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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 엄마'가 행복한 아이를 만든다

입력 2015-08-06 10:15:00 수정 2015-08-07 09: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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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행복한 가정을 꿈꾼다.

그런데 행복한 가정을 이루기 위해 스스로 가사 및 육아에 어느 정도의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야 하는지, 그러기 위해 무엇을 포기해야 하는지 등에 관해서는 별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다.

'부자 아빠, 돈 잘 버는 남편'시대는 갔다. 이제는 '친구 같은 아빠, 부지런한 남편' 시대가 왔다. 열심히 일하면 부자 아빠가 될 수 있는 고성장 시대도 지났고, 뼈 빠지게 일만 해서는 주구장창 길어진 노년을 가족과 행복하게 보내기 어려운 문화가 형성되어 버린 것이다.

어린 시절 아빠와 함께 한 추억이 적은 아이도 사춘기를 보내고 성인이 된다. 아이가 다 자란후 아빠가 비로소 시간적 여유가 생겼다고 해서 아이와 교감할 수 있는 애정이 생길 리 없다.

아빠육아를 실천하며 '개코아빠'란 닉네임으로 블로그를 운영하는 이혁호 씨는 4살 아들의 육아를 도맡는 일이 아내를 돕는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유아체육 교실을 운영하는데 어떤 아이가 아빠와 함께 활동하는 시간이 되자 '아빠랑 하기 싫다'고 거부했어요. 엄마는 '아빠가 평소 바빠서 그래요'라고 옹호했지만 그 말을 듣는 기분이 묘했어요. 아빠가 돈 버는 기계도 아니고 아이는 아내와 제가 같이 키우는건데 아이의 성장과정을 아빠가 함께 하지 못한다는것만큼 불행한 일은 없는 것 같아요. 하루하루 아이의 육아일기를 쓰다보니 저절로 육아블로거가 돼 있더라구요. 아이와 아빠가 놀아주는 건 그다지 거창한 일이 아니에요. 아이가 건네는 말에 적극적으로 리액션만 보여줘도 아이는 아빠와 교감하고 있다고 느낄거에요. 힘들게 일했다면서 주말에 쉬어야 한다는 아빠들도 TV보고 스마트폰 하는게 다잖아요."

아빠육아 지침서인 '프렌디 매뉴얼'의 저자 신석규 씨 또한 "아이가 유치원에 다녀오면 동네 한 바퀴 산책을 손잡고 꼭 한다"며 간단한 아빠육아의 방법으로 제안했다.

"아이와 동네를 산책하면서 유치원에서 재밌는 일이 있었는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등등 대화를 나눠요. 아이와 교감하는 시간만큼 소중한 시간은 없다고 생각해요. 아내도 자신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으니 일석이조죠."

교육전문 탁경국 변호사 또한 부부양육에 일가견이 있다. 탁 변호사는 맞벌이 아내와 두 아이를 키우면서 느낀 육아 이야기와 '저녁이 있는 삶'에 대한 견해를 책으로 엮기도 했다.

[잘 정돈된 집에서 생활하는 한 선배가 우리 집에 놀러왔다가 아이들 놀잇감으로 어질러진 거실 바닥에 기겁하며 '도대체 부인은 뭐하는 거냐'는 취지의 핀잔을 했던 기억이 뚜렷하다. 반면 어떤 사람은 똑같은 광경을 보고 '맞벌이 부부는 이런 게 정상 아니냐. 그렇지 않으면 전업 주부와 함께 사는 남편이 무슨 메리트가 있느냐'고 아내를 옹호했다. 사람과 사물을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른 평가가 나온다. <계란찜 아빠 꼬막남편 中> ]

아빠가 집에 있을 때 편안히 혼자 쉰다면? 핵가족 문화에서 결국 가사와 육아는 아내에게 돌아가게 된다. 양가 어른들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맞벌이 부부는 부지런하지 않으면 살수가 없다.

탁 변호사는 "저는 집에 있을 때, 혼자서만 쉬는 법이 없습니다. 내가 혼자 쉬면 아내에게 가사일이 돌아가는데 맞벌이 하는 아내에게 그런 고통을 안겨주는 것은 도리가 아니죠"라고 가사 분담론을 강조한다.

탁 변호사의 아내가 일주일간 해외 연수를 간 적이 있었다. 두 아이들과 함께 잠을 잔 탁변호사는 그제서야 아내가 평소 아이들과 열 시간 가까이 잠을 자면서도 피곤해 하는 이유를 알게 됐다.

아이들이 번갈아 가며 밤중에 소변을 보는 바람에 그 뒤치다꺼리를 홀로 하느라 숙면을 취할 수가 없었던 것.

남편이 가사 및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부부가 그렇지 않은 부부에 비해 금슬이 좋다는 것은 통계로도 확인된 바 있다. 남편이 집안 일을 하게 되면 그만큼 아내가 시간을 벌어 신체적·정신적 피로를 풀 수 있는 데다가, 남편에 대한 애틋한 감정이 생겨 친밀도가 높아지고 그것이 자연스럽게 스킨십으로 이어질 확률도 높다.

가사와 육아에 참여하고 싶어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탁경국 변호사는 "아내가 시키는 일부터 시작하면 된다"고 간단명료한 방법을 제안했다. 공부를 잘하고 싶으면 많은 시간 공들여 노력해야 하듯 가사와 육아를 잘하기 위해서도 노력해야 한다는 것.

이어 "가사와 육아에 자신이 없다면 자기가 좋아하는 다른 일로 승부하면 된다. 다만 무엇으로 승부할지는 배우자와 의논하라"고 조언했다.

키즈맘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
입력 2015-08-06 10:15:00 수정 2015-08-07 09:32:00

#산업 , #생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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