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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레이' 김태연이 제안하는 '보고 걷고 휴식하는' 제주 여행

입력 2015-10-02 09:52:00 수정 2015-10-02 09: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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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레이 블로그



힐링이 필요한 사람들은 여행을 꿈꾼다. 육아 스트레스에 지친 아내, 회사 일에 시달리는 남편 모두 마찬가지다. 그 중에서도 '제주도'는 멀지 않지만 특유의 자연 경관과 느낌있는 카페, 맛집 등이 숨어 있어 관광 명소로 인기가 높다.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지만 해외여행은 부담스러울 때 떠나면 딱 좋은 곳이 바로 제주다.

제주의 자연은 사람들에게 힐링을 준다. 푸른 하늘과 쪽빛 바다, 풀밭에 누워 한가롭게 풀을 뜯는 조랑말과 샛노란 감귤나무들은 보기만 해도 마음이 편안해진다. 제주도에서 살고 싶다는 말이 절로 나오지만 말처럼 쉽지 않은 현실에 아쉬움을 안고 도시로 돌아오는 것이 현실이다.

복작거리는 대도시 서울의 디자이너였던 김태연 작가는 남편, 어린 딸 앨리스와 함께 제주도에 내려가 여유롭고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최근에는 자신과 가족들이 직접 돌아다니며 좋았던 곳을 기록한 <제주 감각>이라는 특별한 가이드북도 펴냈다.

올 가을, 제주도 여행을 생각하고 있다면 주목하자. 현지인에게 들어보는 제주도 이주 비하인드 스토리와 생생한 제주 관광 가이드.

kizmom 제주도로 이사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2013년 당시 남편의 회사 프로젝트 중에서 제주도 국제학교와 관련된 일이 있었어요. 남편이 제주도 출장을 다녀올 때마다 제주도가 너무 좋다고 하는 말을 여러 번 들어왔죠. 그러다 갑자기 올해 이사도 해야 하는데 제주도로 가면 어떻겠냐고 하더라고요. 그 말을 들었을 때의 제 감정은 난감하고 당황스러움이 절반, 즐겁고 신나는 기대감이 절반이었어요. 남편에게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제주도에서의 어떤 생활을 그리는 건지 물어봤어요.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는 걸 보니 남편도 상당히 오래 생각하고 준비했구나 싶더라고요. 그래서 지금까지 도시 속에서 살던 삶보다 제주도에서 자연을 느끼며 사는 삶이 좋을 것 같다는 판단을 내렸어요. 그런 곳이라면 제 딸 앨리스에게도 기억에 남을 어린 시절이 될 것이라는 믿음도 있었죠.

kizmom 이사하고 나서 힘든 점은 없었나

이 부분은 사람마다 차이가 클 것 같아요. 개인마다 라이프스타일이나 성격,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무엇인지 다르니까요. 저는 친구와 이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스타일이라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는 섬에 가서 살게 됐다는 걱정이 컸죠. 그래도 원래부터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을 좋아하는 성격이었고, 제주도에 오자마자 '제주도 친구 만들기 프로젝트'에 돌입한 덕분에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이웃과 친구가 많아졌어요. 그러다 보니 새로운 환경에도 금방 익숙해지더라고요. 생각보다는 제주도에 적응하는 일이 어렵지 않았던 것 같아요.

/제주레이 블로그


kizmom 제주에 적응하면서 다양한 일들이 있었을 것 같다.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도시와는 다른 제주도 언어를 처음 접했을 때가 기억에 남아요. 제주도로 이사하는 첫날, 도우미 아주머니께서 자꾸만 반말을 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너무 친절하고 친근하신 분이라 '내가 잘못 들었겠거니' 하고 넘겼어요. 설명하자면 길지만 대표적인 예를 들자면 "이건 어디에 놀꺼?" 식이었던 거죠.

다음날 식당에 갔는데 식당 주인 분이 주문을 받고 있는 옆테이블에서도 또 반말 비슷한 말이 들렸어요. 반말을 듣는 손님이 전혀 기분나빠하지도 않아서 이상하기도 했죠. 당시엔 몰랐지만 살다 보니까 제주어가 단어나 문장 등이 전체적으로 좀 짧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어디선가 읽었는데 제주 선조들의 삶이 워낙 고되다 보니, 혹은 거센 바람 때문에 언어가 간결하게 변했다고 하더라고요. 이제는 저도 적응돼서 제주어로 곧잘 말해요. 지인들은 어색해하지만 카카오톡 등으로 제주어를 자주 쓰고 있어요. 아침부터 어디간(어디 간 거니)?, 오일장완(오일장에 왔어), 오전에 할일은 다핸(다 했니)? 이런 식이에요. 짧게 줄여쓰니까 편하고 좋더라고요. 이 밖에도 경해(그렇게 해), 영하게(이렇게 하자) 등등 많지만 저는 아직 제주도 아기가 말하는 수준밖에 안 되는 것 같아요.

