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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과 게임에 빠진 아이를 구하자' 한덕현·신의진 교수의 조언

입력 2015-11-16 10:02:02 수정 2015-11-17 09: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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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한덕현 교수 (우)신의진 교수


아이들의 IT기기 사용과 인터넷 중독 문제는 부모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다. 그러나 아이의 인터넷 중독을 걱정하는 부모도 IT기기와 인터넷의 편리함에 익숙해져 자신도 모르게 아이가 칭얼거릴 때면 스마트폰부터 찾는다.

디지털 세상에서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을 위한 가장 실천적인 양육 가이드가 최근 책으로 출판됐다. '인터넷·게임 중독' 치료로 우리나라 최고 권위자인 한덕현 중앙대학교 교수와 현 국회의원이자 최고의 자녀교육 전문가인 신의진 연세대학교 교수가 만났다. <우리 아이가 하루 종일 인터넷만 해요>는 아주 근본적이고 실천적인 '디지털 세상을 지배하기 위한 아이 양육법'을 소개한다.

KIZMOM 책에서 인터넷 게임 중독을 바라보는 시각이 새롭다.

한덕현(이하 한) 저와 신의진 교수님는 사실 인터넷 게임을 바라보는 관점이 조금 달라요. 저는 인터넷 게임의 장점과 단점을 모두 봐야 한다는 관점이고 신 교수님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호가 필요하다는 생각이죠. 그러나 접근법이 다를 뿐 '디지털 세상을 지배하자'는 생각에는 둘다 동의해요.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이 다양하기 때문에 중립적인 입장으로 책이 쓰여졌어요.

KIZMOM 그렇지 않아도 게임의 순기능에 대한 내용이 있어서 놀랐다.

계속 연구가 되어야 하는 부분이에요. 게임에 대한 뇌의 반응이 있잖아요. 컴퓨터 게임을 할 때 빛, 소리 등이 감각을 자극하고 계속해서 사고를 하고 그런 과정이 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오랜 연구가 필요하죠. 좋다 나쁘다를 섣불리 단정지을 건 아니예요. 예를 들면 DHA가 몸에 좋다는 결론이 1~2년만의 연구로 나온 것이 아니거든요. 몇 십년간 DHA가 함유된 식품을 섭취한 사례를 연구한 결과인 거죠.

한덕현 교수


KIZMOM 게임이 아이들의 발달에 도움을 주는 요소가 있을까.

신의진(이하 신) 게임의 순기능을 이야기하려면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을 먼저 설명해야 할 것 같아요. 게이미피케이션은 게임의 재미있는 요소를 일상에 부여하는 거예요. 아이들이 게임에 왜 그렇게 몰두할까를 생각해보면 성취를 하는 것이 우리 뇌에 보상 회로를 건드려요. 어떤 자극보다 몰입을 하게 되고 즐거움을 느끼는 거죠. 게임을 원리를 일상에 적용해보세요. 일을 쉽고 재미있게 할 수 있어요. 사실 게임의 부정적인 이미지는 사행성 도박, 음란물 노출 등 때문인데 게임 자체가 나쁘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는거죠. 게임 자체는 재미있고 도전 정신을 고취시키는 맥락을 제공하는 순기능이 분명히 있어요.

우리가 아이와 의사소통을 할 때도 게임 방식을 많이 사용하잖아요. 예를 들어 노래를 부르면서 특정 음절에서 말하지 않고 박수를 치는 놀이도 단순하지만 선생님이 아이들을 집중시키기 위해 게임을 하는 거예요. '아버지는 나귀타(박수)'처럼 마지막 음절 '고'를 말하지 않고 대신 박수를 쳐야 하죠. 팀을 나눠서 하면 틀리지 않으려고 순간적으로 집중을 하면서 아이들 전두엽의 기능 중 충동을 억제하는 부분이 활성화되는 거예요.

KIZMOM 게임 자체가 좋다 나쁘다를 정하는 것은 무의미해 보인다. 그런데 사실 부모들은 컴퓨터 게임이라서 걱정인 것 같다.

사람과 사람 사이 상호작용을 하는 데 있어서 '육감'이라는게 있어요. 그런데 아이들이 컴퓨터 앞에만 있으면 '육감'이란 걸 못 느끼죠. 여기서 문제가 생기는 거죠. '육감'은 면대면 상호작용을 통해 형성되는 거예요. 같은 내용이라도 SNS를 통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과 직접 대화를 나누는 것은 차이가 있어요.

