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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사대주의’ 블랙홀?

입력 2018-01-10 09:56:48 수정 2018-01-10 10: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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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 당시 45달러였던 국가재정 파탄 위기 불모지에서 한강의 기적을 일군 대한민국.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넘는 높은 소득 수준을 넘보며 동경하기만 했던 다른 나라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눈부시게 성장한 것은 어디 경제수준 뿐이겠는가. 문화와 산업 각종 분야에서 인정받은 한국의 기술력은 해외에 수출된 지 이미 오래. 한류의 위상은 다른 나라와 견주어도 뒤처지지 않는다.

과거, 사회적 분위기와 흐름에 편승하며 지닌 문화사대주의는 점차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간다.

그러나 뿌리 깊게 박힌 편견의 잔재는 단번에 뿌리 뽑긴 어려웠던 걸까. 혹은 시대의 새로운 트렌드인 걸까.

과거의 문화사대주의사고는 현대에 들어와 세계화라는 명목으로 세련된 '트렌드'라는 이름으로 여전히 도처에 만연하다. 최근 몇 년간 육아맘 사이에서 회자된 것은 다른 나라의 양육법이다.이런 관심을 반영하듯, 육아서 베스트셀러에는부모라면 유대인처럼’, ‘프랑스 엄마 수업’, ‘독일 엄마의 힘’, ‘핀란드 부모혁명등의 제목에 책들이 즐비하게 늘어져 있다.


◆외면받는 한국 엄마 교육

해외에서 적용하고 있는 현지 교육법이라고 하면 귀가 번뜩인다. 다른 나라는 '우리나라 보다 교육 사정이 좀 낫지 않을까'하는 기대 혹은 헤어나올 수 없는 굴레를 벗어나게 해 줄 해결책이 있을 것만 같은 실낱같은 믿음 때문일까. 이도 아니라면 다른 문화권이 더 우월할 것이라는 막연한 사고에서 비롯된 걸까.

한 시대의 흐름일 수도 있고 다양한 이유에서 비롯된 해외 양육과 교육에 대한 관심은 자신이 속한 국가의 문화보다 다른 사회권의 문화가 더 우월하다고 여기는 문화사대주의랑 닮았다. 문화사대주의의 하나의 뿌리인 오늘날 '교육사대주의'는 더 넓은 시각과 확장된 개념의 이해가 필요하다.

시대가 변했고 세대가 바뀌었으며 의미하는 바도 달라졌기 때문이다. 더욱이 단순히 동경하는 것을 맹목적으로,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는 차원을 벗어나 세계화된 시대의'교육사대주의'는 온고지신(溫故知新)이라는 새로운 개념이 포함된다. 즉,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수용할 때 조율하는 행동의 범위를 포함시킨다.

사랑하는 자녀를 위해 효과적인 교육 방법과 양육법을 습득한다고 하는데 누가 비난하겠는가. 오히려 자녀 양육에 열심인 부모의 노력은 격려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주목해야할 것은 한국식 교육은 '왜 외면받는가?'에 있다. 한국 부모가 집필한 저서는 성과 위주로 원하는 대학을 보내고 어떻게 아이를 명문학교에 보낼 수 있었는지 따위의 내용을 담아 발간하고 이야기하기 때문일까?

한국인인 사람조차 한국 부모를 철저히 오해한다는 사실에서 오늘날 우리는 한국 부모의 교육을 경시하고 다른 나라의 교육법이 해결책인 것 처럼 여기는 태도에 기인한다.


◆유연성은 중요, 휘둘리는 것은 금물
아이가 행복하기를 바라는 부모의 공통적인 바람에 따라 부모는 최선의 방법으로 아이를 물심양면 돌보고 지지한다. 부모의 바람을 어떻게 구현해내는지에 대한 방법론은 다양하다.

가치와 신념, 우선순위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부모의 양육방법이 다르듯 한 개인의 생각을 쉽게 재단하여 옳다, 그르다고 말 할 수 없다.

우월하다고 여기는 각 나라의 교육방법 역시 단편적으로 맞다, 틀리다 얘기하기 보다 어떻게 수용할지에 대한 적절성의 부분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교육 학자의 이야기를 듣고, 자녀를 훌륭하게 키운 부모의 육아서를 읽고 대세에 편승하여 자신의 양육방법을 혹은 교육관을 쉽게 바꾸며 시시때때마다 바뀌는 궤도를 따라가야 하는 아이가 느끼는 혼란스러움을 짐작해봤는가?

다른 이의 말을 귀 기울여 듣고 자신의 생각을 바꿔 수용할 줄 아는 유연한 태도는 누구에게나 중요한 덕목이겠지만 유연성과 휘둘리는 것은 천차만별이다. 따라서 주체성이 없이 무비판적으로 무조건 따라하고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자신의 가친관고 여러 부분을 미루어보았을 때 적절한지에 대한 판단을 해야할 필요성이 있다.

부모가 자신의 교육관과 양육관을 정립하고 우선순위를 둘 때, 부모는 다양한 정보에 의해 휘둘리는 것이 아니라 필요에 따라 선택하고 들을 수 있는 유연성이 생기는 것은 아닐까?

오유정 키즈맘 기자 imou@kizmom.com
입력 2018-01-10 09:56:48 수정 2018-01-10 10: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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