kizmom 디자이너의 눈으로 바라본 제주의 모습은 어떤지

제주도에 대한 국내외 관심이 높아지면서 제주는 정말 빠르게 변하고 있어요. 자연은 이주하기 전에 여행 왔을 때와 별반 다르지 않지만, 제주도에 새로 생겨나고 있는 건축물이나 문화는 분명 예전보다 디자인적인 관심도가 높은 것들이죠. 제주도에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새로 만들지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주변 자연과의 조화를 고려하시기도 하고요. 모두 허물어버리지 않고 세월의 흔적을 남기는 식으로요. 그렇게 제주의 정체성을 잘 담은 숙소, 카페, 식당, 신문화 등이 많이 생겼어요. 그런 곳들은 골목 깊숙이 있어도 어떻게들 다 알고 찾아가시죠. 개발은 멈출 수 없지만 그렇게나마 제주도의 본래 모습이 훼손되지 않고 오래 지속되었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kizmom 그렇다면 엄마의 눈으로 바라본 제주는 어떤가. 제주에서 아이를 키우면서 좋은 점이 있다면

생각할 필요도 없이 제주도의 자연이 가장 좋다고 말하고 싶어요. 제주도 어느 곳을 가도 도시와는 공기부터가 확연히 다르니까요. 서울에 살 때는 차가 막히는 게 싫어서 집에서 나가지 않은 적도 많았어요. 하지만 제주도는 공항 근처를 제외하고는 차가 막히는 곳이 거의 없어요. 오름, 바다, 숲, 초원 등 가고 싶은 장소가 있으면 언제든지 금방 갈 수 있다는 점이 좋아요.

저는 아이 교육에도 관심이 많은 편인데요. 저희 가족은 제주 시내에 살고 있어서 학교 교육이나 주변 학원 등도 서울과 크게 다르지 않아요.

kizmom 아빠의 눈으로 바라본 제주는 어떤가

남편(박상현) 저에게 제주도란 마치 속이 체했을 때 먹은 소화제 같았습니다. 여러 가지 일들 때문에 머리가 아픈 날들이 계속됐는데 마침 출장 차 제주 협재 바닷가를 방문하게 됐어요. 바닷가에 있는 작은 숙소 옥상에 올라가 시원한 바람을 맞으니 정신이 맑아지더군요. 그 뒤로 제주에 오면 풍경이며 바람, 맛있는 음식들까지 저를 반겨주는 기분이었습니다. 제주도는 저에게 힐링의 섬이자 위로의 섬이었던 거죠. 그래서 이주도 결심하게 됐고요. 동남아시아 쪽도 이곳저곳 여행을 많이 다녀봤지만 제주처럼 사시사철 다양한 모습을 보이는 곳은 그 어디에서도 본 적이 없습니다.

/제주레이 블로그


kizmom 제주에서 아이와 함께 갈만한 장소가 있다면. 딸아이가 가장 좋아했던 장소는

딸 앨리스는 바다 중에서는 함덕해수욕장을 가장 좋아해요. 바다색이 정말 파랗고 멋진 곳이에요. 아이들이 놀기 좋은 놀이터도 있고 돌멩이 사이로 물고기도 잡을 수 있어요. 넓은 잔디밭에서는 연도 날릴 수 있는 곳이죠. 오름 중에서는 새별오름을 가장 좋아해서 여러 번 갔었어요. 새별오름은 높지 않아서 아이들도 오르기 쉽고 사방이 시야가 탁 트인 곳이라 바다와 한라산이 모두 잘 보여요. 특히 가을에 가면 억새가 환상적인 곳이랍니다. 그리고 관광지 중에서는 동물을 좋아해서 그런지 직접 가까이에서 먹이를 줄 수 있는 휴애리를 가장 좋아해요. 제가 말씀드린 곳 모두 아이들이랑 함께 가기 좋은 장소에요.

kizmom 아이와 함께 제주 여행을 하는 가족들을 위한 추천 장소는

쇠소깍: 바다와 협곡이 만나는 쇠소깍은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진 곳인데요. 협곡의 비경을 가까이에서 감상할 수 있어서 제주도 여행 인기 코스 중 하나예요. 제주도 전통배인 테우 체험을 하면서 재미있는 설명도 들을 수 있어요. 테우가 인기가 많은 체험이라 표를 예매하지 못할 수도 있는데요. 그럴 때는 투명카약이나 수상자전거를 타 보는 것도 즐거운 경험이 됩니다.

