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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인들의 자녀교육 엿보기] (5) '무엇이든 할 수 있다' 가르치는 힐러리 가문

입력 2015-07-17 09:51:00 수정 2015-07-17 09: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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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유력한 대권후보이며, 미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대통령을 꿈꾸고 있는 힐러리 로뎀 클린턴. 생존하는 이이기에 아직 그의 업적과 성과를 논하기는 이르지만, 제42대 대통령이었던 빌 클린턴의 영부인으로서가 아니라 미국의 정치인이자 전직 국무부 장관으로서 미국인이 존경하는 여성대통령 1위(2014년 포브스 선정)에 오른 그의 인생과 정치적인 행보는 많은 꿈을 꾸면서도, 결혼과 육아라는 현실의 벽에 부딪혀 막막해하는 요즘의 여성들. 그리고 남녀라는 차이로 인해 삶의 역할과 한계가 구분되어 지지 않을 새로운 세계에 살아갈 딸들을 키우는 부모들에게 주는 메시지가 크다. (*실질적으로는 로뎀 가문이라 불러야 하지만, 이해를 돕기 위해 힐러리 가문으로 표기함.)

사실 힐러리 클린턴에게는 중산층의 공부 잘하고 예쁜 ‘엄친딸’의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그의 어머니 도로시 로뎀 여사의 경우, 8살의 어린 나이에 부모에게 버림을 받아 조부모의 손에 키워지고 그마저도 학대로 얼룩지고 만다. 결국 14살의 나이에 조부모의 집을 떠난 그녀는 가정부로 일하며 청소년 시기를 불행하게 보낸다. 그로 말미암아 대학교육도 받지 못했지만 도로시 여사는 자신의 자녀들은 어떠한 어려운 상황도 이겨낼 수 있는 강인한 정신력을 가지길 바랬고, 특히 장녀인 힐러리 클린턴이 자신과는 다르게 큰 꿈과 야망을 품고 이를 실천할 수 있도록 양육했다.

힐러리 클린턴의 아버지 휴 로뎀 역시, 광부 출신의 아버지 밑에서 보다 나은 삶을 갈구하며 성장했고 또한 무엇이든지 원하는 바 대로 이룰 수 있다고 강하게 믿으며 자라온 사람이었다. 그가 다소 독단적이고 고집스러운 구석이 있었던 것은 분명해 보이나, 그런 그였기에 무엇보다 더 열심히 자기 사업체를 꾸려나갔고 아들은 물론 딸인 힐러리 클린턴에게도 좋은 가정환경과 교육조건을 만들어주고자 노력했다.

이러한 가정에서 성장했기에 힐러리 클린턴은 어렸을 때부터 자신의 의견과 주장을 펼치는 데 주저함이 없었고, 자기주도적이며 또한 열정적인 여성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또한 현재도 끊임없이 본인을 채찍질하며 보다 나은 사회를 구현하고자 하는 자신의 꿈에 도전하고 있으며, 외동딸인 첼시 클린턴이 결혼 이후에도 활발히 사회활동을 할 수 있는 든든한 멘토이자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다.


▷ 부모가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 ‘자신감’

부모가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은 가히 절대적이다. 세상에 태어나 처음 접하는 사회적 관계이자 인격형성의 근간이며, 아이가 사회 속으로 나가 다른 많은 관계를 맺고 또한 세상과 부딪혀 살아가는 동력이 바로 부모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모는 자녀에게 무한한 사랑은 물론, 모범적인 존재로 아이에게 본이 되고 또한 바른 가치관과 길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앞서 언급했든 힐러리 클린턴에게 있어 어머니 도로시 여사의 영향은 절대적이었다. 그녀는 딸인 힐러리가 여성이라는 굴레에 얽매이지 않고, 많은 것에 호기심을 가지고 배우기를 원했으며 또한 무엇보다 원하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과 의지 등을 심어주고자 노력했다. 즉, 힐러리가 무엇인가를 선택하고 결정하는 데 있어 여성임을 그녀 스스로가 억압하지 않도록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가르쳐온 것이다. 또한 강인함과 함께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승부욕 또한 강조했는데, 어린 힐러리가 연약하고 여린 성향을 보이자 이를 고치기 위해 친구에게 맞으면 그만큼은 때리고 오라고 할 만큼 강한 고육지책을 사용하기도 할 정도였다.

