 기간을 놓치지 말라던 말이 귓가에 맴돈다.

영업사원 상술만 탓할까?
내 아이를 그 상위 1%를 만들기 위해, 혹은 언저리에서 비슷하게라도 키울 마음은 추호도 없었다. 건강하게, 자신 있게, 즐겁게만 자랄 수 있게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게 웬걸! 엄마가 되고 나서 보니 딴 세상이 열리는 것이었다. 엄마란 이름으로 서 있을 때는 아이에 대한 무한 애정이 냉철한 이성을 완전히 무력화 시키곤 했다. 특히 본 기자가 꽂힌 부분은 아이 책이었다.
그렇게 시작된 아이 책 구매는 곧 전집으로 이어졌다. 처음부터 전집을 산 것은 아니었다. 단행본 몇 권이 이 위대한(?) 여정의 시작이었다. 아무래도 영유아 단계의 책들은 의성어나 의태어로 이루어진 몇 글자가 책 한 권의 전부였다. 엄마 품에서 엄마 목소리에 반응하는 아이를 볼 때, 단행본 몇 권을 무한 반복하는 것은 무리가 있었다. 적어도 읽어주는 엄마부터가 질려버리기 일쑤였다. 물론 이것은 아이가 너무 좋아한다, 그래서 다른 책도 읽어줘야 한다로 포장되지만 말이다. 그 즈음에 영업사원을 만났다.

전집이라는 신세계에 눈을 뜨다
첫 전집을 구입한 것은 아이가 만 1세도 안 되었던 5개월 무렵이었다. 가장 낮은 단계의 생활동화와 창작동화였다. 치카 치카 이빨 닦고, 쿨쿨 잠을 자다 꿈나라에서 모험을 하고, 뿡뿡 방귀를 뀌며 동물 친구들과 노는 이야기들이었다. 의성어와 의태어, 아이들 수준에 맞는 예쁜 그림들이 가득했다. 적게는 30권부터 많게는 80권까지 전집들이 구성돼 있지만 소위 말해 글밥(글의 양을 부르는 인터넷 상의 말)이 얼마 되지 않아 하루에도 전집 한 세트를 다 읽어내기 일쑤였다. 금세 다른 전집이 더 필요해졌다.
보통 첫 전집 구매의 경험에 따라 엄마들은 단행본 파와 전집 파로 나뉜다. 첫 번째 전집 구매에서 좋은 인상을 받지 못한 엄마들은 대개 단행본을 구입하거나 도서관 이용을 한다. 반대로 첫 번째 전집 구매에서 만족한 엄마들은 전집에 우호적이며 추가 구매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

전집 구입 경로는 대개 출판사에 소속된 영업사원을 통한 방문 판매와 전집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서점, 인터넷 서점이나 카페 등등이 있다. 대개 연령별 전집 필독 리스트나 추천 목록을 보면 다양한 출판사의 전집들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한 곳에서만 구입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된다. 전집은 한 번 구입을 하게 되면 소위 말하는 구색을 맞추게 되기 십상이다. 창작, 자연관찰, 전래, 명작, 수학, 과학, 인성, 철학, 생활 등등 영역이 아주 세분화 되어 있기 때문이다. 전집이란 게 구입해 본 엄마라면 누구나 동의할 것이다. 한 질도 안 산 엄마가 있을지언정 한 질만 산 엄마는 없을 것이다. 창작 동화도 자연관찰 백과도 전래도 명작도 영역별로 한 질 씩은 구비하게 돼 있다.

전집과 단행본의 황금비율이 관건
기자가 구입한 전집 중 가장 저렴한 것은 중고로 구입한 4만 원짜리 생활동화이고, 가장 비싼 것은 현금가만 130만원에 육박하는 백과사전 류의 정보 책이었다. 단행본을 제외하고도 전집만 50질 정도를 샀다. 단행본까지 합해보면 아이 초등학교 입학 전(기자의 아이는 현재 초등학교 2학년이다.)까지 구입한 책값이 어림짐작 계산으로도 1천500만원이 넘는다.
그렇게 책을 많이 샀다고 아이가 책을 좋아하느냐, 영재가 됐느냐, 남보다 한글을 저절로 일찍 깨우쳤는가 하면 그것도 아니었다. 물론 아이를 처음 낳으면서 소망했던 건강하고, 자신 있고, 즐겁게 생활하는 아이가 되긴(?) 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아이가 원하는 것은 부모와의 교감이다.

