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살 배기 어린 생명이 어른들의 안전불감증으로 안타깝게 희생됐다.
지난 10일 오전 경기도 광주의 한 어린이집 통학버스가 4살인 원생 이 모 군을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치었다. 이 군은 사고 이후 약 7분간 현장에 방치되다 근처 행인에게 발견돼 구급차로 이송됐지만 머리를 크게 다쳐 숨졌다.
이같은 사고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바로 2년 전 이맘때 똑같은 사고로 하늘나라로 떠난 3살 김세림 양이 있었다. 공교롭게도 사고가 난 10일은 고 김세림양의 생일이기도 했다고.
어린이집 차량 사고가 끊이지 않자 통학버스의 안전 규정을 강화하기 위해 일명 '세림이 법'이 올해 1월부터 시행되고 있지만 어른들의 무관심 속에 네 살짜리 아이가 또 희생됐다.
‘세림이법’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어린이들이 안전띠를 메고 있지 않으면 운전자 과태료 6만원’, ‘통학용 차량은 일정한 조건을 갖춰서 신고해야 한다’, ‘동승자 탑승의 의무화’. 그리고 ‘교통안전 교육 위반시 처벌이 강화된다’ 이런 내용이지만 현실적으로 사고 예방의 효과는 크게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사고가 난 광주 어린이집 교사들은 아이가 불과 10m 거리에 쓰러져 있었지만, 사고가 났다는 사실조차 알아차리지 못했다.
버스 기사 36살 김 모 씨는 운전석이 높아 아이를 보지 못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버스는 통원 차량 안전 기준을 강화한 이른바 '세림이 법'에 따라 어린이 안전 규정에 맞게 개조됐고 경찰 등록까지 마쳤다. 법령이 아무리 강화된다해도 어른들의 세심한 주의가 동반되지 않는다면 비극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키즈맘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