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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친구가 아니라 아빠여야 한다

입력 2015-09-14 09:48:00 수정 2015-09-14 09: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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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에 일찍 퇴근하거나 주말에 아이와 시간을 보내는 아빠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른바 '아빠 육아'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젊은 아빠들은 아이와 친구처럼 지내길 원한다. 집안에서 권위적인 모습을 보이며 자녀에게 무관심했던 세대와는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지난 달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남성 육아휴직자는 2212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 1573명보다 40.6%나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전체 육아휴직자 중 남성의 비율도 작년 상반기 4.2%에서 올해 상반기 5.0%로 0.8%포인트나 늘었다.

남성 육아휴직자 비중이 5%를 넘어선 것은 통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같은 기간 전체 육아휴직자는 3만7373명에서 4만3272명으로 15.8% 증가했다.

각 학교에서 선생님과 상담을 하거나 급식 도우미를 하는 등 학교생활 전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아빠들도 늘고 있고, 일부 학교에서는 어머니회와 별도로 아버지회를 구성하기도 한다. 아이와 좋은 관계를 맺고 싶어서 아빠학교에서 교육을 받는 아빠들도 늘고 있다.

영국에서도 아빠 육아에 대한 긍정적인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립아동발달연구소가 7세, 11세, 16세 청소년 1만7000명을 대상으로 30여년 간 조사한 자료를 옥스퍼드대학교가 분석한 결과,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행복한 가정을 꾸린 사람들의 공통점이 '아빠와 친하게 지냈다'는 점이었다.

그렇다면 친구 같은 아빠는 실제로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은 '친구 같은 아빠'여야지 '친구'가 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아이와 정말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는 오직 아빠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이해하고 수행할 필요가 있다.

부모는 권위를 갖되 권위적이어서는 안 된다. 같은 이치로 '친구 같은 모습'을 가질 순 있지만 '친구'여서는 안 된다. 아이와 친구처럼 모든 것을 이야기할 수 있는 가까운 사이가 되길 바랄 순 있지만 그래도 아빠는 아빠고 아이는 아이다. 부모와 자식 사이에는 분명한 선이 있어야 하고, 그것을 아이가 인지해야 나중에 세상에 나아가서도 사회가 허용하는 선을 인식하고 그 선을 넘어서지 않는 자제력을 지닐 수 있다.

엄마가 아이에게 둥지 안에서 힘을 주고 상처를 치유해주는 역할을 한다면, 아빠는 아이의 인생 방향을 제시하고 아이가 넘어서는 안 될 선과 사회적 규율을 가르쳐 훗날 아이가 독립된 성인으로 살아가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내용들을 일러주는 선배 역할을 한다. 이것은 친구는 할 수 없는 일이다. 친구는 동등하지만 책임지지 않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친구 같으면서 권위 있는 아버지의 역할이란 무엇일까. 아버지가 어머니보다 잘할 수 있는 것을 해주면 된다. 아이들은 아빠와 함께하는 신체놀이, 운동을 통해 이겼을 때의 기쁨과 졌을 때 인정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아이에게 바라는 점을 이야기하기보다는 아빠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 주면 좋다. 아이는 성장할수록 가족과 친구, 학교 일뿐만 아니라 다양한 세상 이야기에도 관심을 보인다. 아빠가 경험한 이야기는 아이에게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가르쳐 주며 아빠가 '배울 점 많고 본받고 싶은 롤모델'이라는 인상을 준다.

육아는 양보다 질이 중요하다. 온 가족이 함께 식사하고 여행할 때는 아이가 아빠와 함께하는 시간이라고 잘 인지하지 못한다. 그러나 아빠와 단둘이 보낸 시간은 아이에게 오래도록 기억된다. 아이가 둘이라면 한 명씩 따로따로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하자. 아이와 함께 영화를 보거나, 게임을 하거나, 산책을 하는 것도 좋다. 어쩌다 한 번 시간이 생길 때 하는 것이 아니라 최대한 규칙적으로 일관되게, 오래도록 지속할 수 있게 노력하면 '친구 같은 아빠'가 될 수 있다.

<참고: 엄마의 빈틈이 아이를 키운다(푸른숲)>

키즈맘 노유진 기자 genie8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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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9-14 09:48:00 수정 2015-09-14 09: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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