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발표된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의 '승객용 에스컬레이터의 관리부실과 사고'보고서에서 최근 5년간 일어난 에스컬레이터 사고 432건 중 이용자과실이 400건, 보수부실 12건, 관리부실 9건, 제조불량 5건, 기타 5건, 작업자과실 1건 순으로 그 원인이 집계됐다. 그 중에서도 '이용자과실' 사고가 전체 사고의 92.5%를 차지했다.
더욱이 에스컬레이터를 놀이기구처럼 생각하거나 위험상황 대처에 익숙지 않은 어린이들에게 에스컬레이터 사고는 일어나기 쉬운데, 지난달 25일 온라인 동영상 사이트에 에스컬레이터 핸드레일을 타고 내려가는 한 아이의 영상은 어른들이 평소 안전교육을 시켜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 준다.
이 영상에 등장하는 아이는 부모가 쇼핑에 정신이 팔린 사이 움직이는 에스컬레이터의 핸드레일에 흥미를 느끼며 만지작 거린다. 결국 아이는 여기에 자연스럽게 몸을 맡기고 앞으로 떠밀려 간다. 다행히 주변에 있던 다른 쇼핑객들이 이 광경을 발견하고는 소녀가 무사히 착지할 수 있도록 도와줘 사고 없이 끝이 났다. 하지만 이는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던 사례다.
어린이 뿐 아니라 성인도 부주의한 에스컬레이터 사용으로 인해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지난 2011년 2월 지하철 2호선 역삼역에서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를 탄 오 모씨는 에스컬레이터 가장 아랫부분에 있는 고정장치 틈 사이로 구두를 신은 오른쪽 발이 빨려 들어가는 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발가락 5개가 절단된 오 씨는 에스컬레이터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서울메트로에 책임이 있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했으며 법원은 6600만원을 오 씨에게 배상하라는 판결을 하기도 했다.
이같은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아이에게 평소에스컬레이터 탑승 교육 방법을 숙지시키도록 하자.
◆ 에스컬레이터 안전 이용법
에스컬레이터는 일정한 속도로 움직이는 기계여서 반대 반향으로 이용하면 속도에 의해서 넘어지고 심지어 손가락이 잘리는 등 큰 사고를 불러올 수 있다. 골절상의 경우도 단순 골절보다는 분쇄골절인 경우가 많아서 아이들의 성장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에스컬레이터 디딤판의 높이는 약 20cm로 보통 15cm 정도인 일반 계단보다 높기 때문에 어린이나 노약자의 경우 걷거나 뛰면 넘어질 위험이 크다. 이 때 손잡이만 잘 잡아도 사고의 60%를 예방할 수 있다.
특히 크록스와 같이 연질의 신발을 신었을 때는 끼임사고에 주의해야 한다. 크록스 측은 에스컬레이터 관련 사고로 해마다 1~2차례 소비자들로부터 불만이 들어온다며, 신발 택에 별도로 주의사항을 표시하고 있다. 크록스는 아이들이 많이 신는 신발이기 때문에 더욱 안전사항 별도 표기가 필요했다. 이 신발을 착용했을 시에는 아이들은 '정면을 바라보고 중앙으로 탑승', '탑승 또는 하차 시 발걸음에 더욱 유의', '보호자의 손을 잡고 탑승'해야 한다.
이는 비단 크록스 신발 뿐만이 아니다. 여름철 즐겨 신는 고무 소재의 신발, 샌달, 슬리퍼 등도 에스컬레이터 틈새에 끼어 사고가 날 수 있다. 고무재질 신발 외에도 에스컬레이터에서 아이를 위협하는 위험 요소들은 많다. 이것들로 인해 아이가 다치지 않도록 아래 사항을 인지시켜 주도록 하자.
- 옷이나 신발 끈, 목도리 등이 틈새에 끼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 손잡이를 잡고 황색 안전선 안쪽으로 천천히 올라탑니다.
- 가장자리에는 발이 닿지 않도록 합니다.
- 유아와 애완동물은 안고 탑니다.
- 어린이나 노약자는 보호자의 손을 꼭 잡고 탑니다.
- 주행방향을 거슬러 타거나 장난을 하지 않습니다.
- 계단에 앉거나 맨발로 타지 않습니다.
- 동전, 열쇠 등을 떨어뜨리지 않도록 주의하고 쓰레기를 버리지 않습니다.
- 유모차 등은 접어서 들고 탑니다.
- 짐을 싣거나 계단에 놓지 않습니다.
- 비상정지 버튼을 함부로 누르지 않습니다.
- 손잡이 밖으로 머리나 팔을 내밀지 않습니다.
키즈맘 신세아 기자 ss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