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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을 좌우하는 '생후 18개월'간의 애착관계

입력 2014-12-22 10:02:00 수정 2015-02-23 20: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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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틱장애와 분리불안장애를 앓고 있는 아이들이 늘었다. 이 장애들의 원인은 개인별로 다양하지만, 그 중 하나가 애착 형성의 부재를 들 수 있다. 아이는 엄마의 자궁에서 벗어나면서부터 불안이 시작된다. 이런 불안이 엄마의 따뜻한 돌봄 아래서 안정을 찾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때 엄마가 안정감을 주지 못하면, 아이는 낯설고 무서운 세상으로 나갈 용기를 잃게 된다. 이는 성격으로 굳어져 아이의 일생에 영향을 주게 된다.

사람의 성격은 바뀌기 힘들다. 사람의 성격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일찍 형성되는데, 특히 어린시절 엄마와의 애착 관계가 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생후 18개월동안 엄마와의 애착관계가 제대로 성립되지 않으면, 그 아이의 성격에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정신의학과 뇌 과학 분야 전문가인 오카다 다카시는 마음의 병을 앓는 사람들과 보호 시설에 수감된 청소년들을 오랜 기간 상담하고 관찰하면서 생후 18개월 동안 엄마와의 사이에 형성된 애착 관계가 어떻게 한 사람의 삶을 좌우하는지, 생리적·육체적·심리적 사실들을 바탕으로 설명한다.

엄마라는 병 (이숲)

그의 저서 '엄마라는 병(이숲)'에서 그는 아이의 인생은 생후 18개월 동안 엄마와 맺은 애착관계에 결정적인 영향을 받는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태어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엄마와 단기간이라도 떨어져 있게 되면 뇌의 구조에 차이가 생긴다. 더구나 엄마가 장기간 아이 곁에 있지 못해서 보살펴주지도 못한다면, 그 영향은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그 아이는 평생 불안감에 시달리고, 타인과 함께 있는 것에 익숙하지 못하며, 스트레스에 민감하고, 자신감이 결여되는 등 삶이 힘들어질 확률이 높다. 그뿐 아니라 자신이 부모가 되었을 때 아이를 제대로 보살피지 못해 그 아이 또한 저자가 말하는 '엄마라는 병'을 앓는 사람이 돼 이 병을 대물림하게 된다.

'엄마라는 병'은 단순히 부모 자식 간의 감정적 문제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엄마와 관계가 원만하지 않으면, 그것이 인생 전체를 좌우할 수 있다. 아이는 태어난 순간부터 엄마의 품에 안겨 젖을 먹고, 보살핌을 받으며 자란다. 그것은 생사가 달린 근원적 관계로 엄마와의 관계가 없다면 아이는 살아남을 수 없다. 엄마와 함께 있었던 친밀한 시간은 아이의 뇌와 몸을 성장시켜 '나'로 정립시킨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엄마가 다른 일에 전념하고 있었거나, 어린 자녀에게 정성과 시간을 들이지 못했다면, 그것은 후에 그 아이의 자식이나 이성에 대한 애정, 사회 관계, 스트레스 정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반면, 엄마와의 끈끈한 유대관계는 신체적 건강과 수명, 노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늘날 주위를 돌아보면, 알 수 없는 괴로움, 공허감, 자기비하로 힘들어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심지어 모두가 부러워하는 행복의 조건을 완벽하게 갖춘 사람마저도 깊은 절망에 빠져 살아가는 경우를 흔치 않게 볼 수 있다.

실패하면 상처받을까 봐 두려워서 어떤 일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타인과 마음을 나누는 관계도 맺지 않으려고 한다. 그러다가도 때로 불같이 화를 내고, 주위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고, 다시는 회복할 수 없는 관계를 만들어버리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그렇게 행동하는 이유를 모르는 채 그저 자신이 원래 그렇게 생겨먹었다고만 생각한다.

엄마와 늘 어긋나고, 엄마와 같이 있으면 불편하다고 느끼는 사람도 그것은 단지 엄마와의 관계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엄마와 떨어져 있기만 하면 해결되는, 아무것도 아닌 사소한 문제로 여기는 사람도 많다. 어떤 의미에서는 그렇게 생각함으로써 더는 절망하거나 상처받지 않게 자신을 방어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 책에서는 불안정한 엄마, 자기애적인 엄마, 고지식한 엄마 등 자식들에게 '엄마라는 병'을 앓게 하는 엄마들의 유형을 소개하고, 그들과 애착 관계를 맺은 사람들이 어떤 고통을 겪으며 살아가는지에 대해 여러 가지 경우를 들어 설명한다.

