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이 나고 태풍으로 차가 물에 떠내려가는걸 본 아이가 비가 오거나 바람이 세게불면 우리집이 무너지는것 아니냐고 무서워해요"
지난 9월 경주일대 지진 발생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강풍을 동반한 태풍 '차바'가 울산 및 부산을 강타하면서 피해가 속출했다.
연일 뉴스 속보를 통해 지진과 태풍피해 영상이 보도되면서 자연스럽게 이를 접한 아이들이 공포나 트라우마를 겪을 수 있다
아이들은 마음이 불안하거나 무서울 때, 감정을 말로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아이들이 평소와 다르게 공격적인 행동을 보인다면 공포심을 표출하는 것일 수 있으므로 눈여겨봐야한다.
아이가 특별히 다치거나 아픈 것이 아닌데 머리나 배가 자주 아프다고 한다던가 산만해지고 활동량이 많아져도 공포감을 가진건 아닌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지진 주제에 집착하고 계속 지진에 대한 이야기나 놀이를 하는 것, 혼자 있기 싫어하는 것도 문제행동의 단면이다. 소변가리기 등 예전에 잘 하던 행동이 일시적으로 퇴행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아이의 행동은 아이가 도움이 필요하다는 신호일 수 있으므로 혼내거나 윽박지르지 말고 아이의 정서 상태를 알아차리고 적절히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 혼자 잘 자던 아이가 부모 곁에서 잠을 자려 할때도 최대한 아이 입장을 배려해주도록 하자. 잠들때까지 곁에 있어준다든지 수면등 등 소품을 이용해 아이 마음을 안정시켜주는 것도 좋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가 지진이나 태풍으로 인한 피해를 보도하는 뉴스를 너무 많이 보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점이다. 최근 인터넷, TV, 신문, 라디오 등을 통해 태풍 관련 뉴스가 지속적으로 보도되는데, 뉴스를 외면해서는 안되겠지만 아이와 함께 시청하는 것은 지양하도록 해야한다.
아이가 평소와 다른 행동을 수주 이상 지속한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소아정신과 전문의인 김태훈 사랑샘터 원장은 "'시간이 지나면 좋아지겠지'라는 생각으로 방치하면 오히려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로 이어질 수 있으니 각별한 주의가 당부된다"고 조언했다.
이미나 키즈맘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