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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맘이냐 전업맘이냐…불안한 엄마들을 위한 '부모 심리 카운슬링'

입력 2015-03-11 14:56:00 수정 2015-03-11 14: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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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자식의 도리를 다하는 시점은 7세까지라는 말이 있다. 7세까지는 말도 잘 듣고 마냥 예쁘지만 그 시기가 지나면 아이를 볼 때마다 걱정스럽고 불안해지는 일이 더 많기 때문이다.

아이가 자랄수록 아이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게 덜 관여하고 묵묵히 지켜봐야 한다고 엄마들은 다짐한다. 하지만 아이가 잘못되면 어쩌나 불안감이 크다보니, 결국 자기 식으로 키우게 된다.

정신과 전문의 하지현 원장은 부모가 느끼는 불안감의 본질을 먼저 파악해야 하고, 아이의 마음 안에서 무슨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과정을 통해 아이와의 갈등이 줄어들고, 부모 또한 더 성숙해진다.

아이가 태어나서 만 3세가 될 때까지 몸은 엄마와 분리됐지만 마음으로는 여전히 엄마와 한 존재라고 느끼는 공생기가 시작된다. 이 시기를 벗어나면서 아이는 조금씩 앉고, 기고, 걸으며, 탐색을 통해 서서히 엄마 품을 벗어난다. 그러다가 만 2~3세 정도가 되면 아이의 두뇌에 '대상항상성'이라는 기능이 형성돼 엄마의 이미지가 마음 안에 제대로 자리하게 되기 때문에 엄마가 보이지 않아도 겁을 내거나 무서워하지 않는다.

엄마와 분리돼 있어도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시기에 아이의 마음속에는 부모가 알려주는 삶의 가치가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잡는다. 예를 들어 '친구를 때리지 마라', '어른들에게 인사를 잘하고 존댓말을 써라' 같은 것이다. 이때부터 아이는 별다른 거부감 없이 부모와 유치원, 학교와 사회가 가르치는 방식과 기준을 습득하면서 성장한다.

아이가 이런 과정을 부모와 함께 잘 겪으면서 성장해 나가면 아이는 심리적 안정감을 되찾으면서 자신만의 정체성을 확립해 나갈 수 있다. 아이와 부모가 함께 성장해나가는 교육법.

◆ 부모는 판사가 돼야 한다


판사는 어떤 잘못에 대해 어느 정도 수위로 처벌할지 결정할 권한이 있지만, 정해진 기준에
따라 판결을 내린다. 그 기준은 판사의 기분이 아니다. 이렇듯 부모도 아이의 행동에 대해 나름의 기준을 갖고 있어야 하면, 그 기준은 자신의 감정에 구애받지 않는 객관적인 것이어야 한다.

만일 아무런 기준 없이 엄마의 감정에 따라 아이의 행동을 판단하게 된다면, 아이는 자신이 무엇을, 얼마나 잘못했는지를 생각하는게 아니라, 엄마의 눈치를 보게 된다. 부부가 서로 소통하면서 아이의 행동에 대해 최대한 비슷한 기준을 가진다면 더 좋다.

◆ 부모는 친구가 아니다

부모는 권위를 갖되 권위적이어서는 안 된다. 같은 이치로 친구 같은 모습을 가질 수는 있지만 친구여서는 안 된다. 부모와 아이는 친구처럼 모든 것을 털어놓을 수 있는 가까운 사이가 되기를 바랄 순 있지만, 둘 사이에는 분명한 선이 있어야 한다. 그것을 아이가 인지해야 나중에 세상에 나아가서도 사회가 허용하는 선을 인식하고 그 선을 넘어서지 않는 자제력을 지닐 수 있다.

엄마가 아이에게 둥지 않에서 힘을 얻고 상처를 치유해주는 베이스캠프 역할을 한다면, 아빠는 방향을 제시하고 넘어서지 않아야 할 선과 사회적 규율을 내재화해서 훗날 아이가 독립된 성인으로 살아가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내용들을 일러주는 선배 역할을 해야 한다. 이는 동등하고 책임지지 않는 관계인 친구와는 다르다.

친구 같으면서 권위 있는 부모가 될 수 있는 방법은 뭘까. 아이와 대화할 때 부모는 아이에게 학교나 일상생활에 대해 묻는다. 오히려 부모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도 좋은 교육법이 될 수 있다. 특히 아빠가 회사에서 있었던 일, 상사에게 시달렸던 일, 거래처의 무리한 요구로 힘들었던 점, 술자리에서 생기는 소소한 갈등 등의 이야기는 아이에게 세상 동아가는 이치를 간접적으로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이런 시간을 통해 아버지는 자연스럽게 가장의 권위를 획득할 수도 있다.

◆ 워킹맘이냐, 전업맘이냐

"다 잘하고 싶은데 마음대로 안 돼요. 매번 챙겨주질 못하니 내가 엄마 노릇을 제대로 못하는 것 같아 미안해요"

'엄마의 빈틈이 아이를 키운다(푸른숲)'의 저자이기도 한 하지현 원장에게 상담해오는 워킹맘들은 대부분 이런 고민을 갖고 있다.

직급이 올라갈수록 업무 강도는 높아지고, 조직에서 원하는 것을 많아진다. 아이가 클수록 할머니나 가사도우미가 해결할 수 없는 일들이 발생한다. 이런 상황에서 갈팡질팡하는 상황이 지속되다 결국 일을 그만두게 되기도 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3년 국내 15세부터 54세까지의 기혼 여성 975만 7000명 중 20.3%인 197만 8000명이 다양한 이유로 일을 그만뒀다. 그 이유를 살펴보니 결혼이 47%, 육아 25%, 이민과 출산이 25%로 나타났다. 그러다 보니 국내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2001년 48.8%에서 2012년 49.9%으로 10년 넘게 제자리 걸음이다.

그렇다면 결혼과 출산 후에도 일을 포기하지 않는 여성들은 어떨까. 일과 육아 어느 것 하나 포기하지 않고 둘 다 잘해내려고 노력하는 '슈퍼우먼'들이라고 마음이 편한 것은 아니다. 늘 아이에게 미안함과 죄책감을 가지며, 전업주부들에게 소외되다 보니 정보가 부족해 아이가 경쟁에서 뒤처질지도 모른다는 불안에 시달리기도 한다.

하지만 일을 그만두고 전업주부가 돼 아이에게 올인해도 행복하지는 않다. 종일 집에 있으면서 아이에게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고 아이가 하루아침에 확연히 달라지지도 않는다. 일을 그만두니 전에 비해 경제적으로 빠듯해지고, 하루 종일 아이와 함께 지내다 보니 예전에는 몰랐거나 적당히 넘겼을 일들도 하나하나 눈에 거슬린다. 결국 일을 그만둔 것이 후회스럽지만 복귀하기가 어렵다고 하소연하게 된다.

즉, 전업맘이나 워킹맘이나 불안한 것은 어쩔 수 없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해 질수 있다. 아이에 대한 막연한 죄책감과 불안감은 벗어던지고, 자신의 인생에 만족하고 행복한 엄마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자.

<참조 : 엄마의 빈틈이 아이를 키운다(푸른숲)>
키즈맘 신세아 기자 sseah@hankyung.com
입력 2015-03-11 14:56:00 수정 2015-03-11 14:59:00

#산업 , #생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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