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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교사가 알려주는 '초등학교 1학년' 적응 노하우 <1> 태도편

입력 2015-01-15 15:59:03 수정 2015-01-16 09: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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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마다 초등학교 예비소집일을 마치면서 본격적인 입학식만을 앞두고 있다. 아직 어린아이같기만 한 우리 아이가 학교에서 친구들과 잘 지낼 수 있을지, 교과 과정은 잘 따라갈 수 있을지 걱정이 태산같다. 주위 선배맘들에게 조언을 구해봤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엄마마다 제각각. "책가방 싸기, 등하교 등을 하나하나 같이 해주는게 좋아", "혼자 하는 습관을 길러주는 게 중요하지"… 도대체 누구 말을 믿어야 할까.

궁금증 많은 예비 초등학생 엄마들을 위해 17년차 초등교사에게 자문을 구했다. 교직 생활의 절반은 1학년 교실에서 보냈다는 김지나 선생님. 그가 신간 '초등 1학년의 사생활(한울림)'을 통해 학부모들에게 알려주고 싶어하는 초등 1학년 완벽 적응 노하우를 직접 만나 들어봤다.

◆ 수업시간 착석하기

3월은 갓 입학한 아이들이 적응하는 달이다. 입학 후 첫 달에는 아이들에게 수업시간 40분 내내 착석을 요구하지 않는다. 학교에서도 노래와 춤 등의 다양한 방법으로 아이들의 학교 적응을 돕는다. 본격적 교과서 진도도 4월부터 시작된다.

김지나 선생님은 1학년 아이들의 학교 생활을 돕기 위해, 먼저 주위 어른들이 아이에 대한 성향을 이해하고 그에 맞는 계획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실제로 1학년 교실에는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책상에 차분히 앉아 있는 아이와 쉴 새 없이 움직여야 직성이 풀리는 아이가 있다. 후자인 아이는 혼자 있을 때는 별 문제되지 않고 오히려 활발한 아이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규칙에 따라 단체 생활을 해야 하는 학교에서는 선생님과 친구들 사이에서 시끄러운 아이, 문제아로 찍힐 수 있다.

옆 짝꿍은 집중해서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있는 사이 교실을 뛰어다닌다거나, 친구가 예쁜 머리핀을 하고 있으면 우악스럽게 잡아 당겨 괴롭히기 일수다. 이런 아이들은 '수업시간에 움직이지 말아라', '복도에서 뛰지 말아라' 등의 말을 아무리 들어도 고분고분 따라오지 않는다.

김지나 선생님의 반에는 ADHD를 앓는 학생 현수(가명)가 있었다. ADHD 아동들은 뇌의 문제로 산만한 특성을 보인다. 이는 지능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해야할 것'과 '좋아하는 것' 사이에서 '좋아하는 것'에 몰두하는 경향을 보이기 쉬운 것이다. 김 선생님이 현수에게 쓴 방법은 칭찬스티커를 붙여주는 것.

현수가 수업시간에 교실 밖으로 나가지 않은 날, 짝꿍을 괴롭히지 않은 날, 아침에 자리에 앉아 책을 읽은 날에는 스티커를 한 장씩 붙여줬다. 스티커가 모이면 선물을 주기도 했다. 아이를 무조건 자리에 앉혀두기 보다 아이 스스로 자리에 앉는 것을 선택하길 유도한 것이다.

우리 아이가 산만하다면 차분한 다른 아이와 비교하며 그렇게 바뀌길 요구해서는 안된다. 김 선생님의 방법처럼 아이가 내가 '좋아하는 것'보다 '해야할 것'이 우선임을 깨닫고, 후자를 선택하도록 해준다. 다른 아이들보다 적응이 느릴 수도 있겠지만 아이는 인내심과 집중력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엄마가 너무 조급해하지 않고, 걱정이 되더라도 아이에게 이를 나타내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 ADHD 진단리스트
주의력 결핍 장애 행동 장애(ADHD)는 우리 뇌에 정보를 전달하는 신경전달물질이 부족하거나 이상이 생겨, 뭔가에 집중해야 할 때 생각이 조절 되지 않아 뒤죽박죽 뒤섞이고 행동도 마음대로 조절되지 않게 한다.

자녀가 아래 증상을 보인다면 ADHD 진단을 받아보자.

