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나면 머리를 바닥에 쾅 찧고 입술에 피가 날 때까지 얼굴을 쿵 하고 땅에 박아요.”
25개월 된 남자아이를 키우고 있는 김사랑(31) 씨는 요즘 뜻대로 되지 않으면 자해하는 아들 때문에 걱정이 많다. 김 씨는 “양치를 시키거나 약을 먹이는 등 아이가 싫어하는 행동을 하고 난 뒤에는 어김없이 자해를 한다”며 “타일러도 보고 혼내기도 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자해하는 행동이 더 과격해질 뿐 나아지지 않아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토로했다.
“우리 아이가 도대체 왜 자해를 할까” 의문이 든다면, 아이의 특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영유아의 경우 자해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의사소통 기술의 결핍이다. 분노와 좌절, 스트레스 등 부정적인 감정을 말로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에 자해라는 행동으로 표출하는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관심 끌기다. 예컨대 아이가 머리를 쿵쿵 박으면 부모는 놀라 아이를 안게 되고 아이에게 관심을 표현하기 마련이다. 자해 행동으로 부모의 즉각적인 반응을 끌어냈다고 생각하면 관심이 필요할 때마다 자해 행동을 하게 된다.
한 연구에 따르면 18개월 미만의 약 11~17%가 자해 행동을 한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자해 행동은 머리 박기, 부딪치기, 꼬집기 등이다. 이러한 자해 행동은 의사소통이 원활해지는 3~5세경 대부분 사라진다고 보고 있다.
자해 행동을 교정하기 위해서는 크게 반응하거나 당황하지 않아야 한다. 아이가 자해 행동을 할 때 크게 놀라거나 지나치게 관심을 기울이면 오히려 자해 행동을 악화시킬 수 있다. 연세정신건강의학과 손석한 원장은 “부모는 아이의 자해 행동을 보면 감정적으로 흥분하거나 당황하지 말아야 한다. 아이는 부모의 당황하는 반응에 재미를 느끼거나 우쭐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해 행동을 교정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폭력이나 폭언으로 교정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자해 행동을 하는 아이에게 “더 때려”, “엄마가 때려줄 게” 등 부정적인 표현을 쏟아내게 되면 자신에 대한 공격성이 타인에 대한 공격성으로 나타날 수 있다.
아이가 자해 행동을 보이면 “싫어요”, “안돼요” 등 언어적 표현으로 말하는 훈련을 시켜서 좋고 싫음을 표현하게끔 알려줘야 한다. 또한, 아이의 불편하고 화난 마음을 읽어주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 “우리 00이 양치하기 싫었구나”, “우리 00이 약 먹어서 화났구나” 등 상황에 따라 아이의 불편한 감정을 이해하고 어루만져줘야 한다.
자해 행동은 부정적인 감정의 표출이기 때문에 스트레스 풀어주는 놀이가 큰 도움이 된다. 추천 놀이는 종이 찢기와, 봉투 터트리기 등이다.
먼저 못 쓰는 종이를 준비해서 아이가 마음껏 찢고 불고 날리는 등 자유롭게 놀 수 있도록 한다. 큰 신문지도 좋고, 휴지도 좋고 아이가 쉽게 찢으면서 놀 수 있는 것은 어느 것이라도 좋다.
봉투 터트리기 놀이는 재활용 봉투에 바람을 불어 넣은 뒤 손바닥으로 누르면 뻥 하고 풀어지도록 가볍게 묶어 준비한다.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봉투를 들고 신나게 흔들기도 하고 주먹으로 힘껏 날리면서 스트레스가 풀어지도록 신나게 놀아준다.
류신애 키즈맘 기자 loveu@kizmom.com
입력 2017-11-30 13:37:29
수정 2017-11-30 13:37: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