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과 출산이 늦어지고 있는 가운데, 노산과 제왕절개 수술이 유방암 발병률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고대구로병원 종양내과 강은주 교수와 산부인과 조금준 교수팀은 2010∼2012년 건강보험심사평가 서비스(HIRA) 데이터를 이용해 출산 경험이 있는 여성 138만4551명을 대상으로 고령 분만 및 제왕절개와 유방암 발병률을 분석했다. 그 결과 35세 이상 산모의 유방암 발병률이 최대 2.8배 높았다고 30일 밝혔다.
연구진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 중 35세 이상 산모는 24만1852명, 35세 미만 산모는 114만2699명이었다. 이 중 출산 후 1년 이내 유방암이 발생한 환자는 총 317명이었다. 35세 이상 산모가 102명, 35세 미만 산모가 215명이었다.
연구진은 해당 데이터를 기초로 해 통계적으로 분석해 보니 35세 이상 산모가 35세 미만 산모보다 유방암 발생 위험률이 약 2배 높았다고 설명했다.
또 같은 기간 제왕절개 수술을 한 산모 50만2924명과 자연분만 등을 택한 88만1627명을 비교했을 때 제왕절개 수술을 받은 산모가 산후 유방암 발병률이 1.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에 아이를 낳은 여성 45만7924명을 따로 구분해 3년간 관찰한 결과도 비슷했다. 35세 이상 산모가 35세 미만 산모보다 유방암 발병률이 2.8배 높았으며, 제왕절개 수술을 했을 때는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유방암 발병률이 1.2배로 높았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출산 후 유방암 발병의 다른 원인으로 의심되는 임신중독증이나 임신성 당뇨, 쌍둥이 출산은 산모에게 별다른 영향이 없었다고 전했다.
대표적인 여성 암인 유방암은 매년 발병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발병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다. 다만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 연령, 출산 경험, 수유 기간, 음주, 가족력 등이 원인인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강은주 교수는 "정확한 메커니즘은 아직 밝힐 수 없지만 많은 위험 요인 중 '산모의 나이'와 '출산 방법'이 유방암 발병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이번 연구의 의미를 소개했다. 조금준 교수는 "출산 후 유방암은 조기 발견이 어렵다"며 "추가적인 연구를 진행해 산모의 건강관리에 유용한 자료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 최근호에 실렸다.
노유진 키즈맘 기자 genie8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