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 없어서", "일자리가 없어서", 미혼남녀가 결혼하지 않는 이유는 다양하다. "비용이 많이 들어서", "아이를 돌 볼 시간이 없어서", 결혼한 부부가 아이를 낳지 않는 이유도 다양하다. 지난해 서울시의 합계출산율은 0.94명으로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서울시는 심각한 저출산 위기를 극복하고자 시민들과 함께 저출산 문제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를 극복할 방법을 찾기 위해 8일부터 14일까지 시민 정책토론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토론회는 임신‧출산, 자녀양육에 국한하지 않고 주거, 일자리, 일‧가족양립, 외국인다문화까지 전반에 걸쳐 시민 당사자의 의견을 들어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을 위해 ‘설 자리 만들기(주거, 일자리)’, ‘보금자리 만들기(임신‧출산‧자녀양육)’, ‘함께 더불어 사는 세상 만들기(일‧가족, 외국인다문화)’에 나선다.
앞서 서울시는 올해 4월부터 저출산 위기에 대응할 정책과제를 발굴해 왔다. 시민들의 의견을 들어 과제들의 내용을 보완하고 새로운 과제를 추가로 발굴하고자 이번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분야별 토론회를 통해 발굴된 과제들은 전문가 평가를 거친 후, 12월 9일 6개 분과 합동으로 개최하는 최종토론회에 의제로 제안되며, 여기서 시민투표를 거쳐 서울시 저출산 대응과제로 확정된다.
다섯 번의 토론회는 공통적으로 ‘문제 공감을 위한 토크쇼’와 ‘과제 발굴을 위한 워크숍’으로 구분되지만, 그 분야가 다양한 만큼 분과의 특성에 맞게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특히, 공감 토크쇼 패널은 시민들이 보다 쉽게 문제를 발견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 재미와 전문성을 동시에 지닌 인사와 시민 당사자 위주로 구성된다.
지난 8일에는 임신출산분과의 “이래가지고 애 낳겠냐!” 토론회에서 부모교육을 전문으로 하는 사회적기업 ‘그로잉 맘’의 부대표가 만삭의 몸을 이끌고 ‘서울에서 임산부로 사는 설움’과 ‘아이를 낳는 것도, 키우는 것도 모두 돈돈돈’이라는 주제로 토론을 이끌었다.
같은 날 일‧가족양립 및 외국인다문화분과의 “이래가지고 같이 살겠냐!” 토론회가 개최해 일‧가족양립 우수기업 시상식과 더불어 수상 기업의 대표가 ‘일가족 양립에 필요한 기업의 역할’에 대해 말하고, ‘다모 글로벌교육문화 협동조합'의 전춘화 이사장이 ‘다문화 사회에 필요한 우리의 태도’라는 주제로 토론을 이끌었다. 이 날 행사에서는 아이들을 동반하고 토론회에 참여하는 부모를 위해 행사시간 동안 서울여성플라자의 ‘별난 놀이터’에서 아이들의 놀이돌봄 교실이 무료로 진행돼 참석자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지난 10일에는 개그우먼 정경미와 이경아가 진행하는 '투맘쇼'가 진행됐다. “이래가지고 애 키우겠냐!”를 주제로 한 이번 토론회에서 유머와 콩트를 통해 시민들의 의견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냈다.
토론회 마지막 날에는 결혼이 힘든 미혼남녀와 신혼부부들을 타겟으로 한 토론회에서 ‘청년들의 방 구하기 리얼 다큐, 레이방 한 평 구하기’로 스브스뉴스에서 젊은이들의 공감을 얻은 라규영 에디터와 실제 고시원에 거주하고 있는 청년이 참여하는 ‘안정적 삶을 위한 주거 정책 제안’이 이뤄졌다. 또 지속가능한 가정경제연구소의 박상훈 소장과 실제 주거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신혼부부가 참여하는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주거정책 제안’이 토론을 이끌었다.
일자리분야 토론회는 다른 토론회와 달리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포럼 형식으로 진행됐으며 ‘여성의 일자리 확대’와 ‘여성 일자리의 질 제고’라는 두 가지 주제에 대한 발제와 이를 바탕으로 하는 시민 의견 수렴의 자리를 가졌다.
엄규숙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추진 중인 서울시의 '저출산 대응과제 발굴'과 관련해 "저출산 문제는 사회 모든 분야의 문제점이 축적되어 나타난 결과이기 때문에 이를 전반적으로 해결할 종합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국가적 차원의 과제이지만, 날로 심각해지는 저출산 위기를 완화하는데 시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며, "이를 위해선 당사자가 지금 당장 필요로 하는 시급한 문제가 무엇인지 알아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만큼 이번 토론회에 많은 시민들이 참여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해 주기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송새봄 키즈맘 기자 newspring@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