◆ 불안정한 애착 유형의 엄마
'불안정한 애착 유형의 엄마'는 엄마 자신도 자기 부모에게 안정적인 애정을 받지 못하고 불행한 환경에서 자라 애착 유형이 불안정하다. 불안정한 애착에서 비롯한 문제들은 어느 정도 극복해도 상처가 완전히 치유되지 않은 경우가 흔하다. 그리고 그것은 그를 허약하고 무기력하게 하는 원인이 된다. 또한 타인과 관계를 맺거나 누군가를 사랑할 때 자기도 모르게 극단적으로 반응하게 된다. 심지어 부부 관계나 육아처럼 상대와 깊은 관계를 맺어야 할 때도 극단적으로 행동하거나 불안정한 면을 그대로 드러낸다.

애착이 불안정한 엄마는 불쾌해지면 상대가 배우자나 자식이라도, 관계를 끊고 싶다는 욕구를 억제하지 못한다. 그래서 아주 좋은 관계를 유지하다가도 돌연히 적대적으로 변해 심지어 절연하는 사태가 벌어진다. 그러나 아이는 엄마의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이런 변화를 알 길이 없다. 엄마의 태도가 지속적이지 못하고 상황에 따라 돌변하면, 안심하고 엄마에게 매달릴 수 없다. 응석을 부리지도 못하고, 언제 엄마의 태도가 변할지 몰라 마음을 졸이고 두려워한다.

예측이 불가능해서 대처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은 아이에게 심각한 타격을 준다. 같은 상황이라도 미리 예측해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으면 충격은 훨씬 완화된다. 하지만 그럴 수 없는 상황이 반복되면 아이에게 세상은 언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는 위협과 위험이 가득한 곳이며, 자신은 무기력하게 당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게 된다. 원래는 엄마가 안전기지가 돼 아이가 난관에 부딪혀도 엄마 곁에 있으면 안심하고 견뎌낼 힘을 얻을 수 있어야 하는데, 오히려 엄마 곁에 있는 것이 위협과 불안의 원인이 된다.

◆ 자기애가 강한 엄마
'자기애가 강한 엄마'의 가장 큰 특징은 육아를 싫어한다는 점이다. 아이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솔직하게 고백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체면상 말은 그럴싸하게 하면서도 막상 아이를 돌봐야 할 상황이 되면 귀찮아하는 사람도 있다. 이런 사람은 이런저런 구실로 가족이나 타인에게 육아를 떠넘기는 것이 일반적이다. 자기애가 강한 엄마는 왜 이렇게까지 육아를 기피하는 걸까.

이는 자신에게는 육아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다고 생각하거나, 육아가 단지 인생을 즐기는 데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전자는 사회적으로 오히려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도 있겠지만, 방치되는 아이의 처지에서는 전자나 후자가 차이가 없다. 실제로 자기애적인 엄마는 사회적으로 볼 때 대단한 이력의 소유자거나, 뛰어난 재능을 가진 여성인 경우가 흔하다. 하지만 아이에게는 자신을 위해 시간을 들이고 정성을 쏟는 엄마가 최고다.

◆ 의무감이 강한 엄마
'결별증에 의무감이 강한 엄마'는 포용과 인내가 아니라 결벽과 강박으로 아이를 옥죄고 괴롭힌다. 다정하게 사랑으로 아이를 끌어안으면 엄마가 아무 말하지 않아도 아이에게는 힘이 넘친다. 엄마가 의무나 도덕, 도리나 이치, 옳고 그름이나 우수함과 열등함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순간, 그것은 원래의 모성과는 정반대의 것이 된다.

설령 아이를 올바른 길로 인도하겠다는 의도였다고 해도 결과적으로는 아이를 위협하고, 자신감을 빼앗고, 자립심이 약하게 해서 아이의 장래마저도 불투명하게 하는 결과를 낳을 뿐이다. 이런 엄마일수록 자신은 헌신적인 엄마이며 엄마로서 최선을 다해 노력했지만, 아이가 그런 마음을 배신하고, 은혜를 원수로 갚는다고 생각한다.

키즈맘 신세아 기자 sseah@hankyung.com
입력 2014-12-22 10:02:00 수정 2015-02-23 20: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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