전집에 대한 나의 경험으로 해 줄 수 있는 조언은 딱 3가지다.
미리 사지 말 것, 절대적인 것은 없다는 것, 전집으로 시작해 단행본으로 가라는 것이다. 연령별 난이도라는 것은 분명 존재한다. 그것을 무시하고 책을 구입하면 그야말로 읽지도 않는 책이 쌓이는 지름길이다. 적어도 6개월 안에 읽을 수 있는 정도의 난이도여야 한다.
그리고 전집의 유용함도 인정하고 적절하게 구입해 활용하자. 단행본의 깊이는 전집이 따라갈 수 없지만, 전집의 넓이는 단행본으로 구성하기 힘들다. 만 5세 이전까지는 아무래도 전집이 유용하다. 또 만 5세 이전에는 도서관이나 대형 서점에 다니기 조심스러운 측면도 있다. 공공장소의 기본예절이 잘 지켜지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 6세부터는 도서관 이용도 가능하고, 어느 정도의 기본 지식으로 좀 더 호기심을 충족시켜줄만한 양질의 단행본이 필요하다. 스스로의 취향이나 관심사도 뚜렷해지는 시기라 그것에 발맞추어 책에 대한 다른 즐거움도 알게 하면 좋다. 마지막으로 당부의 말을 하다 더 하자면 이러니저러니 해도 엄마가 공부를 해야 한다. 무조건 영업사원이나 입소문에만 휘둘려 끌려가면 남는 건 무시무시한 카드 값과 처치곤란의 책 더미뿐이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 했다. 공부하고 판단해 결정했다면 전집을 사건 사지 않던 불안해하지 마라. 내 아이를 위한 엄마의 선택은 무조건 옳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엄마기자가 추천하는소장가지 있는 전집 BEST 5>

1위 – 달팽이 과학동화 (도서출판 보리)

대한민국 과학 동화 전집 중 최고의 스테디셀러. 아이의 성향에 따라 호볼호는 나뉘겠지만 책 자체는 세월의 검증을 확실히 받아 50권 모두 평균 이상 수준을 유지한다. 곤충, 식물, 동물, 생태, 감각, 사회 등등의 소재로 스토리텔링이 탄탄하게 돼 과학이라고는 하지만 읽는 즐거움이 크다. 전권 난이도가 균일하다는 점도 높이 살만하다. 다만 만 24개월 이상은 돼야하고, 동무나 범 등의 단어가 사용돼 거부감을 느끼는 엄마들도 있다.


2위 – 푸름이 까꿍 그림책(푸름이 닷컴)

책 좀 읽혀야겠다고 마음먹은 엄마라면 누구라도 푸름이 닷컴을 만나게 된다. 푸름이 닷컴의 다양한 전집 중 대표 전집으로 손꼽힌다. 영유아 첫 단계 전집으로 활용도가 높다. 가격, 구성 모두 좋지만 가장 좋은 건 ‘재밌다’는 점이다. 일본 책답게 가볍고 부담 없고 소소하다. 일본 차일드애플사와 프뢰벨사의 출판된 단행본 중 40권을 푸름이 엄마, 아빠가 선정해 묶은 전집이다. 웅진 마술피리꼬마와 같거나 반 단계 높고, 차일드 애플보다 한 단계 낮은 난이도다. 번역도 잘 됐다. 다만 양장표기가 아니어서 색이 휘거나 페이지가 갈라지거나 물에 취약한 것이 단점이다. 영유아 단계의 책이다 보니 이런 점을 무시할 수 없다.


3위 – 프뢰벨 자연관찰 (프뢰벨)

소장 전집 중 고가에 분류된다. 비싼 책은 아무리 좋아도 좋은 평을 잘 안 낸다. 본전 생각이 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베스트에 올린 이유는 자연관찰 책은 일단 제작비가 많이 드는 분야다. 적어도 자연관찰 분야는 비싼 책이 좋다. 파충류 그림 등에 거부감이 심한 여자아이들에게 특히 추천한다. 파충류가 나오지 않는 건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톤이라 다른 책보단 잘 본다. 일본 역서이다 보니 전체적으로 일본 책 느낌이 물씬 난다. 낮은 단계 자연관찰 책이라 난이도를 높여 한 질 더 들이거나 높은 단계의 자연관찰 책을 한 질만 구입하는 게 낫다. 동물 구성이 약한 편이다.


4위 – 반 편견 그림책 3종 SET

유치원 교재와 교구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육영닷컴은 의외로 숨겨진 보물창고다. 저렴한 가격에 양질의 교구와 전집을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반 편견 그림책 시리즈는 단연 최고다. 육영닷컴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육영재단이기에 기획이 가능한 책이다. 다문화 가정 동화, 장애인 인식 개선 동화, 반 편견 그림책 각각 단일 세트로 구성해 판매한다. 어설픈 철학동화나 논술동화보다 훨씬 좋다. 어떻게 활용하는 가에 따라 오랫동안 소장 가능하다. 다만 그림이 세련되지 못하고, 엄마들의 호불호가 나뉘는 편이다. 주제 자체를 엄마들이 싫어하기도.


5위 – 차일드 애플 (슈타이너)

호불호야 그 다음 문제일 정도로 없는 집 없다던 대한민국 대표 스테디셀러 전집 차일드애플이다. 스테디셀러라 해 전집 자체가 고급스럽거나 양질의 구성은 아니다. 다만 어느 한 쪽 기우는 것 없이 적절하다. 쉽고 재밌어서 아이들 반응은 대체로 좋은 편이다. 마술피리 꼬마그림책, 푸름이 등을 잘 읽어온 아이라면 익숙하게 단계를 높여줄 수 있다. 다만, 일본 동화 전집이다 보니 일본 정서가 깊게 깔려 있다는 게 단점이라면 단점이다. 재미 위주의 가벼운 흐름의 일본 동화에 익숙해지면 한국이나 유럽 동화에 거부감을 느끼기도 하니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위 기사는 [매거진 키즈맘] 창간호에 게재되었습니다.
입력 2014-05-08 14:47:59 수정 2014-05-09 15:30:04

#산업 , #생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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