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부천에서는 한 목사 아버지가 여중생 딸을 폭행해 숨지게 하고 시신을 장기간 유기해 백골 상태로 발견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에는 ‘부모로서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어려운 가정형편에도 몸이 성치 않은 자식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이웃들이 있다.
#1. “쌍둥이로 태어났지만...,형처럼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작년 12월 수현씨(33, 가명)는 출산예정일을 1주일 앞두고 섬에서 2시간을 걸쳐 육지에 있는 병원으로 나와 쌍둥이를 출산했다. 양수가 터져 출산이 1주일 앞당겨졌고, 그로 인해 쌍둥이의 첫째는 건강하게 태어났지만, 둘째는 1.9Kg 미숙아로 세상을 나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둘째는 심장판막증으로 인한 뇌출혈까지 의심되는 상황이다. 심장수술을 위해서는 2천만원이라는 수술비용이 필요하지만 섬에서 일용직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쌍둥이의 아빠 철수(48.가명)씨에게는 유전자검사비용 50만원도 버거울 뿐이다.
철수씨는 민족 대명절인 설날이 다가옴에도 불구하고 지적장애를 가진 수현씨와 첫째 지상(1.가명)이를 섬에 두고 홀로 병원에서 둘째 지훈(1.가명)이의 치료를 위해 할 수 있는 건 아픈 지훈이를 위해 곁에 있어주는 일 말곤 없다. 그저 할 수 있는 아빠로서의 책임을 다할 뿐이다.
#2. 13살 소녀 백혈병 날벼락.. 그래도 희망은 있다
2015년 8월, 중학교 1학년생 희영이(14, 가명)는 개학과 동시에 고통을 느끼기 시작했다.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 빈혈과 호흡곤란은 건강했던 희영이를 무너뜨렸다. 대학병원에서 알게 된 희영이의 병명은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기약 없는 병원생활을 시작하게 되면서, 찰랑거리던 희영이의 긴 머리카락은 한 움큼씩 빠져버렸고, 매일 30알의 약과 주사로 고통을 참는 법을 익혔다.
희영이의 어머니를 가장 힘들게 만드는 것은 희영이에게 새벽마다 찾아오는 복통 증상이었다. “희영이 대신 아파해주고 싶은 어미의 마음이지만, 정작 해줄 수 있는 것은 그 증상이 빨리 사라지게 빌어주는 것뿐이었어요.” 백혈병은 희영이도, 어머니에게도 받아들이기 힘겨운 싸움이었다.
희영이는 현재 4개월간 3차까지 항암치료를 마쳤으며 앞으로도 세 번의 항암치료 절차가 남아있다. 담당의의 말에 따르면 “항암치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다고 하더라도 재발확률은 40%이며, 골수 이식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골수 이식을 위해 여덟 식구가 검사를 진행했으나 일치하는 사람은 세 살짜리 막내동생 수현(가명) 뿐이다. 수 천번의 골수 채취과정은 세 살짜리 남자아이가 버티기 어렵기 때문에 수현이가 조금 더 컸을 때 진행하는 수 밖에 없다.
전국을 떠돌아 다니며 일용직 일을 하고 계시는 아버지의 수입은 평균 월 70만원. 정부보조금을 모두 합쳐도 여덟 식구의 생계비 및 희영이의 항암치료부대비용을 감당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다행히도 군 내 보건소의 자원연계로 긴급하게 필요했던 치료비 2,000만원은 조금이나마 해결되었지만, 마스크와 멸균장갑 등 희영이의 치료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치료부대비용이 막막하다. 집과 병원만을 오가고 있는 희영이의 지금 소원은 “남동생을 비롯한 8명의 가족과 제주도여행을 가는 것”이다. 희영이의 꿈은 ‘소아과 의사’다. “소아과 의사가 되어 나와 같이 아픈 친구들을 아픔에서 벗어나게 해주고 싶어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최영철 전남지역본부장은 “아동학대로 우리 사회를 들썩이게 하는 부모들도 있지만, 빠듯한 살림이지만 자식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설날에도 절박하게 일하는 부모들이 있다”며 “대한민국 땅에서 씩씩하고 건강하게 자라날 수 있도록 이 같은 환아들에게 희망의 손길을 전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문의 :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061)921-4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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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즈맘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