한마디로 싸이보그가 되는거죠. 인터넷 게임은 기계와 상호작용하는 거잖아요. 어른은 괜찮을 수 있어요. 그런데 유아기 뇌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거든요. 발달하고 있는 뇌는 잘 사용하지 않는 부분의 신경세포를 지워버려요. 일종의 규칙이죠. 그리고 뇌는 어떤 시기에 특정 부분이 발달해요. 6세 이전 유아기에는 본능을 조절하고 사회적인 공감을 습득하는 뇌의 기능이 발달하는데 아이가 엄마보다 컴퓨터와 상호작용을 많이 하다보면 뇌의 구조가 달라져요. 전문가들이 어린 아이들에게 IT기기 사용 자체를 금지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에요. 특히 게임은 열심히 했을 때 성취나 즐거움이 있기 때문에 중독성이 있고 오래 노출되면 뇌 발달에 치명적이죠. 사회성이 부족해 어울리지 못하고 집중력이 없는 사람으로 자라는 거예요.

신의진 교수


KIZMOM 게임 중독의 가장 일반적인 증상은 무엇인가.

중앙대 게임과몰입상담치료센터에 있다보니 게임 중독과 관련해서 외래 환자 만 1000 여 명을 접했어요. 제 경험상 가장 확실한 증상은 '일상의 리듬이 깨졌는가'예요. 아침에 일어나는지, 끼니는 거르지 않는지, 학교는 가는지, 엄마 아빠와 대화는 하는지, 친구는 만나는지 등 일상 생활에 문제가 없는지를 확인해요. 또 자신이 주어진 일을 우선순위대로 하는지도 중요하고요.

KIZMOM 아이들의 치료는 주로 어떻게 이뤄지나.

우선 초진 때는 아이에게 영향을 미치는 가족구성원이면 가능한 모두 불러요. 그리고 검사 결과를 발표할 때도 다 오라고 하고요. 아이의 게임 중독 문제는 빙산의 일각이에요. 사실 그 아래 뿌리를 둔 더 큰 문제가 있어요. 아이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치료도 전체적인 변화를 이루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해요. 단순히 아이가 게임을 안하다고 해서 해결이 되는 것이 아니거든요.

공존질환의 문제에요. ADHD, 우울증, 발달장애 등을 앓고 있는 아이가 게임 중독이 될 확률이 높아요. 어떤 부모 눈에는 아이가 게임에 중독된 모습만 보이겠지만 아이를 잘 관찰한 부모 눈에는 아이가 감정기복이 심한지, 산만한지, 충동적인지가 보여요. 공존질환을 놓치고 게임 중독으로 찾아오는 부모들은 아이의 치료를 위해서 부모교육부터 받아야 해요.

KIZMOM 유아기 때부터 미리 예방하는 것이 좋겠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요즘 부모님들이 IT기기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요. 밥먹으로 가서 아이에게 얌전히 있으라며 스마트폰을 쥐어주고 마트에서도 떼쓰는 아이의 관심을 스마트폰으로 돌리죠. 이런 부모들은 스스로 IT기기를 육아에 적절히 잘 활용하고 있다고 뿌듯해할지도 모르겠어요. 그런데 전문가의 입장에서 말씀드리면 대단한 '착각'이에요. 왜냐하면 6세 이하 아이들이 자기 욕망을 조절하지 못하고 떼를 쓰는 건 너무 자연스러운 일이거든요. 앞에서도 말했듯이 이 시기에는 충동을 조절하는 뇌가 아직 완전히 발달되지 않았어요. 이 뇌를 발달시키기 위해서는 연습이 필요해요. 그 연습은 아이와 부모 사이 '밀당'을 통해 훈련되는 건데, "너 할래 말래"를 아이와 계속 줄다리기하면서 아이의 뇌는 부모가 자기를 통제하는 것과 똑같은 방법으로 자기 통제 능력을 키우는 거예요. 이 시기에 통제 능력을 기르지 못하면 앞으로 아이의 삶은 힘들어져요. 힘들 때나 화가 났을 때 조절을 못하게 될 수 있어요.

KIZMOM 예방을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부모와의 상호작용이 중요한 것 같다.

아이는 시행착오를 통해 배우거든요. 아이가 식당에서 다른 사람 발을 만지려고 하면 "안 된다"며 제재하고 아이가 "왜 안되냐"고 물으면 친절히 설명해주고 아이를 따라 다니면서 'YES or NO'를 가르쳐야 하죠. 수없이 이 과정을 반복하면서 아이는 자기 스스로 통제를 할 수 있게 되요.

