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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장애 부모를 둔 아동 위한 에듀케어 <신기한 한글나라> 피쉬톡이 소리선생님이에요

입력 2016-05-11 10:02:00 수정 2016-05-11 10: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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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세 준행이와 네살배기 여동생 수현이 남매의 부모는 청각장애인이다. 여느 아이들과 다를 바 없이 밝고 명랑한 남매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엄마의 목소리를 제대로 들어본 적이 없다. 장애는 다만 엄마의 문제일 뿐, 준행이와 수현이는 정상 아동이지만 사회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일 수밖에 없었다. 사회복지 서비스가 제법 잘 갖춰진 지금도 ‘장애 부모의 정상 아동’이 받을 수 있는 혜택은 거의 없다.

이미나 사진 김경림 자료제공 한솔교육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몽골 출신의 엄마 재랭르함 씨는 다문화 가정에서 흔히 겪는 문화적 문제는 물론 자신의 청각장애가 아이들 발달에 악영향을 미칠까 노심초사다. 보통 아기들은 생후 18개월경에는 어휘 수가 20~50개, 생후 24개월에는 약 300개로 사용하는 단어가 늘어난다. 그야말로 언어 발달이 폭발하는 시기다. 이 시기에는 다양한 사물을 접하게 함은 물론 정확한 발음을 알려주기 위해 엄마가 아이의 말을 반복해 들려주는 등 다양한 언어 놀이 및 상호작용으로 두뇌를 끊임없이 자극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준행 수현 남매의 집 안은 온통 정적으로 가득하다. 엄마 아빠는 수화로 소통하고 어떤 목소리도 남매의 귀에 들려오지 않는다. 몽골에서 청각장애를 딛고 대학에서 교육학을 전공할 정도로 학구열 높은 재랭르함 씨였지만 아직 어린 아이들에게 언어자극을 줄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대부분의 장애 가정의 경우 첫 번째 교육인 언어교육에서부터 문제에 봉착한다. 자녀가 정상적인 능력을 지니고 태어난다 해도 부모의 장애가 교육환경의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 부모의 장애 때문에 정상으로 태어난 아이가 청각장애자가 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남매와 엄마를 ‘온유 엄마’ 이정민 KBS 아나운서가 만났다. 의사소통을 위해 장애인복지관의 수화전문 통역사가 동석했다.


◆ 이정민 아나운서 재능기부

이정민 다문화가정이면서 청각장애까지 있으니 아이들 교육이 힘들었겠어요.
엄마 한국 요리를 못 하는 것도 힘들지만 가장 힘든 건 아이들 언어적인 교육 부분이었습니다. 지금은 다문화센터에서 한국말도 배우고 한국문화도 배우고 있어 큰 도움이 됩니다. 따로 가르치지 않았는데도 엄마 아빠가 수화하는 걸 보고 자란 준행이는 수화도 곧잘 합니다. 그렇지만 말로 대화를 할 수 없으니 준행이가 늘 외로워했어요.

이정민 아이들이 한창 성장할 때 소리 자극을 줄 다른 방법이 있었나요?
엄마 책을 읽어줄 수 없어 가장 마음이 아팠어요. 아이도 엄마에게서는 들을 수 없는 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인지 TV나 핸드폰 들여다보는 시간이 대부분이었죠.
영유아 시기에 TV 등 스마트기기가 안 좋다는 점은 알고 있었지만 소리자극을 해줄 대안이 없는 상황이라 아이의 외로움을 달래주기 위해 TV와 휴대폰을 가까이하도록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아이 눈동자에 문제가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봉사자와 함께 병원에 찾아갔을 때 충격적인 얘기를 들었죠. 아이 한쪽 눈이 많이 나빠졌고 이대로 놔두면 양쪽 눈으로까지 악화되고, 최악의 경우엔 실명될 수도 있다는 것이었어요. 안경도 맞추고 꾸준히 진료를 다녀서 다행히 지금은 시력이 많이 좋아졌습니다.

이정민 준행이와 수현이가 말도 잘하고 참 밝아요. 사연을 모르고 만났다면 청각장애 부모를 둔 사실을 알아채지 못할 정도네요.
엄마 준행이가 5살 되던 때부터 복지관 소개로 한솔교육 <신기한 한글나라>를 시작했어요. 한솔교육희망재단에서 저 같은 장애엄마를 둔 아이들을 위해 ‘에듀케어’ 사업을 진행한다는 것을 알고 적극적으로 신청한 덕분이죠. 덕분에 준행이가 한글에 대한 지식도 늘어나고 단어들도 제법 쓸 줄 알게 됐어요. 지금은 어린이집에서 또래에 비해 더 잘한다고 선생님이 말씀하실 정도예요. 엄마 대신 책을 읽어주는 피쉬톡이 신기한지 계속 반복해서 책을 들여다보곤 하더라고요. 피쉬톡을 접하고 나서는 TV를 보는 시간이 줄어들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남매 곁에는 아이들이 한글과 우리 말을 더 즐겁게 배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신기한 한글나라 구로지점 김가현 선생님이 있었다. <신기한 한글나라> 프로그램(한솔교육 본사)과 한글나라 선생님(한솔교육 지점), 그리고 한솔교육희망재단과 성프란치스꼬장애인종합복지관까지 거의 한 마을이 동원되어 부모나 가정의 노력만으로 채우기 어려운 부분을 채워준 셈이다.


이 아이들에게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동화책을 읽어주기 위해 찾아온 이정민 아나운서는 수현이와 동갑내기인 딸 온유를 둔 워킹맘이다. 이정민 아나운서는 이날 재랭르함 씨와 육아에 관한 속깊은 이야기들을 나누고, 준행이와 수현이에게 다양한 책을 읽어주며 새로운 이웃이 되었다. 한솔교육희망재단은 여성장애인의 자녀가 교육의 출발선에서 동일한 기회를 누리며 밝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언어교육을 지원하는 ‘에듀케어’를 2005년부터 12년째 시행하고 있다. 엄마의 장애가 아이에게 기본적인 상호작용과 교육환경에서 소외되는 장애로 다시 대물림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에듀케어의 목적이다.


준행이와 수현이의 소리선생님, <신기한 한글나라> 피쉬톡
<신기한 한글나라>의 ‘피쉬톡’은 소리를 잘 기억하는 뇌의 특징을 고려해 소리자극을 강화한 새로운 개념의 전자펜이다. 그림책은 물론 놀잇감, 낱말카드, 글자판, 워크북에 숨어있는 소리를 찾아내 상호작용하는 피쉬톡을 통해 책이나 낱말카드만 읽을 때보다 어휘를 더 풍부하게 익힐 수 있다. 또한 문자-소리 대응이 강화돼 유아가 어려워하는 한글 읽기 원리도 보다 쉽게 배울 수 있다.

위 기사는 <매거진 키즈맘> 5월호에도 게재되었습니다.

판매처
http://kizmom.hankyung.com/magazine/
입력 2016-05-11 10:02:00 수정 2016-05-11 10: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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