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에 가기 싫다며 떼쓰는 아이, 밥을 먹지 않겠다고 으름장 놓는 아이, 장난감을 사달라고 투정부리는 아이 때문에 오늘도 부모는 괴롭다. 그러나 그럴때 명심해야 할 점이 있다. 아이들도 성인 못지 않은 스트레스를 받는단 사실!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란 비유처럼 아이의 발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아이에게 스트레스 징후가 발견되면 부모의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아이가 예사롭지 않은 행동을 반복한다면, "우리도 스트레스 받아요!"를 말하고 있는 것.
◆스트레스에 대한 아이의 반응
아이가 얼굴 표정을 자주 찡그린다거나 초점 없이 멍할 때, 손톱을 물어 뜯거나 신체 부위를 지속적으로 흔들 때, 지나친 피로감을 호소할 때, 부모는 민감해져야 한다. 이런 행동이 아이 나름의 스트레스 표현이기 때문. 처음에는 짜증을 내는 정도지만 상태가 지속되거나 심각해지면 소리를 지른다거나, 숨거나, 도망을 간다거나, 책을 찢고 장난감을 던지는 등의 파괴적인 행동을 하게 된다. 아이들은 감정 조절이 쉽지 않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쌓이면 스스로 다스리지 못하고 자신, 타인, 물건에 나름의 표현을 하는 것이다. 이 때, 소극적인 아이들은 자해, 책상 두드리기, 등교 거부 등으로 불안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한다.
스트레스가 오랫동안 지속되면 아이의 발달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데, 두통, 위통, 복통 등 아픔을 호소한다거나 말더듬, 숨 가쁨, 이 갈기, 짜증, 야뇨증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를 방치할 경우, 아이의 발달 수준이 이전 단계로 돌아가는 퇴행 행동이 나타나고 학습에 대한 집중도도 급격히 떨어진다.
◆아이 스트레스, 일상 속 관리법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단 증후를 발견하면 부모는 좀 더 세밀하게 아이의 말과 행동을 관찰해야 한다. 교사나 전문가의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상에서도 아이의 긴장감을 풀어주고 이를 관리할 수 있다.
1. 다양한 역할 놀이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이라면 '놀이'는 아이들에게 '만병통치약'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역할과 상황을 설정해 자유롭게 진행하는 가작화 놀이는 아이가 자신의 정서를 간접적으로 표현하도록 돕고, 좋아하는 사람(부모, 친구 등)과 친밀감을 유지하면서 부정적인 감정을 스스로 다스리는 기술을 익히게 해준다. 인형 놀이, 소꿉 놀이, 아기 돌보기 등 아이가 주도해서 이끌어 나가는 다양한 놀이들이 이에 해당한다.
2. 간단한 신체 놀이
가벼운 운동은 신체 건강에도 도움이 되지만 스트레스와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효과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신나게 뛰어 놀다보면 스스로 신체 움직임을 조절하고 통제하게 돼 자신감을 갖게 되고, 목표를 성취했을 때 쾌감을 얻을 수 있다. 특별한 신체 활동이 아니더라도 목표 지점까지 달리기, 목표 선을 그어놓고 제자리 뛰기, 공 주고받기, 간단한 게임 등의 가벼운 움직임으로 충분하다.
3. 균형 잡힌 식단
이유식처럼 계획을 세워 놓고 체크해가며 먹이지 않더라도 부모가 어느 정도 식단의 균형을 조절하는 것이 아이의 정서발달에 좋다. 기초 식품군을 골고루 먹으면 신체 기능이 적절하게 유지돼 정서가 완화되는 효과가 있다. 또한, 즐거운 식사 분위기는 편안함을 주어 아이가 음식의 향과 맛을 통해 먹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도록 돕는다.
4. 충분한 휴식과 수면
'잠'은 성인에게나 아동에게나 '만병통치약'이다. 적절한 비율로 매일 잠을 자면 피로감이 자연스레 줄어든다. 지쳐있거나 불편함을 느끼면 피로감이 쌓여 스트레스 지수가 올라가므로 규칙적이고 충분한 수면 시간이 중요하다. 또한, 영아 뿐만 아니라 만 2-4세 유아에게도 낮잠은 꼭 필요하기 때문에 낮 시간에도 아이가 충분히 수면을 취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 좋다.
▶ [키즈맘 설문조사] 우리 아이 하루 우유 섭취량은?
키즈맘 윤은경 기자 e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