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 얼굴에 주름이 생기고 몸에 군살이 붙는 등 뚜렷한 신체 변화가 일어납니다. 눈으로 볼 수는 없지만 뇌에서도 노화는 진행이 됩니다. 건망증이 심해진다거나 기억력이 흐릿해지기도 하고, 새로운 지식이나 정보를 습득하는 데도 어려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주름이 생기지 않도록 피부 관리를 하듯 뇌 역시 보다 젊고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동의보감에는 장이 깨끗해야 뇌도 깨끗하다는 뜻의 ‘장청뇌청(腸淸腦淸)’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즉, 장이 건강해야 머리 또한 맑아진다는 의미인데, 장이 건강하지 못해 노폐물이 잘 배출되지 않고 쌓이면 독소가 발생해서 뇌 건강에도 악영향을 주게 됩니다. 따라서 변비나 잦은 설사 등 장에 문제가 있다면 평상시 식습관 조절이나 운동 등으로 빨리 이를 개선해야 뇌 건강도 지킬 수 있습니다.
지나치게 뇌를 혹사하는 것 역시 주의해야 합니다. 특히 일에 쫓겨서 잠이 부족할 경우 당장 집중력이 흐트러지면서 뇌 활동이 저하될 수 밖에 없습니다. 수면 부족으로 스트레스나 피로가 지속적으로 쌓인다면 뇌 세포의 손상이나 노화가 촉진될 수도 있습니다. 적당한 수면 시간은 우리 몸의 성장, 회복, 재생을 위해 반드시 필요합니다. 잠을 자는 동안 뇌가 휴식을 취할 수 있고, 다음 날 뇌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불필요한 감정의 소모도 뇌를 약하게 만듭니다. 불안, 걱정, 스트레스, 긴장 등이 뇌의 노화를 촉진할 수 있기 때문에 몸을 상하게 만들고 뇌를 늙게 만드는 감정들은 빨리 털어버리는 것이 좋습니다. 자꾸 고민이나 불안 등의 감정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면 몸을 많이 움직여주는 것도 좋습니다. 걷기, 달리기, 자전거 타기 같은 운동을 하면 불필요한 생각도 떨칠 수 있고 뇌로 가는 혈액순환도 좋아지게 됩니다.
손을 많이 쓰는 것도 뇌에 건강한 자극을 줄 수 있습니다. 손뼉을 치고, 손가락을 움직이고, 손바닥을 자주 비비는 것이 모두 뇌에 도움이 됩니다. 또한 손바닥 한 가운데에 있는 ‘심포구’와 넷째 손가락과 새끼 손가락 사이 지점에서 약간 아래로 내려온 곳인 ‘심계점’을 자주 지압하면 뇌 신경을 활성화시키는 데 좋습니다. 발도 마찬가지입니다. 발에 밀집된 혈관이나 신경은 두뇌와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발에 자주 자극을 주면 혈액순환이 좋아지고 뇌로 가는 산소나 영양 공급 역시 활발해집니다.
또한 뇌 건강을 위해서는 뇌 세포를 파괴하는 중금속 등 각종 환경 오염 물질에 노출되는 것은 피해야 하며, 단순당이 많이 들어 있는 과자, 콜라 등도 뇌 건강에 좋지 않습니다. 술 역시 뇌 세포를 파괴하고 기억력과 사고 능력을 저하시키기 때문에 뇌 건강을 위해서는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과식, 환경 오염, 스트레스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과도하게 만들어진 활성산소는 뇌 세포나 혈관을 손상시키고 노화를 촉진하기 때문에 항산화 식품의 섭취를 늘려주는 것도 좋습니다.
비타민 C와 비타민 E, 안토시아닌, 베타카로틴 등 다양한 항산화 성분들은 채소나 과일에 풍부하기 때문에 평소에 채소와 과일을 부족하지 않게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안토시아닌이 풍부한 검은콩, 라이코펜이 많은 토마토, 비타민 E와 폴리페놀이 풍부한 견과류 등이 모두 활성산소를 잡아주고 뇌 건강을 돕는 식품들입니다.
좋아하는 채소나 과일만 고집하지 말고 다양한 색깔의 채소와 과일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목이나 어깨, 허리 등 몸의 긴장된 부분을 풀어주고 몸을 이완시켜주는 것 역시 머리를 맑게 하고 피로를 해소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틈틈이 스트레칭을 해서 몸에 쌓인 피로를 풀어주고 혈액순환을 촉진시켜주면 머리도 맑아질 수 있습니다.
김소형 <한의학 박사>
정리=김예랑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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