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는 우리 몸의 중심이다. 이런 척추가 비뚤어지면 몸 전체의 균형이 깨지고 심한 경우에는 일상생활을 이어나가지 못할 정도의 통증에 시달리기도 한다. 특히 임신을 한 상태에서는 배가 점점 앞으로 나오면서 자연히 척추의 모양이 뒤틀리게 되고, 출산 후에는 아기띠를 하거나 아이를 한 쪽으로 안으면서 척추의 모양 또한 비뚤어지게 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척추 모양을 바르게 유지할 수 있을까? 어떤 점에 주의해야 할까? 치료 방법은? 신경외과 전문의에게 임산부 척추 건강에 대해 물었다.
Q 임신을 하면 척추의 모양이 어떻게 변하는가?
임신 중에는 태아와 양수로 인해 몸의 중심이 앞으로 쏠리게 된다. 이러한 몸의 중심을 바로 잡기 위해 자연스럽게 척추가 뒤쪽으로 빠지면서, 배는 앞으로 나오고 가슴을 뒤로 가고 목은 앞으로 굽은 등 자세를 취하게 된다. 하지만 척추 근육 힘이 모자라거나 약한 임신부의 경우에는 이 구부정한 자세가 더 심해지면서 척추에 가해지는 압력이 피할 수 없이 증가하게 된다.
물론 임신 말기로 갈수록 릴렉신(Relexin) 호르몬이 분비되어 골반과 척추 인대가 느슨해지므로 아이의 머리가 골반을 통과할 수 있도록 하는 장점도 있지만 이런 느슨함 때문에 척추 근육에 통증이 가중되는 단점도 배제할 수는 없다. 따라서 임신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미리미리 운동해서 근력을 키우는 게 도움이 많이 된다.
Q 임신 동안 척추 모양을 비교적 바르게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가장 간단한 방법은 깊게 숨을 들이쉬면서 양팔을 좌우로 펼쳐서 어깨를 펴는 것이다. 임신하면 척추 모양이 구부정한 자세가 되는 가장 큰 이유가 가슴 유방조직 아래 있는 근육(대흉근과 소흉근)이 줄어들기 때문인데, 이럴 때 가슴을 펴는 스트레치 동작을 하면 이들 근육이 이완되어 구부정한 자세가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고 목 뒤쪽에 있는 승모근이 과다하게 긴장되는 것이 해소되어 목과 어깨 통증이 완화되고 자세도 좋아진다. 하지만 임신 말기로 갈수록 자연스럽게 진행되는 척추변형은 어쩔 수 없다. 그러므로 임신 초기부터 바른 자세를 위한 적극적인 본인 의지가 중요하다.
Q 출산 후 육아를 할 때도 아기띠를 매거나 아기를 안아올리는 등 척추에 적지 않은 무리가 가게 마련이다. 이럴 때 척추를 바르게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달라.
요즘은 앞으로 매는 아기띠가 많은데, 허리 근육이 약한 사람은 뒤로 매는 아기띠를 추천한다. 왜냐하면 임신 중 뒤쪽으로 치우쳐 있던 척추가 출산 후 원위치 되어 있는 몸의 균형 상태에서 앞으로 매는 아기띠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다시 무게중심이 앞으로 쏠리게 되어 임신 상태와 같은 몸의 불균형 상태로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척추 근육과 엉덩이 근육에 무리를 주게 되고 앞서 말한 굽은 등 자세(Sway-Back)가 되기 쉽다. 하지만 평소 근력에 자신 있는 사람은 아기띠를 앞으로 메도 된다.
Q 현재 내 척추가 바른지, 아닌지 체크할 수 있는 방법은?
거울 앞에 서서 어깨가 안으로 말려있는지부터 살핀다. 그 다음 좌우 어깨 높이가 다른지도 살핀다. 주변인들에게 자신이 구부정한지의 여부를 물었을 때 ‘그렇다’란 말을 들었다면 척추가 바르지 않다는 것. 변형된 자세가 자리잡고 통증을 일으키지 전에 뭔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
Q 척추가 비뚤어지면 어떤 방법으로 치료하는가? 치료 효과를 보려면 어느 정도 치료를 받아야 하는가.
간단한 경우는 근육만 치료해도 바른 모양으로 만들 수 있지만, 통증이 이미 자리잡기 시작한 상태라면 투약도 필요하고 좀 더 전문적인 도수물리치료와 체외충격파, 심하면 신경차단술도 필요하나 개개인의 상태에 맞게 적용한다. 모유수유중인 경우에는 아기를 고려해서 투약이나 신경차단술 이외의 치료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치료 반응은 개인차이에 따라 큰 편이지만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척추 근육 강화 과정을 포함해서 평균적으로 3개월 정도 걸린다.
Q 척추가 바르면 골반도 바로잡을 수 있는가? 골반이 바르면 살이 빠진다고 하는데, 척추가 바르게 되어도 몸매를 아름답게 만들 수 있는지 궁금하다.
척추가 바르게 된 느낌은 반듯한 자세에서 느껴지는 아름다움과 같은 모습이다. 마치 발레리나들이나 숙련된 운동 선수들에서 보이는 느낌인 것.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골반과 척추는 생체역학적으로 하나처럼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구조라는 사실이다. 따라서 척추를 바르게 만드는 과정이 곧 골반을 바르게 만드는 과정과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기억하자.
도움말=김상현 원장(현명의원, 신경외과 전문의)
최주현 키즈맘 기자 ju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