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적인 정보 없이 전통적인 방법에 따라 키우던 시절,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 하나면 충분했다. 그러나 오늘날 사랑하는 마음 하나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부모가 몇이나 있을까? 좋은 부모로서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해내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연신 쏟아져 나오는 완전한 정보들 속에서 상대적으로 불완전함과 부족함을 느끼는 부모. 오늘날 무분별한 정보의 가열이 완벽한 엄마, 좋은 아빠가 되길 꿈꾸는 수많은 부모의 마음에 상대적 박탈감을 허락한다.
◆충분히 좋은 엄마(Good enough mother)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부모는 '슈퍼 대디', '슈퍼 맘'을 조장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맞추려 눈코 뜰새 없이 바쁘다. 아이가 태어날 때, 느꼈던 기쁨과 가슴 벅찬 감동은 정말 잠시였던 걸까? 아이가 성장하고 한 해, 두 해 시간이 지날수록 어깨는 무겁고, 피로는 누적되고, 부모의 한숨은 깊어진다.
완벽한 부모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의 사로잡혀 자신의 마음을 오늘도 짓누르는 부모. 완벽한 부모가 아이에게 '좋은 부모'일까?
모든 것을 해결해주고 완벽한 환경을 제공해주는 부모가 완벽한 것 마냥, 비추어지지만 결론적으로 최선의 양육은 아니다. 영국의 소아과 의사이자 정신분석가였던 도널드 위니캇(Donald Winnicott)에 따르면, 좌절과 실패 없는 삶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에게 최적의 좌절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 최선의 양육이라고 했다.
즉, 위니캇이 제시한 ‘충분히 좋은 엄마(Good enough mother)’는 '완벽한', '넘치는', '과잉된' 의미가 상위 개념을 차지하지 않는다. 아이에게 놓인 상황 가운데 아이와 상호작용하며 아이가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적절한 반응이 아이의 긍정적 자존감을 세워간다.
아이를 키우면서 여러 고민은 필수 불가결하겠지만 모든 것이 아이를 키우는 데 있어 하나의 과정일 뿐이다. 부모의 부족함, 서투름, 실수 등 자책하며 일희일비하지 말자.
아이가 목을 가누고, 뒤집기를 하고, 첫 걸음마를 떼었을 때, 마음껏 기뻐하고 아이를 격려했던 것 처럼 부모 스스로에게 격한 셀프 격려가 필요하다. 오늘도 애쓰는 부모들에게 응원의 마음을 건네본다.
◆ 좋은 부모가 되기 이전에 되돌아보는 '자기돌봄'
ㅣ완벽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자
좋은 엄마 콤플렉스 극복의 시작은 엄마는 완벽할 수 없다는 인정에서부터 비롯된다. '과유불급' 할 수 없는 것은 과감히 포기하자.
ㅣ스스로를 돌보자
삶의 주체는 아이가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이다. 아이를 중심에 놓고 나를 보지 말고 나를 중심에 놓고 그 옆에 아이를 놓자. 엄마가 행복해질 때 비로소 아이도 행복해질 수 있다.
ㅣ반성은 적당히, 칭찬은 격하게 하자
과도한 반성은 깊은 좌절감에 빠뜨린다. 반성만큼 중요한 것이 스스로를 격려하는 것이다. 칭찬에 넉넉해지자.
ㅣ실수에 연연하지 말자
실수도 양육하는 과정 중 일부이다. 시행착오 거치면서 크는 아이들처럼 부모 역시 시행착오를 통해 성장한다. 그러니 아이에 대한 막연한 죄책감과 불안감은 벗어던지자.
ㅣ분별력 있게 선택하자
많은 양의 육아 정보가 아닌 어떤 정보를 선택할 것인지가 더 중요하다. 정보를 모으려고 열 올리기 보다 무분별한 정보들 속, 분별력 있게 정보를 선택하자.
오유정 키즈맘 기자 imou@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