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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로 살아가기, 나만 힘든가요?

입력 2017-06-08 12:15:35 수정 2017-06-08 12: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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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를 '극한 육아 생존자'라 자처하는 엄마가 있다. '엄마 되기 나만 힘든 건가'하고 절망하는 엄마들에게 아찔했던 자신의 초보 엄마 시절 에피소드를 대방출하며 초공감 기립박수를 받고 있는 '미세스 찐' 한혜진 씨다.

육아의 대나무숲으로 통하는 그녀의 네이버 포스트 <극한육아 상담소>에 엄마들이 가장 많이 성토하는 고민 1위는 무엇일까? 수많은 헛짓과 좌절 끝에 체득했다는 육아 생존 비법까지 들어보자.

1위 "내가 아이를 잘 키우고 있는 건지 불안해요"
아이가 분리불안이 심하고 말도 느린 편이에요. 또래 친구들에 비해 뒤처진 듯해서 자꾸 비교하게 되고 주변 엄마들의 조언에도 예민해져요. 내가 아이를 잘 키우고 있는 건지, 죄책감이 느껴지고 불안한데 어떻게 할까요?
미세스 찐 "스스로를 마음껏 믿어 보세요"
육아에는 정답이 없어요. 명답만 있죠. 명답이란 건 '나만의 생각'입니다. 명답이 있으면 누가 나를 지적해도 흔들리지 않아요. 이임숙 아동심리학자는 <엄마가 놓쳐서는 안 될 결정적 시기>라는 책에서 유아기에 부모가 꼭 해야 할 것으로 '놀기, 상상하기, 약속 지키기' 세 가지를 꼽았어요. 만 36개월이 되지 않은 아이에게는 이 세 가지면 충분하다는 말에 저는 큰 위안을 받았습니다. 엄마의 사랑이 담겨 있는 육아에는 실패란 없다고 생각해요. 육아는 '조금씩, 천천히, 꾸준히' 하는 것이기 때문에 '나는 이렇게 아이를 키우고 싶다'라고 방향만 정해도 큰 버팀목이 될 거에요. 내 삶을 가장 잘 아는 사람, 내 아이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결국 '나'밖에 없습니다.
Plus Tip 뜨끔한 육아는 이제 그만
평소 아이가 엄마에게서 떨어지기 싫어할 때 기분이 어떤가? 그리고 옆집 엄마가 보는 데서 아이가 엄마에게서 떨어지기 싫어할 떄 기분이 어떤가?
위의 질문에 냉정하게 답해 보자. 같은 상황이라도 기분이 달랐다면 조금은 뜨끔했기 때문일 것이다. 집에서건 밖에서건 뜨끔하기 전에 아이의 행동을 바로 잡거나, 뜨끔한 훈육은 하지 않는다.

2위 "툭하면 욱하고 화가 나요. 내 안에 괴물이 사는 것 같아요"
아이가 잘 놀고 밥도 잘 먹으면 사랑스러워 폭풍 뽀뽀를 하다가도 떼를 부리거나 보채면 욱하고 화가 나요. 잠든 아이를 보며 미안함에 반성하다가도 다시 하루가 시작되면 같은 일상을 반복합니다. 내 마음인데도 내 마음이 아닌 것 같고 감정기복이 심해요. 저만 이런 걸까요?
미세스 찐 "엄마 되고 3년까지는 감정 체력을 키우는 시간이에요"
저를 비롯한 많은 엄마들이 겪는 육아 감정입니다. 나름 금지옥엽으로 성장해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맡은 소임을 다하며 살다가 인생 최초의 푸대접을 받는 시기, 최초의 고립감을 느끼는 시기가 바로 초보 엄마 시절이에요. 육아에는 원칙, 상식, 이성이 딱 맞아 떨어지는 경우가 드물죠. 신비한 알고리즘이 난무하는 미스터리 판타지의 결정체라서 이성이 실종되고 감정만 날뛰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감정의 주인으로서 나를 다스리는 방법을 찾아야 해요. 엄마가 되고 3년까지는 나의 감정 체력을 키우는 시간으로 봐야 해요. 육아는 나 자신의 가장 솔직한 부분을 맞닥뜨리게 되는 철학의 시간인 것 같습니다. 엄마의 체력도 중요해요. 아이가 잘 때 함께 자며 체력을 보전해야 육아가 조금은 더 수월해진다는 걸 꼭 명심하세요.
Plus Tip 하루 세 줄 감정일기 쓰기
오늘 가장 힘들었던 일, 오늘 가장 즐거웠던 일, 내일의 목표(또는 관심 가는 일)를 순서대로 각각 1줄씩 써 본다. 손글씨로 천천히 쓰는 연습을 한다. 기록하다 보면 어떤 순간에 내가 욱하는지를 파악할 수 있고, 욱하는 포인트를 아는 것만으로도 감정 기복이 줄어든다.

3위 "엄마가 되고 나니 남편이 나를 여자로 안 보는 것 같아요"
연애할 때는 남들이 부러워하는 완벽한 커플이었어요. 그런데 아이가 태어난 후 스킨십과 부부관계가 없어졌어요. 아이가 잠들면 서로 휴대폰만 보다가 잠드는 게 일상이 됐죠. 남편의 코 고는 소리 때문에 임신 때부터 각방을 쓰다 보니 이렇게 된 것 같아요. 남편에게 다시 여자로 사랑받을 순 없는 걸까요?
미세스 찐 "약 67%의 부부가 출산 후 3년 동안 급격히 사이가 나빠져요"
왜 첫 3년일까요? 부모로서 가장 서툴고 힘든 시기여서 항상 신경이 곤두서 있고 서로에게 불만이 생겨요. 아이 때문에 각방을 쓰는 경우도 많고요. 저는 '틈만 나면 남편과 살을 붙이고 있기'를 추천해요. 하루 단 30분이라도 베갯머리 대화를 나눈다면 더 좋겠지요. 남편은 아내가 편한 타이밍이 언제일지 가늠하기 어려우니 아내가 먼저 다가가는 게 현명할지도 몰라요. 사실 남자는 대놓고 말해주지 않으면 모를 때가 많잖아요. 원하는 것을 표현할 때는 "당신이~"보다 "내가~"라는 'I Message' 대화법을 적용해 보세요. 부부싸움을 할 때도 '나' 표현법을 쓰면 격한 상태로 치닫지 않더라고요.
Plus Tip 배우자의 장점 50가지 적어 보기
일반적으로 좋은 관계가 유지되려면 상대에 대한 긍정성 대 부정성의 비율이 5:1 정도가 돼야 하고 깨가 쏟아질 듯 관계가 좋으려면 20:1이 돼야 한다. 즉, 상대의 장점을 많이 찾을수록 좋은 관계를 만드는 데 유리하다는 것. 자꾸만 아이의 단점만 보일 때 아이에게 적용해도 좋다.

김경민 객원기자 사진 조철규(미가스튜디오) 의상협찬 베스띠벨리, 아가타파리

한혜진 씨는…
KBS '무한지대큐', MBS 'W', SBS '신동엽의 있다없다' 등에서 13년간 방송작가로 활동했다. 초보 엄마들의 극한육아 예방 및 자기 성장을 위한 블로그 <엄마방송국>을 운영하면서 육아와 결혼 관련 포스트 활동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
입력 2017-06-08 12:15:35 수정 2017-06-08 12: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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