-물건을 자주 잃어버린다.
-딴 생각을 하느라 다른 사람이 하는 얘기를 못 알아듣는다.
-옆에서 나는 작은 소리에 금방 관심을 빼앗긴다.
-어떤 생각이 떠오르면 참지 못하고 쉴 새 없이 말한다.
-아무 일에나 중간에 끼어들고 방해한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지 못한다.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화를 폭발한다.



◆ 정해진 시간에 화장실 가기

쉬는 시간이면 몰려드는 아이들로 화장실 줄은 점점 길어진다. 이에 따라 짧은 10분 안에 볼일을 끝내야 하는 아이들도 점점 초조해진다. 어린이집에서는 화장실을 가고 싶을 때 가면 됐었는데 학교의 규칙이 이상하게만 느껴진다.

처음 입학한 1학년 아이들 중에는 바로 직전까지 다닌 어린이집이나 유치원과 학교가 엄연히 다름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아이들이 힘들어하는 것 중 하나가 학교에서 화장실을 가는 것이다. 화장실은 쉬는 시간에만 갈 수 있을 뿐더러 평소에 쓰던 시설과 달라 사용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더욱이 1학년 중에서도 키가 작은 아이라면 학교 변기는 너무 커서 쓰기 무섭게 느껴질 수 있다. 또 어른용 입식 변기는 다리를 너무 많이 벌려야해 중심 잡기 어렵다. 세면기도 아이의 키에 비해 너무 높다. 이렇다 보니 아이가 어린이집의 쾌적한 화장실이 그리워할만도 하다.

이는 사소한 문제처럼 여겨질 수도 있지만 아이에게는 학교에 적응하기 힘든 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입학 후 엄마가 "학교 화장실은 어때?" 라고 꼭 물어봐 주도록 한다. 입학 전 엄마가 아이를 데리고 학교를 찾아 같이 화장실을 사용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초등 1학년이 화장실에서 겪는 난감한 문제들

큰일을 봤는데 휴지가 없어요.
새로 산 바지의 지퍼가 뻑벅해서 잘 올라가지 않아요.
친구가 자꾸 화장실 칸에 같이 들어가서 볼일을 보자고 해요.
바지를 잘못 내려서 오줌이 옷에 묻었어요.
늘 좌변기를 쓰다가 처음 학교 재래식 변기에서 볼일을 보려니 중심을 잡고 앉기가 힘들어요.

◆ 학교 가기 싫어요

"학교 가기 싫어~" 아이가 울고 떼쓴다. 아이가 이러는 이유는 여러가지다. 아침 일찍 일어나기 힘들어 "학교 가기 싫어~"라며 눈을 뜨기도 하고, 공부가 싫어서, 친구 문제로, 낯선 학교가 긴장되서, 엄마와 떨어지기 싫어서 일 수도 있다. "머리가 아파요", "배가 아파요"도 학교 가기 싫다는 다른 표현이다.

아이가 입학하자 마자 학교 가기 싫다고 말하면 엄마의 마음은 덜컹 내려앉을 수 밖에 없다. 첫 아이를 입학시킨 경우에는 더 그렇다. 학교에 다닌지 한 달 밖에 안 됐는데, 이 아이가 앞으로 남은 12년을 잘 보낼 수 있을까.

김지나 선생님은 이때 엄마가 놀란 마음으로 아이에게 "학교에 왜 가기 싫어?"하고 대답을 요구하기 보다, 담임 선생님에게 아이의 학교 생활에 대해 조언을 구하라고 말한다. 집에서 나올 때만 해도 학교 가기 싫다고 칭얼거리던 아이가 교실에 들어서는 순간 친구들과 웃고 장난치며 아무렇지 않게 생활하는 경우도 있다.

◆ 안전사고 예방하기

1학년 교실은 안전사고가 잦다. 좁은 교실에서 20~30명의 친구들과 처음 단체 생활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서로 몸에 걸려 넘어지고 부딪히기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넘어져 책걸상의 모서리나 벽에 찧이게 되거나 미닫이문에 손이 끼이는 등의 사고는 자칫 아이 몸에 큰 상처를 낼 수도 있다.

안전사고는 아이들이 뛰어놀고 싶은 마음을 꾹 참았다가 자유롭게 놀 수 있는 쉬는 시간에 가장 많이 일어난다. 한 명의 담임 선생님이 모든 아이를 지켜볼 수 없기 때문에, 교실 안에 위험요소들을 방치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또 아이들이 주변 사물들과 친구들의 움직임에 둔감하지 않도록 평소 엄마가 주의시켜 줘야 한다.

