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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나 기자가 추천하는 신간] 아이를 유치원에 처음보내는 부모를 위한 책

입력 2015-02-04 16:26:59 수정 2015-02-05 14: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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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부모들이 내 아이가 많은 걸 제대로 하기엔 이르다고 생각하고 잠재적인 능력을 과소평가 하는 실수를 범한다.

'엄마가 해줄게' '넌 만지지마' 등의 주문과 함께 양말을 벗고 세탁물 통에 넣기, 식사를 한 후에 자기 식기를 설겆이통에 갖다놓기와 같은 비교적 간단한 일도 아이를 시키기보다는 엄마가 스스로 기꺼이 감당한다.


그러나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등장하는 송일국의 아들들인 삼둥이가 먼저 식사를 마치면 자신의 턱받이와 식판을 싱크대로 직접 가져가 치우고 물티슈로 식판을 닦는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이는 것처럼 부모의 교육 철학에 따라 아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은 의외로 많다.

프랑스 대표 동화 작가 ‘르네 구이슈’는 유치원을 소재로 한 신간 <모모가 처음 유치원에 간 날>에서 부모의 울타리에서 홀로서기를 해나가는 아이들에게 부모가 어떤 역할을 해야할지를 우회적으로 보여준다.



유치원은 아이와 부모에게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엄마 아빠의 품을 떠나 처음으로 생활하는 곳이 유치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때때로 초등학교 입학보다 더 치열한 경쟁이 유치원 입학 과정에서 벌어지기도 한다. 르네 구이슈는 이러한 부모의 관심과 걱정을 순수하고 솔직한 아이의 시선으로 풀어내면서, 유치원을 떠나지 못하고 아이 곁을 맴돌며 아이의 일을 도와주려는 엄마가 오히려 홀로서기를 할 준비를 해야함을 꼬집는다.


모모는 커다란 소방차를 밀면서 놀기 시작했어요.
그러자 모모의 엄마가 소방차를 세웠어요.
“모모야, 잠깐만. 엄마가 먼저 보여 줄게!”
부르릉부르릉!
엄마는 정말 재미있게 놀았어요.

소피는 작은 주방에서 식탁에 그릇을 올려놓고 있었어요.
그때 소피의 아빠가 끼어들었지요.
“소피야, 잠깐만. 아빠가 먼저 보여 줄게!”
달그락달그락!
아빠는 접시, 컵, 그릇을 차리며 신 나게 놀았어요.
-본문中

책 속에서 부모님들은 집으로 돌아가 달라는 선생님의 말에 떼를 쓰기 시작한다. 이미 엄마 아빠의 것이 되어 버린 유치원에서 주인공 모모와 친구들은 심심하고 지루할 뿐이다.

처음 홀로 서는 아이를 위한 프랑스식 성장 그림책이지만 아이의 홀로서기를 지켜보는게 익숙하지 않은 엄마아빠의 모습은 요즘 부모들의 자화상이다.

부모님의 지나친 걱정과 관심 때문에 스스로 부딪치며 성장하고, 직접 겪어 볼 다양한 기회를 잃었기 때문이다. 부모님을 향해 “엄마 아빠, 안녕히 가세요!”라고 외치는 모모와 친구들의 모습은 많은 것을 되돌아보게 한다. (아름다운 사람들, 1만900원)

키즈맘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
입력 2015-02-04 16:26:59 수정 2015-02-05 14:06:06

#산업 , #생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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