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는 말이 안 통해'라고 생각하는 엄마라면 잠시 반성하자.
처음부터 엄마와 말하기 싫어하는 아이는 없다. 어린 아이들은 항상 엄마의 관심을 받기 원하고, 엄마가 귀찮을 정도로 졸졸 따라다니면서 말을 걸기 일쑤다.
그러나 아이와의 대화에 서툰 엄마가 무심코 던진 한마디는 엄마만 바라보던 아이의 마음에 상처를 입힌다. 지속적으로 마음에 상처를 입은 아이는 '엄마와는 대화가 안 통해'라는 생각을 가진 채로 성장하며 사춘기 때 엇나가기 쉽다.
이때는 아이의 감정을 움직이는 대화법으로 닫힌 마음을 열어야 한다. 공감과 존중을 바탕으로 하는 스웨덴식 대화법은 엄마와 아이의 유대 관계를 더욱 깊게 만들어 주며, 대화가 통하지 않는 아이의 말문을 틔워 주는 효과가 있다. 아이와의 의사소통에 난관을 겪고 있는 엄마아빠라면 주목해야 할 대화법을 소개한다.
1. 아이에게 관심 보이기
자신의 경험에 대해 스스럼없이 말하는 아이는 엄마아빠에게 신뢰를 표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부모들은 아이들이 이야기하거나 보여주는 것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해 아이들에게 묻기보다는 자신의 기준대로 평가하고 가치를 매겨 버리는 경향이 있다.
아이들은 엄마아빠와 생각, 감정, 경험 등을 나누고 싶어한다. 하지만 부모가 아이의 말에 섣불리 판단을 내려 버리면 양쪽 모두의 욕구가 충족되지 못한다. 예를 들어 "정말 멋지구나", "정말 똑똑하구나!" 등의 반응은 대화를 단절시킨다.
이때 부모들은 아이들의 흥미를 끌 만한 질문을 던져 이야기를 이어나갈 수 있다. "100점을 맞은 기분은 어때?", "무슨 그림을 그린 건지 들어볼까?" 등으로 아이와의 대화를 이어나가자. 호기심과 공감, 질문처럼 아이의 관점을 이해하려는 노력과 자기 자신의 관점을 이야기하려는 시도가 아이와의 유대 관계를 깊어지게 한다.
2. 개인적인 피드백을 제공하라
아이들은 부모의 객관적인 칭찬보다는 자신의 이야기에 어떤 감명을 받았는지에 대해 말할 때 더 기뻐한다. 예를 들어 "팔찌 고마워. 이걸 볼 때마다 네 생각이 나서 엄마 기분이 좋아", "네가 레고로 총을 만들면 엄마는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아. 사람을 죽이는 진짜 총이 떠오르거든.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등의 개인적인 표현이 아이들에게 공감을 얻게 되는 것이다.
아이들은 이런 말을 들을 때 엄마아빠 또한 아이와 마찬가지로 비슷한 생각과 감정, 욕구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돼서 즐거워한다. 이처럼 부모가 속마음을 먼저 내비치면 아이들은 성장해서도 엄마아빠에게 마음을 열고 진실한 대화를 꺼내기가 쉽다.
3. 관계를 맺는 질문을 던져라
"오늘 어린이집에서 어땠어?", "오늘은 누구랑 놀았어?", "점심에 뭐 먹었어?"처럼 그제도, 어제도, 오늘도 매일 비슷하게 던지는 질문들은 관심의 표현이라기보다는 의무에 가깝다.
이보다는 아이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질문, 대답을 예상할 수 없는 질문을 던져 보자. "만약 네가 갑자기 투명인간이 된다면 뭘 하고 싶어?""라든지 "네가 슬플 때 엄마가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어?" 등의 질문은 아이에게 '엄마가 내 생각을 궁금해하는구나' 하는 안도감을 준다.
4. 부모 자신에 대해 말하라
늘 한쪽이 질문하고 한쪽이 대답하는 관계는 인터뷰와 비슷하다. 아이와 친해지고 싶다면 때때로 부모가 먼저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내보일 때도 있어야 한다. 이를테면 유치원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이의 하루가 어땠는지를 묻는 대신, 엄마아빠 자신의 하루에 대해서 먼저 이야기를 꺼내 대화를 시작해도 좋다.
"엄마는 사실 오늘 회사에 가기 싫었어. 너무 피곤했거든. 하지만 막상 회사에 가니까 괜찮아졌어. 엄마의 회사 친구인 00와 함께 커피 한 잔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까 다시 기분이 좋아졌어. 그렇게 좋은 동료들과 함께 일할 수 있어서 엄마는 정말 행복한 것 같아. 덕분에 오늘 하루도 즐겁게 일했어."
부모 또한 누군가와 진실된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하는 존재라는 사실을 안 아이들은 심리적인 안정감을 느낀다.
<참고: 스웨덴 엄마의 말하기 수업(북라이프)>
키즈맘 노유진 기자 genie8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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