도로시 여사는 성장기뿐만 아니라, 학창시절 그리고 그 이후에 정치인의 길을 걷는 힐러리 클린턴의 삶에 중차대한 영향을 미치는데 2008년 힐러리 클린턴이 미국 대선 민주당 후보로 나섰을 당시 한 토론회에서 대권에 도전하게 된 이유를 묻는 질문에 그녀 역시 어머니라 대답하며, 어머니는 자신이 결심한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신념을 심어주셨다고 이에 대권에 도전한다고 밝혔을 정도였다.

즉, 도로시 여사는 어머니로서 그리고 딸과는 다른 인격의 여성으로서 딸의 가능성을 굳게 믿었으며, 이를 딸 스스로가 인지하고 이를 실천할 수 있도록 교육시킨 것이다. 이러한 굳건한 믿음이 힐러리 클린턴 생애에 쭉 함께했기에, 그녀는 위기와 선택의 순간마다 자신 본연의 힘과 판단에 집중할 수 있었고 또한 이를 현명하게 헤쳐나갈 수 있었던 것이다.


▷ 세상에 대한 폭넓은 시각과 사고를 열어줘라

힐러리 클린턴의 어머니가 그녀의 딸의 성장과정과 인격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다면, 그녀의 아버지는 그녀에게 정치적 관심을 갖게 하고 또한 정치인으로서의 길을 걷게 동기를 부여했다.

그는 사업가이면서 열혈한 공화당 지지자였다. 그는 딸이 현실에 만족하지 않고 계속적으로 발전할 것을 독려했으며, 또한 정치적으로 관심이 많은 꼬마 딸과의 대화와 논쟁을 즐겼다고 한다. 고등학교 시절까지 힐러리 클린턴이 아버지와 같은 보수우익적인 성향을 가졌던 것이 당연할 정도로 말이다. 비록 향후 민권운동 등에 눈을 뜨며 그녀가 민주당적인 성향으로 바뀌게 되지만, 그녀는 이러한 아버지와의 대화와 논쟁을 통해 정치에 대해 다양한 지식을 접하게 되었고 또한 이를 세상에 대한 폭넓은 사고와 식견으로까지 개발시켜 나간다.

이렇듯 자녀와 잦은 대화와 토론을 통해 자녀의 사고관을 확장하고 개발하는 것은 케네디 가문을 비롯해 많은 명망가문, 그리고 명인을 배출한 집안에서 보이는 가장 공통적인 특징이다.

또한 그는 딸인 힐러리에게 야구와 미식축구를 직접 가르치며 도로시 여사와 같이 힐러리 클린턴이 정신은 물론 신체적인 측면에서도 여성이기에 제한을 두거나 실행에 앞서 포기하지 않도록 했으며, 초등학생인 힐러리에게 주식 시세표를 보고 주가를 읽는 방법을 가르칠 정도로 경제교육에도 열성적이었다. 이는 사업가로 자수성가한 그의 특성이 반영된 것이기도 하지만, 그는 자녀들이 어렸을 때부터 열심히 일을 하고 절약하며 또한 신중하고 명확한 투자를 통해 부를 일구는 방법을 익히도록 유도한 것이다.

