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8년 3월 8일 미국의 1만5000여 여성 노동자들이 뉴욕의 루트거스 광장에 모였어. 여성들도 선거권을 가질 수 있도록, 노동조합 결성의 자유를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움직임이었지. 당시에 여성들이 선거권을 안 갖고 있었다는 게 안 믿어진다고? 그런데 맞아, 그땐 남성들만 투표할 수 있었어.
이런 상황이 문제가 있다고 인식한 현명한 여성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지. 미국 여성 노동자들은 척박한 환경에서 하루에 10시간도 채 쉬지 못하고 일했지만, 남성의 부속품으로 인식되는 등 인간 이하의 삶을 강요받았거든. 이후 1911년부터 세계적으로 여성의 날을 기념하고, 1975년 UN에 의해 공식일로 지정됐어.
이렇게 세상을 바꾼 여성들은 많아. 우리가 '위인'이라고 생각하면 상대적으로 남성이 대다수지만 여성에 그에 못지않아. 역사적으로 손꼽히는 위대한 여성들을 소개할게. 더 재미있게 책을 읽을 수 있는 방법도 미리 전수할게. 지은이 케이트 팽크허스트는 책에 소개된 인물 중 누군가와 깊은 연관이 있어. 과연 누구일지 생각하면서 읽으면 더 즐거울거야.
'세상을 바꾼 아주 멋진 여성들'은 자신의 재능과 꿈에 열정을 쏟아부은 여성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소설가 제인 오스틴, 수영선수 거트루드 에이덜리, 디자이너 코코 샤넬, 화가 프리다 칼로, 과학자 마리 퀴리, 고고학자 메리 애닝, 간호사 메리 시콜, 비행사 아멜리아 에어하트, 비밀 요원 마리 크리스틴 칠버, 탐험가 새커거위아, 여성 운동가 에멀린 팽크허스트, 로자 파크스 그리고 '안네의 일기'로 유명한 안네 프랑크까지 다양한 분야를 골고루 다뤘다.
이 책은 그들이 어떻게 역사를 바꿀만한 일을 해냈는지, 움직이게 한 결정적인 동기가 무엇인지, 그 결과 역사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를 깊이 있게 추적한다. 그렇다고 해서 책이 두꺼운 것은 아니다. 인물별로 2쪽을 배당했으며 삽화가 많아 시각적인 요소를 강조했다.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가 봐도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이다.
오히려 인물 한 명을 한 권 분량으로 다루는 위인전은 책을 읽는 아이의 집중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세상을 바꾼 아주 멋진 여성들'은 분량이 적기 때문에 아이들 뇌리에 명확히 박힌다. 머릿속에 입력되는 정보가 텍스트가 아닌 그림이면 기억에 더 오래 남기 때문에 이 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아이가 지루해하지 않으면서도 위인 몇 명을 단번에 만나게 된다.
POINT
세계 여성의 날에는 각국에서 어떤 행사가 열리는지, 그 의미는 무엇인지 알아보자. 그리고 여전히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과 고통을 받는 악습은 무엇이 있는지 공부하자. 특히 여성 할례나 조혼 풍습 등 여성들의 희생을 요구하는 문화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도 갖는다.
도서 : 세상을 바꾼 아주 멋진 여성들 / 글-그림 케이트 팽크허스트 / 옮김 니모 / 머스트비
김경림 키즈맘 기자 limkim@kizmom.com
입력 2018-03-08 14:18:25
수정 2018-03-08 14:3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