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뜨면 엄마는 두 명 몫의 출근을 해야 한다. 양치질도 두 번, 세수도 두 번, 외출복 입기도 두 번은 해야 한다. 때로는 의상에 신경 쓰는 아이 기분을 맞춰주느라 아침부터 외출복으로 패션쇼를 열기도 한다. 밥 먹는 건 아이가 우선. 숟가락을 들어 엄마 본인 입에 넣는 대신 아이의 작은 부리로 끊임없이 밥을 나른다.
치열하게 준비해 아이를 등원시키고 회사 책상에 잠깐 앉아 있으면 계속해서 밀려드는 업무로 여유가 없지만 그 와중에도 아이 모습만큼은 문득 생각난다. 그렇게 퇴근해서 아이를 품에 안으면 아이가 하는 말 "엄마는 회사에서 내 생각해?" 이런 물음에 나오는 채소 대답. 당근이지.
'엄마는 회사에서 내 생각해?'는 회사에서 일하는 엄마와 떨어져 하루를 보내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담았다.
부모가 모두 직장에서 일하는 가구 수가 급증하고 있다. 부모 특히 엄마와 평일에는 많은 시간을 못 보내는 아이들이 늘어남에 따라 아이들은 부모에게 사랑을 확인한다. 그중 가장 간단한 방법인 '질문'이 책의 제목이다.
물론 엄마도 업무가 있고 개인적인 생활이 있기 때문에 모든 순간 아이에게만 집중할 수는 없다. 이를 아이도 알고 있다. 그래서 엄마가 자신을 잊어버릴까 하는 불안한 마음에 자꾸만 물어서 다짐을 받고 안정감을 느낀다.
말로 표현하는 것도 좋지만 이야기의 힘을 빌려서 우회적으로 이야기하는 영리한 교육 방법도 있다. 엄마와 나의 처지를 그대로 반영한 이야기를 읽는 동안 아이가 자연스럽게 깨닫는 바가 생긴다.
특히 이 책은 삽화 구성을 주목하자. 한쪽은 엄마의 일상, 반대편은 아이의 일상을 배치해 모녀의 같은 시간 다른 모습을 비교하는 재미가 있다.
회사를 하루 데려가는 것도 좋은 방법으로 꼽힌다. 자신이 없는 동안 엄마가 어디에 있는지, 무슨 일을 하는지 궁금해 하는 아이가 직접 느낄 수 있도록 한다.
POINT
아이에게 아침에 '오늘 하루 엄마를 얼마나 생각했는지 세어보고 저녁에 알려줘'라고 말하자. 엄마도 하루를 지내며 아이를 언제 생각했는지 구체적인 시점을 적어서 넘버링을 해보자. 둘이 서로를 생각한 횟수를 기록하고 언제 특히 많이 생각났는지 대화를 나누자. 아이가 엄마의 애정을 느낄 수 있다. 엄마도 아이가 자신을 필요로 하는 순간은 언제인지를 자연스럽게 파악할 수 있다.
도서 : 엄마는 회사에서 내 생각해? / 글·그림 김영진 / 길벗어린이
김경림 키즈맘 기자 limkim@kizmom.com
입력 2018-03-27 19:00:59
수정 2018-03-27 19:00: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