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 기능이 발달하고 있는 어린이는 황사·미세먼지 등 유해물질 노출에 가장 취약하다.
지난 30일 중부지방의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으로 발표되면서 호흡기 건강에 또 다시 적신호가 켜졌다. 미세먼지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로 각종 호흡기 질환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특히 아이들의 경우 성인에 비해 신체 기능이 온전히 발달하지 않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 의하면, 폐 기능이 발달하는 시기에 호흡기가 미세먼지 등의 위험 물질에 노출되면 성인이 되고 난 후의 폐 기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미세먼지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집단은 그렇지 않은 집단에 비해 폐 기능이 낮을 가능성이 4.9배나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임신 중 흡연으로 인한 태아의 폐 기능 저하와 비슷한 수준의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 어린이용 제품 없어 소형 크기 마스크 착용 권장
자녀의 호흡기 건강을 지키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다. 황사 및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에는 올바른 황사마스크를 구비해 착용하는 것만으로도 코와 입으로 들어오는 유해물질을 차단할 수 있다. 또한 마스크 선택 시에는 '식약처 허가', 'KF80', 'KF94', ‘의약외품’ 등의 표기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얼마 전 일반 마스크를 황사마스크로 둔갑해 유치원에 유통·판매한 업체들이 적발된 바 있어, 제품 구입 시 패키지를 보다 꼼꼼하게 살펴보는 것이 좋다. 더불어 현재 시중에 판매하고 있는 황사마스크의 경우 식약처에서 성인용과 어린이용을 구분하지 않아 어린이용 황사마스크가 따로 없기 때문에, 어린이는 얼굴 크기에 맞는 소형 제품을 착용하면 된다.
미세먼지 위험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미세먼지 예보등급을 참고하는 것이 좋다. 환경부에서는 대기환경 기준과 건강에 대한 영향을 고려해 일일 평균치를 기준으로 미세먼지 예보 등급을 ‘좋음’부터 ‘매우 나쁨’ 등의 5단계로 발표하는데, 미세먼지에 취약한 어린이와 노인의 경우 ‘약간 나쁨’ 단계부터 실외 활동을 줄이고 외출 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필수이다. 또 55% 이상 실내 습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미세먼지 등급이 ‘매우 나쁨’ 수준인 미세먼지 농도 162㎍/㎥일 때 성인 남성이 야외에서 1시간 정도 활동했다면 흡입한 미세먼지의 양은 58㎍이다. 이는 약 8평의 작은 공간에서 담배 1개비의 연기를 1시간 24분 동안 마시는 것과 동일하며, 2000㏄ 디젤 승용차의 엔진을 켜놓은 차고(60㎥)에서 3시간 40분 동안 머무르며 들이마시는 매연과 같은 수치다.
황사 예보는 기상청 홈페이지나 모바일 기상 어플리케이션, 대기오염문자서비스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이 가능하다. 또한 서울시는 대기정보알리미 서비스를 통해 황사와 미세먼지 등의 대기오염 주의보나 경보 발령 시 시민들에게 신속하게 문자 메시지를 전송하는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 외출 후에는 흐르는 물에 손과 코, 얼굴 씻어야
미세먼지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되도록 외출을 자제하되 부득이한 야외 활동 시에는 황사와 미세먼지 차단 효과를 인증 받은 보건용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고, 외출 후에는 흐르는 물에 손과 코, 얼굴을 씻어주는 것이 좋다. 또 평소보다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게 하고 집안 구석구석을 자주 물걸레로 닦아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황사마스크를 선택할 때는 제품 포장에 '의약외품', 'KF80, KF94’ 등의 문구가 있는지 확인하고 반드시 식약처 허가 제품을 구매해야 한다. ‘크리넥스 황사마스크(KF80)’ 대형과 소형, ‘크리넥스 KF94 방역용마스크’는 식약처 허가 제품으로 4중 구조 이상의 초정전 필터가 내장돼 있어 대기 중 먼지 입자크기가 1마이크로미터 이하의 초미세입자도 80% 이상 차단해 준다. 어린이는 소형을 선택하도록 한다.
황사먼지가 심한 날 외출할 때는 황사 전용 마스크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
키즈맘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