이러한 아버지를 힐러리 클린턴은 자신감이 넘치고 성미가 대단한 사업가라고 객관적으로 평하면서도, 그와 어릴 적 함께한 대화와 일상이 자신에게 가장 중요하고 영향력이 큰 교육이었다고 밝혔다. 그리고 그의 교육은 현재까지도 절약을 중시하고 작은 현금영수증, 기부영수증 하나도 철저히 챙겨 세금혜택을 받을 정도로 그녀의 삶 속에서 깊이 자리잡고 있다.


▷ 거친 세상을 맞서는 가장 큰 힘, 자존감을 키워줘라

개인사적으로 힐러리 클린턴, 그녀의 삶에 대한 평가는 양분된다. 성공한 변호사이자 아동전문가 그리고 차대의 대통령을 노릴 만큼 승승장구한 여성정치인으로서의 찬사와 감탄이 있다면, 만천하가 남편의 불륜사실을 알고 그녀를 밖으로는 성공했지만 내적으로는 가장 큰 시련을 겪은 불행한 여성으로 보는 시각이 다른 하나이다.

하지만 힐러리 클린턴은 남편의 자백이 있기 전까지 이를 정치적인 음모라고 반발하며 그에 대한 강한 신뢰를 드러냈다. 이후 클린턴 성추문이 사실임이 들어난 후 잠시의 별거기간이 있기는 했으나 그를 여전히 사랑하며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사람이 클린턴임을 분명하게 하며 세간의 관심과 잇따른 억측을 일축했다.

이를 두고 힐러리 클린턴의 권력에 대한 야심이 남편의 외도조차 이겼다고 비아냥거리는 시선도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어려운 순간에 그녀에게 가장 큰 힘이 되었던 것은, 그리고 스스로를 다잡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자신의 인생이 남편으로 인해 정의되고 규정지어질 수 없다는 그녀의 강한 자존감에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처럼 절대적인 위기의 상황에서 놀라운 힘을 발휘한 그녀의 자존감은 어렸을 적부터 불행한 삶을 살았지만, 이를 좌절과 망설임의 이유가 아닌 삶을 변화시키고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기 위한 반면교사로 삼았던 어머니의 현명함과 강한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했음을 물론이고 말이다.

모든 가정이 그들의 자녀들에게 행복한 유년시절과 긍정적이고 강한 자존감, 그리고 높은 정치, 경제적 지식과 가치관을 심어줄 수는 없다. 각기 가정만의 사정과 주어진 환경이 다르기에 이를 획일적인 방법으로 규정하고, 지키라고 강요하는 것은 어쩌면 현대사회에 있어 넌센스 같은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자녀교육 그리고 가정교육의 중심에는 힐러리 가문과 같이 자녀를 귀속의 존재로서가 아니라 개개인의 인격과 독립된 자아로서 존중하는 마음, 그리고 그들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긍지와 자신감을 갖도록 독려하고 또한 부모 스스로가 이를 믿는 마음이 자리잡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주위를 둘러보면 생각보다 많은 부모들이 자식의 가능성에 그리고 앞선 포부에 찬물 아닌 찬물을 끼얹고 의지를 본의 아니게 꺾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게 얼마나 어려운 건데”, “그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진짜? 그건 힘들텐데…”, “네가 할 수 있겠니?”라는 부정어구가 아니라 “그래? 그런 것에 네가 관심이 생겼구나. 힘껏 해보렴”, “엄마,아빠는 항상 너를 믿고 응원한단다”, “네가 마음먹으면 원하는걸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거야”라는 긍정의 믿음을 보내보는 것은 어떨까.

비록 그 꿈이 우주를 개척하고 달나라에서 솜사탕을 만들어먹는 다소 허무맹랑한 것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세상은 아는 만큼 보이기 마련이라고, 아이들의 삶 역시 그들이 스스로 믿고 노력하는 만큼 길이 열리고 펼쳐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삶에 가장 큰 영양분이자 밑거름은 바로 가정이고, 부모.

김은경 <칼럼리스트>
입력 2015-07-17 09:51:00 수정 2015-07-17 09:51:00

#산업 , #생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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