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되면 아이들은 유치원이나 학교에 가느라 엄마 아빠와 떨어지게 된다. 자연스럽게 적응하는 아이들도 많지만 유치원 버스에 오르기 전에 안 간다며 울고불고 떼를 쓰는 아이들도 종종 볼 수 있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아이가 내성적인 성격이거나 너무 어려서 그렇겠거니 하고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수줍음도 지나치면 사회 공포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따라서 아이가 어렸을 때부터 또래 친구들과 잘 놀도록 부모가 도와 줘야 한다.

아이들은 공포를 느끼면 보통 세 가지 반응을 보인다. 싸우거나 도망치거나 숨는 것이다. 싸우는 경우가 가장 잘 드러나는 반응이다. 가령 낯선 친구들 사이에 혼자 남겨질 때 아이는 소리를 지르고 친구들의 호의를 거부한다. 다음으로는 부모가 있는 곳으로 도망와서 부모 뒤에 숨는 경우도 있다. 그것이 여의치 않을 때면 침묵으로 거절을 표시하거나 말없이 구석으로 숨어버린다.

이 세 가지 반응은 수줍음을 타고 사회 공포증을 가진 아이들에게 자주 일어난다. 이때 아이가 어려워한다고 해서 부모가 어려움을 척척 해결해 주면 아이는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을 배울 수 없다. 대부분의 부모들이 아이의 회피 행동을 지지하는 잘못을 범하는데, 이는 아이가 점점 더 수줍어지도록 만드는 지름길이다.

몇몇 부모들은 아이에 대한 과보호가 지나쳐 아이들이 불편한 상황에 놓이는 것을 두고 보지 못한다. 그러나 아이들이 불편한 상황을 잘 참고 극복하는 것도 교육의 일부분이다. 부모의 과보호로 이런 과정을 생략하면 아이는 '당장 성취하지 못하거나 재미없는 것은 할 필요가 없다'고 여기게 된다. 그런 아이가 유치원처럼 새로운 환경에 부딪히면 자기 뜻대로 하지 못해 불만이 생기기 쉽다. 따라서 "거기 이상해! 안 가!" 식으로 떼를 쓰고 거부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럴 때는 아이를 집으로 다시 데리고 들어오기보다는 격려하고 용기를 북돋아 주는 일이 중요하다.

◆ 아이와 떨어지기 위한 연습

1. 아이를 이해한다. 아이가 울면서 떼를 쓰거나 유치원 가기를 거부하더라도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준다. 즉, 아이가 느끼는 감정이 당연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2. 아이가 두려워하는 상황을 없애지 않는다. 오히려 아이가 두려워할 만한 상황에 부딪히게 함으로써 공포심을 없애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

3. 아이를 미리 준비시켜라. 아이가 유치원에 들어가기 전에 이미 다른 아이들과 어울린 경험이 있다면 도움이 된다. 놀이터나 키즈카페 등에서 엄마나 아빠 없이도 다른 친구들과 잘 놀 수 있다는 것을 배우게 한다.

4. 작별 의식을 만들자. 규칙적이고 예측 가능한 구조는 부모뿐만 아니라 아이에게도 안정감을 가져다준다. 유치원에 가기 전에는 아이 볼에 뽀뽀를 해준다든지, 아이에게 격려가 되는 말을 매일 해 주면 도움이 된다. 단, 처음부터 규칙적으로 실행하는 게 중요하므로 아이의 기분에 따라 매일 달라지지 않도록 주의한다.

5. 아이 앞에서 불안해하지 마라. 아이가 헤어질 때 떼를 쓰거나 울면 부모 입장에서도 편하지는 않다. 그러나 부모의 불편한 기색을 아이가 감지하게 되면 아이는 더 불안해진다. 부모 스스로 심리적 안정감을 표출해 아이에게 용기를 주도록 한다.

6. 유치원과 협력하라. 대부분의 아이들에게 부모와 떨어져 있는 경험은 짧지만 큰 충격이 된다. 유치원에 다닌 지 몇 주가 지났는데도 계속해서 아이가 운다면 아이와 유치원이 잘 맞지 않는 것일 수 있다. 보육교사와 친밀한 관계를 맺고 아이에 대해 물어본 후 상황을 파악하도록 한다.

7. 이야기를 들려주자. 유치원에 가기 전에 그림책이나 동화책을 읽어주는 것도 아이의 분리 불안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아이들은 특히 동물 이야기에 몰입하는 경향이 있다. 동물을 주인공으로 해서 아이의 문제 상황과 해답을 제시해 주면 아이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다.

<참고: 처음으로 아이가 의견을 말할 때(세상풍경)>

키즈맘 노유진 기자 genie8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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