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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즈맘 인터뷰] 김기흥 KBS 기자 "자신에게 감사할 줄 아는 아이로 키우고 싶어요"

입력 2015-04-06 10:53:00 수정 2015-04-06 10: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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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길을 걷던 아이가 외친다. “아빠, 저기 봐! ‘후꽃’이 피었어!” 아이가 가리킨 곳에 시선이 닿았다. 눈에 들어온 건 폭신한 씨앗이 빽빽한 민들레. 아빠는 아이에게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글- 김경림

건호(만 9세), 현호(만 6세) 두 아들을 둔 김기흥 기자는 자녀의 생각에 개입하기보다는 옆에서 지켜보며 기다리고, 힘들어할 때 격려해주는 아빠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래서일까. 김기흥 기자는 아이의 독창적인 생각에 굉장히 뿌듯해하는 아빠였다.

Q 건호가 민들레를 보고 ‘후꽃’이라고 말했을 때 어땠는가?
김기흥│정말 기분이 좋았어요. 이후로는 민들레를 보면 건호에게 “네가 이꽃을 뭐라고 했더라? 후꽃이라고 했지?”라고 말하곤 했죠. 건호는 ‘후~’ 불면 꽃씨가 날아간다는 생각에서 꽃에 자신의 생각을 반영한 거죠. 그냥 민들레는 모든 사람이 보는 꽃이지만 ‘후꽃’은 건호에게는 각별한 꽃이 되는 거예요.

그런데 제가 민들레라고 꽃의 이름을 정정하는 순간 아이의 상상력은 제한돼요. 부모들은 아이 인생에 개입해서 여러 가지를 알려주려고 하죠. 저는 그런 것들이 도리어 세상과의 관계 맺음을 차단한다고 봐요. 어른의 시각에는 어떤 ‘의도’가 존재하거든요. 은연중에 스스로가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해서 우리의 관점을 무의식적으로 투영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저는 부모가 아무리 잘 돌봐도 또래 친구들, 형제나 자매가 서로 영향을 더 많이 준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은 시행착오를 겪고 그 과정에서 무언가를 느껴야만 해요. 그래야 그 다음 일을 생각하는 힘도 기를 수 있어요.

자식의 실패가 두려워서 처음부터 안 된다고 하면 아이들은 자신감을 상실할 뿐만 아니라 그 다음을 생각하지 않게 돼요. 지식적인 것들은 훈련을 통해서 습득할 수 있어요. 하지만 사는 방식, 사람과의 관계는 직접 경험해야 해요. 그리고 부모는 아이가 그걸 배울 때까지 기다려야 하죠.

Q 기다림의 미학을 육아에 적용하는 데 아내도 동의했는지?
김기흥│저는 우리가 생각하는 육아에 대해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해요. 여기에 아내도 수긍은 하지만 불안함을 완전히 떨치지는 못하죠. 그래서 저도 일정 부분은 아내와 많은 대화를 하며 조정해요. 물론 제 생각에 부모의 입장이라는 것은 아직까지 기다려 주는 거라고 봐요. 하지만 제 생각과 실제 행동 사이에는 꽤 큰 괴리가 있답니다.(웃음)

Q 아이들이 아빠의 직업을 어느 정도까지 아는가?
김기흥│어릴 때부터 아빠가 기자라는 건 알고 있었어요. TV에 나오니까요. 요즘에는 아이 친구들도 뉴스에서 저를 보니까 아이가 뿌듯해 하는 것 같아요. 제가 기자를 하면서 가장 좋았던 순간 중 하나가 아이들과 연결돼 있어요. 하루는 아이들이 갑자기 ‘기사’를 하고 싶다고 하더군요. 이유를 물으니 “아빠가 ‘기사’니까. 매일 아빠와 함께 있을 수 있잖아”라고 말해요. 아빠가 기자라는 것을 정확히는 모르니까 ‘기사’인 줄로 잘못 알고 말한 거예요.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정말 기뻤어요. 아빠의 직업보다도 아이들이 아빠와 함께 하고 싶어 한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이었거든요. 사실 기자라는 직업은 시간이 별로 없어요. 호출하면 곧장 집에서 나가야 하고요. 그래서 집에 있는 시간엔 최대한 아이들과 함께 하려고 해요.

Q 중시하는 교육방법이 있는지?
김기흥│저는 아이들에게 2가지를 강조해요. 여행과 독서입니다. 건호, 현호가 어릴 때는 종종 책을 읽어줬어요. 요즘에는 아이들 옆에서 신문을 보거나 책을 읽는 등 독서 환경을 조성해 자연스럽게 책과 친해질 기회를 만들어 줍니다. 독서는 간접적 경험이라서 상상의 여지가 있어요. 하지만 여기에 여행과 체험이 더해져야 한다고 봐요.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건 상상으로만 가능한 게 아니거든요.

직접 부딪친 경험에 독서를 더해서 사고를 확장하는 수순을 밟아야 해요. 그래서 저는 두 아이와 주말마다 돌아다녀요. 거창하게 멀리 가는 게 아니에요. 근처 공원을 가거나, 지하철로 곳곳을 누벼요. 아이들 어렸을 때 재밌는 일이 있었어요. 아빠가 아이 둘을 데리고 다니는게 생각보다 흔치 않나 봐요. 아이들과 지하철을 탔더니 한 어르신께서 제게 용돈을 주시더군요. 기특하다고 생각하셨나 봐요.(웃음)

Q 아내가 위대하다고 생각했을 때는?
김기흥│둘째 현호가 어렸을 때 아토피가 있었어요. 아이는 잘 모르니까 밤마다 가려우면 피부를 긁더군요. 신기한 건, 저는 그냥 계속 자는데 아내는 그걸 알아채고 아이에게 가더라고요. 분명 우리 부부에게 똑같이 들리는 소릴 텐데 말이죠. 엄마와 아빠의 차이가 거기서 드러나는 것 같아요.

Q 자녀를 키우며 느끼는 아쉬움이 있는가?
김기흥│요즘 아이들은 놀이문화를 즐기러 축구, 야구 교실에 가죠. 저는 여기에 의문을 가져요. 축구, 야구 교실에 가보면 모든 요소가 완벽하게 세팅돼 있어요. 놀이에 아이들이 개입하고 판단할 여지를 주지 않는 거예요. 원래 ‘놀이’란 예측 불가능한 성질이에요. 매 순간 변수가 등장하고 아이들은 이를 의논해서 판단해요. 그 나이에 알맞은 시행착오를 체험할 수 있는 창구가 놀이인 셈이죠. 그런데 축구, 야구 교실은 놀이가 아닌 기술을 배우는 것
에 불과한 것 같아요.

그래서 이런 방법을 제안하려고요. 아빠들이 일종의 모임을 만드는 거예요. 아이들을 방임하는 아빠들의 특성상(?) 아이들이 직접 규칙을 정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줄 테니까요.(웃음) 그게 바로 놀이의 참맛이거든요.

Q 자녀에게 ‘이것’만큼은 꼭 가르치자고 키즈맘에 추천하고 싶은 것은?
김기흥│감사요. 저는 어렸을 때 치열하게 살았어요. 지금 와 생각해보면 제 자신에게 좀 더 감사하고, 스스로에게 너그러웠으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을 해요. 타인에게 감사하는 것, 물론 중요해요. 하지만 자신에게 감사하면서 사는 것도 필요해요. 제 아이들이 자신에게 너무 엄격하지 말고 너그러운 마음을 갖고 커갔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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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4-06 10:53:00 수정 2015-04-06 10: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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