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펼치는 순간 새로운 세상이 튀어나온다. 아이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하고 다음 페이지를 기대하게 만드는 팝업북의 매력은 과연 어디까지일까.
팝업북의 역사
팝업북은 입체적 예술성을 가진 공학적 구조물로 무버블 북(movable book)이라고도 한다. 2차원의 종이를 펼치면 3차원의 그림이 나왔다가 다시 접으면 원래대로 되돌아가는 성질을 지녔으며 페이지 속의 그림들이 움직이는 현상도 포함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팝업북의 시초는 13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시인 레이몬드 룰이 최초로 팝업북 형태의 학설책을 출간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1560년대에는 처음으로 인쇄 형태의 팝업북이 등장하기도 했다. 이후 1800년대에 들어서 아동 놀이를 목적으로 하는 팝업북이 판매되기 시작했다. 20세기 말 무렵, 팝업북 분야는 급격한 발전을 이루며 보다 정교하고 복잡한 작품이 등장했고 오늘날의 팝업북 대중화 시대를 열었다.
팝업북의 교육적 효과
팝업북은 그 원리를 통해 융합적인 교육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접었다 펼치면 움직이는 그림 조각들, 튀어 나오는 모양 등이 아이의 호기심과 탐구심을 자극한다. 팝업북을 직접 제작하는 활동은 아이의 창의력, 공간개념, 연출력, 상상력과 표현력 발달에 도움을 준다.
재밌는 팝업북 소개
POP-UP 정글 이야기
로버트 사부다와 함께 팝업북 아티스트로 유명한 매튜 레인하트의 작품이다. 메인 팝업과 함께 각 장마다 다양한 미니 팝업이 들어 있어 화려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책장을 접었다 펼치면 호랑이 입이 다물어졌다 벌어지고 모글리가 불붙은 나뭇가지를 휘두르는 장면에서는 불꽃 팝업이 등장한다.
러드야드 키플링 원작, 매튜 레인하트, 시공주니어, 3만8000원
신데렐라
은박으로 만들어진 호박 마차, 리본 레이스가 달린 신데렐라의 드레스, 투명 필름을 사용한 유리구두 등 종이뿐만 아니라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 화려한 입체감을 선보인다.
샤를 페로 원작, 매튜 레인하트, 넥서스주니어, 3만8000원
눈사람 아저씨
내가 만든 눈사람이 살아 움직인다는 상상을 현실로 보여 주는 팝업북. 영국 어린이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명작 '눈사람 아저씨'의 아름다운 장면을 생동감 있게 묘사한다.
레이먼드 브리그스 지음, 이명희 옮김, 마루벌, 2만2000원
이미경의 팝업 세계사 시리즈
DIY 키트로 구성돼 아이가 세계 문화유산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다. 마추픽추, 블루모스크,성소피아성당, 타지마할 등을 비롯해 국내 문화유산 시리즈도 학교 수업 교구로 인기를 얻고 있다.
이미경, 국제팝업북아트협회, 7000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회전목마 팝업북
책의 앞과 뒷부분을 맞대어 리본으로 묶으면 회전목마처럼 책을 360도 돌려가며 감상할 수 있다. 아이들이 3차원 입체감을 느끼도록 각 장면의 그림을 정교한 팝업으로 겹겹이 만들어 완성도를 높였다.
루이스 캐럴 글, 존 테니얼 그림, 사파리, 2만5000원
깜짝깜짝 팝업북 꽃밭
꽃밭의 아름다운 배경이 입체적으로 살아 움직인다. 간결하고 경쾌한 문장과 의성어, 의태어가 아기의 언어 발달에 도움을 준다.
피오나 와트 글, 알레산드라 새카로풀로 그림, 어스본코리아, 1만1000원
팝업북 만드는 엄마 임상희 씨
"활동도 높은 취미 생활로 딱이에요"
지난 2016년 10월 팝업북 교육과정을 수강하기 시작한 임상희 씨는 팝업아트 자격증 1, 2급 보유자다. 현재 심화 과정에 앞서 연구 기간을 거치고 있는 그녀를 만나 팝업북의 매력을 물었다.
팝업북에 입문한 계기는
결혼 전, 영어 강사로 일하며 아이들과 가까이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동화책에 관심이 많이 가더라고요. 팝업북은 남편이 추천해 줬어요. 제가 동화를 만들고 싶어하는 걸 아니까 '아이들 책 중에 팝업북도 있더라'며 한 권 사왔더라고요. 마침 팝업북 제작 과정을 가르치는 국제팝업북아트협회가 집 근처에 있어서 팝업북 만들기에 직접 도전해 보겠다고 결심했죠.
