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서 읽은대로 부모가 A를 말하면 아이가 B 혹은 C를 말하거나 행동하기를 기대하는가? 만약 그렇지 않은 아이 모습을 보고 실망했다면 부모가 자아성찰을 먼저 하길 바란다. 아이는 저마다 다르기 때문에 섣불리 예상하거나 단정지어서는 안 된다.
현재 중국에서 자녀교육 전문가로 활동 중인 청모추의 저서에 따르면 양육 시 자녀를 무대의 주연으로서 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아이를 파악하고 양육 원칙을 세워야 한다고 덧붙인다.
양육 원칙에는 ▲ 아이의 삶에서 한 발 물러난다 ▲ 아이에게 지나친 관심을 쏟지 않는다 ▲ 아이의 노력을 함부로 부정하지 않는다 ▲ 아이를 또래와 비교하지 않는다 ▲ 아이의 말을 경청한다 ▲ 아이에게 평등과 존중이 담긴 말투로 말한다 가 있다. 여기에 부부간 상의를 거쳐 추가하거나 대체하면 된다. 아이를 키울 때는 흔들림 없는 일관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한 번 정한 원칙은 불가피한 상황이 아니면 수정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그러므로 이 과정에서 부모의 성향이 결정된다. 원칙에 따라 아이에게 비춰지는 부모의 모습이 곧 부모의 성향이다.
원칙이 정해졌다면 다음은 실전이다. 아이가 자신감을 갖게 하려면 칭찬하고 격려하며 존중해야 하고 아이가 그것을 느껴야 한다. 대표적으로 범하는 실수 중 아이를 충분히 기다리지 않고 부모가 나서서 문제 해결을 대신하는 것이 있다. 해결 단계의 가장 마지막에 살짝 아이 이름을 얹어 마치 아이가 전부 다 했다는 식으로 얘기하지만 아이는 부모의 의도를 알아챈다. 자신감 결핍으로 곧장 이어지는 행동이다.
"착하지", "부모님 말을 잘 들어야지"라고 하는 것도 '부모의 말을 거역하면 나쁜 아이'라는 공식을 아이에게 주입시킬 수 있으므로 지양해야 한다.
'우리 아이는 장난기가 너무 많아서 통제하려면 어쩔 수 없어요'라며 고민을 토로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장난기가 아이의 상상력과 창조성을 표현하는 한 방법인지 아니면 아이가 부모의 관심을 끌기 위해 하는 극단적인 행동인지를 먼저 고려할 필요가 있다. 부모 말에 순종하도록 교육하는 건 그 다음에 해도 늦지 않다. 이는 누군가 대신 진단해 줄 수 있는 내용이 아니므로 지속적으로 아이의 말에 담긴 다른 의미와 감정에 관심을 보여야 한다.
이처럼 양육은 조심스러워야 하지만 단호한 면도 분명히 있어야 한다. 아이의 친구관계가 그렇다. 사사건건 개입하고 싶은 마음이 크지만 아이가 원만한 사회생활을 하길 바란다면 어렸을 때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도록 한 걸음 물러서 있어야 한다.
아이의 꿈도 마찬가지다. 아이가 하고 싶다는 게 있으면 적극적으로 지원하되 꿈이란 실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알려주자. 아직 어린 나이지만 꿈을 지나치게 가볍게 여기는 것은 성장하면서 삶을 쉽게 생각하는 태도로 연결될 수 있다.
세상 많은 일 중 아이를 키우는 게 가장 뜻대로 안 된다며 한숨 짓는 부모가 많다. 그럴 때는 '결국 아이는 부모하기 나름'이라는 명제를 잊지 말고 참을 인(忍)을 손바닥에 한 번 더 쓸 수 있는 내공을 길러야 후회 없는 아이와의 시간이 될 수 있다.
참고=<아이에게 부모가 필요한 순간>(청모추 지음, 박주은 옮김, 위즈덤하우스_예담프렌드)
김경림 키즈맘 기자 limkim@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