휴애리: 이 곳은 잘 관리된 아주 큰 정원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토끼랑 돼지, 염소, 강아지들에게 직접 먹이를 줄 수 있는 데다 넓은 감귤밭이 있어서 10월부터는 감귤따기체험이 가능하거든요.

에코랜드: 에코랜드는 동화에 나올법한 예쁜 기차를 타고 제주도에서만 볼 수 있는 곶자왈 숲을 관통하며 여행하는 곳이에요. 제주도에서 보기 힘든 호수와 예쁜 풍차도 구경할 수 있고, 화산송이가 깔려있는 곶자왈도 걸어볼 수 있어요.

kizmom 제주도 추천 맛집 top5를 꼽는다면

제주도는 맛있는 곳이 정말 많지만 개인적으로 흑돼지구이는 돈사돈이나 칠돈가, 고기국수는 삼무국수나 자매국수를 꼽고 싶어요. 그밖에도 물회와 전복죽은 순옥이네명가, 도두해녀의 집, 갈치구이는 춘심이네 본점, 고사리육개장과 몸국은 우진해장국과 신설오름이 맛있어요. 개인적인 취향이니까 참고만 해 주셨으면 좋겠네요.

kizmom 블로그와 인스타그램 노하우나 팁이 있는지

현재 제주레이(www.jejureigh.com)라는 블로그와 인스타그램(instagram.com/jejureigh)을 운영하고 있어요. 원래 디자이너 일을 해서 포토샵이나 사진 편집 등의 작업에 이미 익숙했던 점이 블로그 운영에 도움됐던 것 같아요. 사진 찍고 다른 사람들과 정보를 공유하는 게 재미있으니까 자연스럽게 꾸준히 하게 되더라고요. 처음에는 제주도에 이사와서 마음껏 돌아다니고 사진으로 기록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했지만, 점점 좋은 곳과 맛있는 곳에 대한 정보를 혼자만 알기가 아까워서 많은 분들께 알려 드리고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블로그 운영하시는 분들 중에서는 저와 비슷한 분들이 많더라고요.

/제주레이 블로그


kizmom 제주도로 여행오는 사람들, 혹은 이주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해 줄 말이 있다면

이주를 생각 중이신 분들이 오랫동안 깊은 고민을 하시듯, 저도 4개월이라는 긴 시간 동안 많은 고민을 했어요. 하지만 아무리 고민을 많이 하더라도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 있을 수 있고, 모든 결정이 완벽할 수는 없기 때문에 너무 기대하고 오시면 아쉬운 부분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따라서 개개인에 따라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3~4가지 정도만 체크하시면 성공적인 이주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제 경우에는 경제적인 측면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고, 주거환경 및 교육, 친구(이웃) 등을 신경썼던 터라 지금 제주도 생활에 아주 만족하고 있어요. 제주도 이주에 관한 모든 준비는 네이버와 다음 두 곳에 있는 제주맘 카페를 통해서 했습니다. 그 외에도 산책이라는 커뮤니티가 이주민들 사이에서 유명해요.

kizmom 앞으로 제주에서 이루고 싶은 꿈이 있는지

아이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제주도에 대한 책을 내고 싶어요. <제주 감각>이 나온 지 얼마 안 돼서 아직은 구상만 하고 있는 상태지만요(웃음). 저도 엄마라서 그런지 아이들이 체험하는 모습만 보면 저도 모르게 관심이 가더라고요. 만약 책을 낸다면 저희 아이에게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해요. 시간이 좀 더 지나고 데이터가 쌓이면 그런 책을 만들어보고 싶은 소망이 있답니다.

<제주 감각>

/제주레이 블로그

제주도로 이주한 작가가 직접 쓴 느낌있고 특별한 제주 가이드북. 제주의 자연, 건축물, 문화예술, 음식, 카페, 기념품 가게, 올레길 등 다채로운 정보를 담았다. 책장 가득한 제주의 풍경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을 주는 책이다.

책의 말미에는 어린 아이가 있는 가족, 커플 등을 위한 각각의 색다른 여행코스가 수록되어 있으며 제주감각여행 지도가 부록으로 제공된다. 부즈펌. 값 1만7000원.

키즈맘 노유진 기자 genie8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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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0-02 09:52:00 수정 2015-10-02 09:52:00

#산업 , #생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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