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SBS '영재발굴단'에 11살 수학영재 송현준 군이 출연했다. 수학 학습 능력검사에서 상위 0.3%로 밝혀진 송현준 군은 서울대 수학과 입시문제도 풀어냈을 뿐만 아니라 2017학년도 수능 수학 기출문제를 암산으로 맞히는 등 놀라운 능력을 보였다. 반면 수학 영재원에 두 차례 불합격했고, 수학 관련 수상 경력이 없어 송 군의 능력은 더욱 주목을 받았다.
이에 직접 송 군의 문제풀이 모습을 지켜 본 스타강사 차길영 세븐에듀·차수학 대표에게 송 군의 특별한 수학 접근법과 공부법을 들었다. 다음은 차길영 강사와의 일문일답.
Q. 수학 천재로 알려진 송현준 군이 다른 학생들과 어떤 점에서 차이가 있나
A. 송현준 군이 다른 학생과 가장 크게 다른 점은 수학을 ‘과정의 학문’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송 군은 입시나 시험을 위한 문제풀이 기술을 습득하기보다는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 자체를 즐기고 있다. 송 군은 단순히 공식과 수학 증명을 암기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수학의 법칙을 스스로 발견하는 송 군의 사고력과 추론 능력이 놀라웠다.
Q. 송 군처럼 수학을 즐기는 뛰어난 학생이 영재원이나 경시대회에서 수상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장단점이 무엇인가
A. 수학 그 자체를 즐기는 학생들은 기본적으로 사고의 깊이가 남다르다는 것이 장점이다. 문제를 해결해가는 과정, 즉 생각하는 사고과정 속에서 즐거움을 찾기 때문에 무한한 사고력을 가질 수 있다. 그래서 어떤 수학문제를 접하더라도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연습이 매우 잘 되어 있다. 이것은 나아가 다른 사물을 이해할 때도 독특하고 창조적인 관점을 적용할 수 있게 한다.
단점은 입시나 시험과 같이 정해진 시간 내에 빠르게 결과를 내야하는 상황에서는 취약한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다. 깊이 사고를 해야 하는 만큼 시간이 많이 필요한데 일반적인 시험은 시간이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Q. 현재 중고등학생들이 수학공부법에 있어 송 군에게 배울 점이 있다면
A. 송 군처럼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중요하다. 선생님이 아무리 개념과 문제풀이 설명을 잘 해도 본인이 그것을 복습하면서 내재화하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송 군처럼 한 문제에 대해 다양한 풀잇법을 생각하는 복습법은 개념을 더욱 튼튼히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생소한 문제를 만났을 때 대처할 수 있는 사고력을 키운다. 따라서 학교수업, 인터넷 강의, 학원 등에서 배운 개념을 자신의 것으로 완벽히 소화할 수 있도록 복습하고, 정답만 맞추는 것이 아니라 여러 방법을 동원하려고 도전하는 자세가 수학 실력의 폭발적인 성장을 가져온다.
Q. 마지막으로 차 강사는 송 군이 어떻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는가
A. 예측하기 어려운 부분이지만 송 군을 접하면서 고드프리 해럴드 하디 교수가 떠올랐다. 영화 ‘무한대를 본 남자’에서 천재 수학자 라마누잔을 발견하고 성장시킨 사람이다. 해석적 정수론 분야에서 많은 업적을 남겼고, 케임브리지와 옥스퍼드 등 명문대학교의 교수를 역임한 그가 강조한 것이 바로 순수학문으로서의 수학, 즉 수학의 원리를 탐구하는 자세다. 송 군이 하디 교수처럼 순수 학문으로서의 수학 발전에 크게 기여할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해본다.
김경림 키즈맘 기자 lim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