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살 아이가 어느 날 이성친구를 소개한다면 기분이 좋기만 한 엄마는 없을 것. '애들끼리 남자(여자)친구는 무슨'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묘한 배신감마저 느껴진다. 그러나 벌써부터 아이의 이성친구 걱정에 조바심 낼 필요 없다. 성역할을 이해하고 구별하는 시기인 6~7세 아이들에게 이성친구는 자연스레 일어나는 발달 과정일 뿐이다. 성에 대한 호기심이 생겨나는 이 시기 아이들에게 나타나는 특징적인 행동과 이에 대응하는 엄마의 현명한 대처법을 알아보자. 바로 이 시기가 본격적인 성교육이 이뤄져야 할 때다.
◆아이에게 이성친구가 생겼다면
엄마와 아이가 생각하는 이성친구의 개념은 다르다. 신체와 인지가 제법 발달한 6~7세 아이들은 학습을 통해 이제 성역할을 구별할 줄 알게 된다. 아이들에게 있어 이성친구는 단지 '내 친구인데 남자(여자)야' 정도다. 아이들은 부모나 주변 어른들의 모습을 통해 남자와 여자 각각의 역할을 이해한다. 소꿉놀이가 그 대표적인 예인데, 아이들의 놀이를 관찰해보면 그 아이의 주위 환경 즉, 엄마 아빠의 관계, 집안 분위기 등을 파악할 수 있다. 아이가 좋아하는 이성친구가 있다면 "그렇구나, □□이와 많이 친한가 보구나. □□이의 어떤 점이 마음에 들어?"라고 물어보며 아이를 좀 더 알아가는 기회로 삼는 것이 현명하다. 조바심이나 질투심에 아이를 다그치거나 아이의 행동을 통제하려 들면 아이는 죄책감을 느낄뿐만 아니라 엄마를 믿을만한 대화 상대에서 제외할 수 있다.
◆이성친구 간 신체접촉이 발생했다면
"오늘 OO이가 나한테 갑자기 뽀뽀를 했어" 라는 아이의 말이 신경쓰이지 않을 부모가 있을까. 그러나 유아기 아이들은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 대한 마음의 표현으로 종종 뽀뽀를 하거나 껴안기도 한다. 역할놀이 중 엄마 아빠의 사랑 표현 또는 인사로 신체적 접촉을 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엄마가 깜짝놀라는 반응을 보이며 아이의 행동을 부정해버리면 아이는 이유를 모른 채 죄책감을 느끼게 된다. 다만 아이에게 상대방(친구)이 싫어하면 하지 않아야 한다고 반드시 일러주자. 빈도 수가 잦다면 또래 친구들의 모습을 통해 다른 친구들은 이렇게 행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설명해줄 수 있다. 또 좋아하는 친구에게 마음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뽀뽀, 포옹 외에도 그림 편지 전달하기, 선물 주기 등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면 좋다.
◆이성친구에게 빠져 짝사랑, 질투 등의 감정을 느낀다면
6세 이상 아이들에게 친구는 엄마만큼이나 소중한 존재가 된다. 사회성의 발달로 또래 관계가 형성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아이가 이성친구에게 빠져 있다면 엄마는 우선 아이의 감정을 공감해주며 아이가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믿을만한 상대가 되어줘야 한다. 이때 대화는 이성 친구라는 관점보다는 아이의 친구 관계에 대한 고민을 이해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아이가 속상한 점 이 있다면 충분히 공감 후, 한 친구와 노는 것보다 여러 친구와 함께 노는 것이 더 즐거운 일임을 알려준다. 또 내가 좋아한다고 해서 장난감처럼 친구를 소유할 수는 없음을 설명해주며, 그 친구도 나 외에 다른 친구와 놀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이성친구와 결혼을 하겠다고 조른다면
좋아하는 아이와 결혼하고 싶다는 것은 아이가 결혼한 사람들(엄마 아빠 포함)의 행복한 모습을 보고 말하는 것일 수 있다. 때문에 그냥 자연스러운 아이의 성장 과정이라고 받아들이는 것이 좋다. 친구와 결혼하고 싶다며 조를 때는 "OO이를 너무 좋아하는 구나. 그런데 결혼은 어른이 돼야 할 수 있는 거야. 만약 어른이 돼서도 OO이와 결혼하고 싶으면 그 때 다시 생각해보자"라고 말해준다. 아이가 친구에 대해 이야기 할 때 엄마의 일방적인 판단으로 무시하는 것은 금물이다. 엄마 입장에서 얼토당토 않는 이야기라도 아이에게는 큰 고민거리일 수 있기 때문에 아이의 생각을 경청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전문가가 알려주는 유아기 성교육 Q&A>
- 성교육은 언제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을까?
성교육 시기는 따로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닙니다. 태어나자마자 부터 엄마와의 신체 접촉을 통해 사랑을 느끼고 만족감을 얻는 것이죠. 프로이트의 이론을 보면 심리성적발달단계에서 구순기를 출생~18개월 까지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유아의 발달 과정에 알맞게 성교육이 필요하며 성적인 지식보다는 유아기에는 많이 안아주고 사랑을 표현해줌으로써 유아가 안정감을 획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 성에 관해 아이들에게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
아이의 발달에는 개인차가 있기 때문에 아이가 궁금해 하는 것에 대해 성심껏 알려주되 수준에 알맞고 지나치지 않게 설명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데 지나치지 않게라는 표현이 참 모호하게 느껴지실 겁니다. 예를 들어 "아기가 어떻게 생겨?"라는 질문에 "엄마 아빠가 사랑해서 생기지"라는 대답으로도 궁금증이 해소되는 아이가 있는 반면 어떤 아이에게는 "엄마 아빠의 몸속에는 아주 아주 작은 아기 씨가 있단다. 이 아기 씨들이 서로 만나서 아기가 생기는 거야"라는 대답으로 만족감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아이가 어느 정도 이해하는지에 따라 궁금한 내용이 달라지는 거죠. 만일 정자 난자가 어떻게 해서 만나는지를 궁금해한다면 과학적인 내용을 간단하고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주면 좋습니다. "아빠의 아기 씨를 엄마 다리 사이에 있는 문으로 보내면 아빠의 아기 씨는 엄마의 아기 씨를 만날 수 있어" 아이의 질문을 행위 중심으로 생각해 당황스러워 하는 부모들이 있는 데, 아이는 행위가 아닌 정말 아기가 어떻게 생기는지 궁금해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 성교육은 아빠 엄마가 함께 해야 할까?
유아기 성교육은 자신의 성을 알고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 핵심으로 성교육에 있어 아빠, 엄마의 몫은 따로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동성 또는 이성 부모 모두를 통해 배울수 있는 점이 있기 때문이죠. 다만 우리 사회가 성평등을 지향해 나아가고 있기 때문에 성 역할의 고정관념을 심어주지 않도록 부모가 서로 아끼고 사랑하며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도움말 이상은(탁틴내일청소년성문화센터)
키즈맘 윤은경 기자 e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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