◆ '엄마가 그랬어요~'

선생님의 말마다 "엄마가~"로 핑계를 대는 아이들이 있다. 김지나 선생님은 '엄마가'를 학급 금지 단어로 지정했을 정도다. 숙제를 제대로 안해 왔을 때, 준비물을 안 챙겨 왔을 때, 젓가락을 X로 잡았을 때…. 아이들은 "엄마가 이렇게 하라고 했어요", "엄마가 준비물을 안 챙겨줬어요"라고 해 학교에는 없는 엄마의 등 뒤로 숨는다.

'엄마가'는 아이가 책임을 회피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된다. 학기 초에 엄마에게 의지하는 아이들은 많다. 이는 학교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하는 훈련을 하게 되고 조금씩 나아지게 마련이다. 김 선생님은 혼자서 하는 일을 특히 어려워하는 학생들이 반에 한 두명씩은 있다고 말하며, 이런 아이들은 얼만큼을 혼자서 할 수 있는지 엄마가 관찰해 그에 따라 도움을 주도록 하라고 조언한다.

예를 들어 아이가 항상 책가방을 50%만 챙기고 나머지는 깜빡하거나 곧잘 딴 짓을 한다면 엄마는 아이 앞에서 직접 책가방 싸는 모습은 보여준다. 계속 하다 보면 아이는 저도 모르게 엄마를 따라하게 된다. 초등학교 1학년생에게 엄마가 해줘야 할 것은 어려운 일이나 난처한 일이 와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힘을 키워주는 것이다. 학교는 한 명의 담임선생님이 반 아이들을 하나 하나 챙겨줄래야 챙겨줄 수 없는 공간이기도 하다.

엄마가 없는 학교에서 아이들은 선생님을 의지의 대상으로 생각하기도 하는데, 김 선생님은 아이가 도움을 청할 때마다 달려가 도움을 주는 대신, 스스로 해결하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 신발끈 묶는 방법을 알게 되고, 단추 잠그는 방법을 알게 되고, 우유갑 여는 방법 등을 차근차근 알게 되면서 아이는 혼자서도 여러 일들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된다. 이 아이는 학기 말에 가서 당당하고 에너지 넘치는 아이가 될 것이다.

◆ '인기 최고' 우리 아이 만드려면

선생님이 예뻐하는 아이는 공부를 잘하는 아이만이 아니다. 선생님의 입장에서는 친구들에 대한 배려가 뛰어나고 공감 능력이 있는 아이가 더 예쁜게 당연. 김지나 선생님의 신간에 모든 일에 대장이 되려고 하고 주목 받기 원하는 아라가 등장한다. 1학년 학기 초기에는 반 아이들도 아라가 하자는 대로 쉽게 따라준다. 하지만 아이들도 슬슬 아라의 행동이 짜증나기 시작한다.

아라에게 부족한 것은 공감능력. 이런 독불장군형 아이는 친구들이 점점 같이 놀기를 피한다. 반면 공감능력이 있는 아이들은 어떤 아이들과도 잘 어울린다. 아이들은 입을 모아 "OO와 짝꿍이 되고 싶어요"라고 말한다. 원만한 반 분위기를 만들어 선생님을 도와주는 이 아이를 선생님도 예뻐할 수 밖에 없다.



◆ '공개수업' 워킹맘도 필참

요즘 엄마는 일하느라 바쁘다. 워킹맘들이 바쁜 와중에도 꼭 챙겨야 하는 것은 '학부모 공개수업'이다. 공개수업은 단체 생활 속에서 아이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유일한 기회다. 공개수업 참석 시 엄마들이 명심해야 할 팁은 그 모습이 평상시 모습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뒤에 서있는 엄마의 존재 때문에 손을 들고 발표에 참여하는 아이도 있고, 오히려 신나서 시끄럽게 떠드는 아이도 있다.

김지나 선생님은 공개수업에 대해 아이를 이해할 수 있는 '놓치지 말아야 할' 기회라고 강조한다. 이 때 모습을 비교 대상으로 담임 선생님께 질문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우리 아이가 아까는 너무 떠들던데, 실제 수업 때도 그런가요?" 하면서 말이다.

키즈맘 신세아 기자 sseah@hankyung.com / 사진 김경림 기자
입력 2015-01-15 15:59:03 수정 2015-01-16 09: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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