청소년기의 중독 사례를 보면 부모가 얄미울 때가 있어요. 모든 문제를 게임 탓으로 돌리고 부모는 책임을 회피하는 거죠.

KIZMOM 아빠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내용이 눈에 띄더라.

기본적으로 게임 자체가 남성성이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많기도 하고 엄마보다는 아빠가 게임에 관심이 많은 편이에요. 아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거예요.

우리 큰 아이가 게임을 무척 좋아해요. 어릴 때부터 기기에 관심이 많고 스포츠카 조립도 잘하더니 게임에도 푹 빠졌죠. 전 아이 때문에 게임과 관련해서 안해 본 전쟁이 없어요. 그래서 합의점을 찾은 것이 토요일마다 3~4시간 씩 게임을 하는 거예요. 집에 컴퓨터가 느리다니까 아빠랑 피씨방에 가서 실컷하고 와요. 아이의 게임을 통제하려면 먼저 아이가 하는 게임에 대해 알아야 해요. 아빠가 그 역할을 잘 할 수 있죠. 디지털 시대에서는 아빠 육아의 역할이 점점 더 늘어날 거예요.

KIZMOM 게임으로 아이와 충동이 생겼을 때는 어떻게 해결하는 것이 좋을까.

약속을 정하되 아이에게 허용할 때는 흡족할 만큼 게임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좋아요. 매주 토요일에 3~4시간 게임을 할 수 있도록 하면 아이가 그 다음주 약속한 시간을 기대하면서 일상에 최선을 다할 수 있거든요. 스스로 통제하는 법도 배우고요. 매일 조금씩 허용해주면 매번 전쟁을 해야하기 때문에 오히려 힘든 것 같아요.

게임은 언제 통제하는지도 중요하거든요. 게임 중 중요한 순간에 엄마가 잔소리를 하면 아이의 반감이 커질 수 있어요. 부모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죠.

KIZMOM 디지털 세상에서 부모의 역할이 점점 더 중요해질 것 같다.

부모들의 시각은 아이를 보호하자는 측면이에요. 그런데 디지털 세상이 되면서 자꾸 보호해야할 대상이 늘어나는 거예요. 세상이 너무 빨리 변화하고 새로운 것도 많이 생기고. 예전에는 유해한 환경의 종류가 술, 담배 정도였다면 지금은 오프라인 외에도 온라인 세상 속에서도 유해한 환경이 널려 있잖아요. 보호가 쉽지 않죠. 부모도 잘 알아야 보호를 하는 데 부모보다 아이들이 더 빨리 변화에 적응하니까. 알맞은 부모 교육이 필요한 시기죠. 부모들도 '우리 아이가 게임 중독이 될까' 두려워하지만 말고 디지털 세상을 알아가려고 노력하셨으면 해요. 디지털 세상을 지배해야죠. '인터넷 게임'에 대한 논란과 고민 자체가 그 시발점이라고 생각해요. 저희가 이 책을 통해 부모님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세지이기도 하고요.

※ 아이들의 인터넷 중독 증상

- 시간관념이 없어져 낮과 밤의 구분이 사라졌다.
- 학업에 관심이 없어지고 지각 결석이 늘더니, 이제는 아예 학교를 가지 않는다.
- 친구들과도 만나지 않고 집에만 틀어박혀 있다.
- 친구나 가족보다 게임 같이하는 사람들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 게임과 관련된 거짓말이 늘더니 심지어는 부모 지갑에 손을 대기 시작한다.
- 성격이 예민해지더니 폭언과 공격적 행동이 늘어났다.
- 게임 잔상이 남았는지 혼자 소리를 지르고 이상한 행동을 한다. 게임 상황과 현실을 혼동하는 것 같다.
- 하루 종일 게임만 하고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
- 청소라도 해주려고 방에 들어가면 눈을 부릅뜨고 욕을 하고 화를 낸다.
- 가족들과 함께 식사를 하지 않고 밤에 몰래 나와서 냉장고에서 뭔가를 찾아 먹는다.


우리 아이가 하루종일 인터넷만 해요(시공사)

인터넷과 게임에 빠진 내 아이를 위한 게임과몰입상담치료센터 교수진과 국내 최고 자녀교육 전문가 신의진의 조언과 해법을 담은 책. '인터넷 중독'의 막연한 불안과 오해를 바로 잡고 올바른 치료법 및 예방법을 소개한다.


키즈맘 윤은경 기자 eky@hankyung.com
입력 2015-11-16 10:02:02 수정 2015-11-17 09:14:00

#산업 , #생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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