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3세에서 4세 아이들은 인지와 사회 정서가 급속도로 발달한다. 종이에 뭔가 끄적거리거나 글자를 적고, 어느 정도 그림도 그릴 수 있다.
이 시기 아이들은 엄마의 생각보다 똑똑하다. 야단이 무서워 거짓말을 하기도 하고, 엄마의 표정을 통해 기분을 유추하기도 한다. 엄마와 꼭 붙어 있다가 또래들과 함께 있으려고 하고 떼를 쓰거나 고집을 부려대니 '미운 세 살'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니다.
하루에도 '참을 인' 자를 몇 번이나 써보지만 아이와의 관계 유지가 어렵게만 생각되는 이 때, 아이와 함께 놀이를 해보자. 엄마와 아이 관계도 좋아질 뿐더러 아이의 언어 발달에도 도움이 되는 놀이법을 소개한다.
◆ 내 마음을 맞혀봐
힌트를 잘 듣고 상대가 생각하는 사물을 알아맞히는 놀이다. 준비물 없이도 할 수 있어, 이동 중에 차 안이나 마트에서도 할 수 있는 전천후 놀이다.
준비물: 장난감 3~4개
놀이 방법
1. 놀이를 익히기 위해서 처음에는 아이 앞에 3~4개의 장난감을 놓고 시작한다.
"oo야, 엄마가 이 장난감 중에 하나의 장난감에 대해 말할 거야. 잘 듣고 엄마가 말하는 장난감이 어떤 건지 알아맞혀 봐."
2. 엄마가 앞에 놓인 장난감 중 하나를 마음속으로 정하고 그 장난감의 특징을 하나씩 말한다.
빨간색 자동차일 경우 "그건 문이 달려 있어", "바퀴가 달려 있어" 하는 식으로 한 가지씩 특징을 말한다.
3. 아이는 앞에 놓인 물건 중에 엄마가 어떤 것을 말하는지 알아맞힌다.
4. 아이가 익숙해지면 엄마와 역할을 바꾸어 아이가 말하고 엄마가 알아맞힌다.
놀이 효과
- 사물의 특징을 나타내는 어휘들을 익힌다
- 주의깊게 잘 듣는 능력이 발달한다
- 사물들의 특징을 비교하는 능력이 발달한다
◆ 아이의 하루
아이들은 자신의 모습을 사진으로 보는 것을 좋아한다. 아이의 하루를 사진으로 찍어서 사진을 보며 이야기하면 풍성한 대화거리가 생긴다.
준비물: 스마트폰 또는 카메라
놀이 방법
1. 아침에 일어나서 잘 때까지 아이의 일상을 사진으로 찍어 인화하거나 프린트한다.
아침에 이불 속에 누워 있는 모습, 아침 식사, 블록 놀이, 책 읽기 등과 점심 식사, 낮잠 자기, 놀이터에 나가서 놀기, 저녁 식사 등
2. 사진 뒤에 순서대로 번호를 적어둔다.
3. 아이에게 사진을 3~4장 주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순서대로 놓아보라고 한다.
"oo아. 여기 oo이 사진이 있지? 이 사진을 보고 순서대로 놓아봐. 아침에 제일 먼저 찍은 사진을 첫 번째에 놓고, 그 다음에 찍은 사진을 두 번째에, 그 다음 사진을 세 번째에 이렇게 순서대로 놓아봐."
4. 순서대로 놓인 사진을 보고 무엇을 하는 장면인지 아이에게 설명하게 한다.
"oo아. 이게 oo이가 아침부터 하는일들이구나. 자, 첫 번째 사진부터 보자. oo이가 뭘 하고 있지?"
놀이 효과
- 말하기 능력이 발달한다
- 순서에 대한 개념이 생긴다
◆ 전화 놀이
귓속말로 들은 내용을 그대로 전달하는 놀이로 참여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엉뚱한 말이 전달돼 더 재미있다.
준비물: 없음
놀이 방법
1. 엄마가 먼저 아이에게 귓속말로 문장을 말한다.
"oo아, 엄마가 귀에 대고 하는 말을 잘 듣고 그대로 말해 봐. '코끼리 아저씨가 배가 고파서 바나나를 구워 먹었대'."
2. 아이와 엄마 둘뿐이면 아이가 들은 내용을 크게 말하도록 한다.
"엄마가 뭐라고 했지? oo이가 말해봐."
3. 아빠나 다른 형제가 놀이에 참여하면 아이가 엄마에게서 들은 내용을 세 번째, 네 번째 사람에게 귓속말로 전달해 맨 마지막 사람이 들은 내용을 크게 말한다.
놀이 효과
- 귓속말로 하는 작은 말소리를 집중해서 듣는 연습이 된다.
- 들은 문장을 그대로 따라 할 때 기억력이 향상된다.
◆ 말소리 세기
눈에 보이는 바둑알을 통해서 보이지 않는 말소리도 셀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놀이.
준비물: 바둑알(또는 블록, 작은 장난감) 3~4개, 그림 카드
놀이 방법
1. 이름이 1~3글자로 이루어진 사물을 그리거나 찾아서 그림 카드를 만든다.
2. 각 카드의 앞면에는 그림을 붙이고 뒷면에는 글자를 적는다.
3. 카드를 보면서 아이가 그림의 이름을 알고 있는지 확인하고 아이와 함께 그림의 이름을 말한다.
"oo아, 이게 뭐지? 그래 다람쥐구나. 엄마랑 같이 말해 보자. /다-람-쥐/."
4. 그림의 이름을 한 음절씩 떼어서 더 천천히 말하면서 그림 밑에 음절마다 바둑알을 하나씩 놓는다.
"이번엔 더 천천히 말해볼까? 그리고 엄마가 하는 걸 잘 봐. /다(그림 밑에 바둑알 하나를 놓음)-람(두 번째 바둑알을 놓음)-쥐(세 번째 바둑알을 놓음)/."
5. 그림을 뒤집어서 글자 수와 카드 밑에 놓인 바둑알의 수가 같음을 확인한다.
"oo아, 이것 봐. 여기 '다람쥐'도 글자가 3개고 바둑알도 3개. 똑같다. 그렇지?"
6. 같은 방법으로 두 글자, 세 글자로 이루어진 다른 그림 카드들의 이름도 세어본다.
7. 아이가 놀이를 이해하고 나면 아이 혼자서 말소리를 세보도록 하고, 어려워하면 조금씩 힌트를 준다.
되도록 천천히 소리를 떼어서 말하고 만약 아이가 못하거나 틀리면 엄마가 아이의 손을 잡아서 소리 수에 맞게 바둑알을 놓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놀이 효과
- 말소리를 주의 집중해서 듣고 말소리를 분리하는 훌륭한 음운 인식 활동이 된다.
- 글자 수-음절 수 대응 이해에 도움이 된다.
- 수 세기 연습에 도움이 된다.
<장유경의 아이놀이 백과(북폴리오)>
만 3세부터 4세까지는 '놀이의 황금기'다. 이 때 아이들은 인생에서 중요한 기술들을 '놀이'로 배운다. 책에서 소개하는 100개의 놀이는 엄마아빠가 할 수 있는 최고의 교육 프로그램이다. 시기에 딱 맞는 놀이는 신체 발달은 물론 언어와 탐구 능력 및 정서 발달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 아이와 놀아주기가 어렵게 느껴지는 엄마아빠들에게 추천하는 책.
키즈맘 노유진 기자 genie8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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