직접 만들어보니 어떤지
힘든 만큼 재미있어요. 솔직히 창의력을 이렇게나 많이 요구할 줄은 몰랐거든요. 시행착오도 많이 겪어야 하지만 할수록 빠져들어요. 작품을 하나씩 완성할 때마다 성취감을 느끼고 더 고난이도의 작품을 만들겠다는 동기부여가 돼요. 특히 사회생활을 하다가 전업주부가 되면서 무료함과 우울증 비슷한 증상도 있었는데 팝업북을 접하고부터 일상에 자신감이 생겼어요.
팝업북의 진정한 매력은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팝업북의 가장 큰 매력이에요. 과학에도, 영어 과목에도 접목시킬 수 있거든요. 팝업북은 만드는 원리만 알면 어떤 콘텐츠에도 적용할 수 있어요. 창의교육에 아주 적합한 도구에요.
팝업북을 보여줬을 때 아이 반응은
일반 동화책은 그냥 읽어주는 게 전부라서 아이가 지루해 하는 감이 있어요. 팝업북은 입체적이라 내용에 생동감을 불어넣죠. 아이의 반응을 보면 팝업북의 생기가 전달된다는 게 느껴져요. 특히 직접 만든 팝업북으로 아이와 함께 스토리텔링할 때 저 역시 재미를 느껴요. 아이가 이야기에 직접 참여하니까 집중력도 더 오래 가고요. 아이와 대화하는 시간이 늘어나서 더욱 친밀해지는 효과가 있답니다.
어떤 엄마들에게 팝업북을 추천하고 싶나
육아에 집중하느라 취미 생활이 사라진 엄마들에게 강력 추천해요. 여기에 약간의 손재주까지 있으면 더할 나위 없어요. 창의력이 필요하지만 그만큼 매력도 넘쳐요. 하나씩 완성할 때마다 얻는 성취감도 크고요. 그리고 엄마들, 특히 경력 단절된 엄마들이 다시 사회로 돌아가기에 팝업북만큼 부가가치가 높은 기술이 없는 것 같아요. 팝업북 강사에 대한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못 따라가는 상황이거든요.
임상희 씨가 제작한 팝업북
➊ 우연히 발견한 고양이 그림이 너무 예뻐 팝업북으로 표현했다.
➋ 아들 하준이가 좋아하는 배와 자동차를 주제로 했다.
➌처음으로 두 가지 팝업북 기법을 적용했던 작품. 사자 입과 다리가 움직인다.
직접 만들어 보는 팝업북
감사의 마음을 듬뿍 담아 전하는 <장미 팝업카드>
<장미 팝업카드>
➋ 꽃 모양의 도안 7장을 오린 후 번호가 있는 연결 부위에 양면 테이프를 붙여 준비한다.
➌ 준비된 꽃잎 모양의 종이조각들을 접이선 대로 접어준 후 양면 테이프를 떼어 연결 면끼리 붙인다.
➍ 만들어진 1번 꽃잎의 양면 테잎을 떼어낸 후 2번에 끼워 붙인다. 같은 방법으로 2번을 3번에 끼워 붙여주고 나머지도 도안 번호대로 차례로 끼워서 7번까지 붙인다.
➎ 만들어진 꽃을 납작하게 반으로 접어 카드지 안쪽의 중심에 맞춘다. '붙이는 곳'이라고 표시된 점에 양면 테이프를 떼어낸 꽃을 붙인다.
아이를 위한 <재미있는 숫자 팝업카드>
<재미있는 숫자 팝업카드>
➊ 도안의 접이선이 잘 접히도록 송곳으로 자국을 낸 후 칼을 사용해 실선을 따라 잘라낸다.
➋ 오린 도안을 접이선 대로 접는다. (접이선이 뒷면에 있어야 완성했을 때 테두리가 깨끗하다.)
➌ 숫자카드 뒷면에 색지를 대고 숫자카드의 뒷면에 순서대로 붙인다.
➍ 하드보드를 재단한 뒤 예쁜 포장지 안쪽에 그림과 같이 붙여준 후 사방을 잘라내 하드보드를 감싸 책 표지를 만든다.
➎ 숫자카드를 책 표지 안쪽에 붙여 준다.
▶ 도안과 자세한 제작 방법 참고하기 (국제팝업북아트협회)
위 기사는 <매거진 키즈맘> 3월호에도 게재되었습니다.
매거진 키즈맘 구입처
kizmom.hankyung.com/magazine
글 사진 김경림 도움말 이미경(국제팝업북아트협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