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손에 찰흙을 쥐여 주면 머릿속을 뛰어다니는 공룡을 빚어내느라 바쁘고, 책을 읽자고 하면 공룡 책만 들고 와 '내가 알려줄게!'라며 부모에게 각 공룡의 특징을 속사포처럼 읊는다.
그렇다면 이 아이는 이미 공룡에 매료된 상태다. 같은 지구에서 살았는데 생김새는 사람과 전혀 다르고, 화석이라는 흔적만 있을 뿐 직접 보지는 못했기 때문에 아이의 호기심이 자석처럼 공룡을 끌어당기는 것이다.
공룡에 관해 깊이 파고들면 자연스럽게 여러 분야를 접할 수 있어 부모도 공룡을 향한 아이의 관심에는 반색한다. 역사 지식을 습득할 수 있고, 무엇보다 또래보다 공룡 관련 지식이 더 많으면 아이가 자신감을 얻는 등 기대할 효과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학습 태도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자신감을 이번 기회에 쑥쑥 키워보자. 귀가 솔깃하다면, 아이에게 이 전문가를 소개해주자. 지난해 '공룡이 그랬어요(씨드북)'을 출간한 박진영 작가다.
여러분 안녕!
나는 박진영이라고 해요. 고생물학자이자 공룡을 소개하는 과학책, 그림책 작가이기도 하죠. 그러니까 이제부터 나를 공룡 삼촌이라고 불러도 좋아요. 공룡을 사랑하고, 모르는 공룡이 없는 여러분에게 지금부터 재미있고 신비로운 공룡 이야기를 해줄게요.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라면? 대단해요! 공룡에 대해 일가견이 있는 이 공룡 삼촌이 '공룡 전문가'라고 인정할게요.
처음 듣는 이야기라면? 지금부터 알면 되겠죠? 잘 기억해 뒀다가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친구들에게도 들려주세요. 멋진 공룡들의 이야기를요.
앞으로 세 마리의 공룡을 소개할 텐데 오늘은 스테고사우루스에 관해 알아볼게요.
자, 시작할게요!
스테고사우루스(Stegosaurus)는 지금으로부터 약 1억5000만 년 전 북아메리카 대륙에서 살았던 버스만한 초식공룡이에요. 이 공룡의 등에는 납작한 뼈판들이 솟아 있는데 이를 ‘골판’이라고 불러요. 스테고사우루스는 이 골판들로 몸의 온도를 낮췄고 때로는 뽐내기 위해서도 사용했어요.
하지만 1877년 스테고사우루스를 처음 연구한 과학자는 골판들을 보고 당황할 수밖에 없었어요. 왜냐하면 처음 발견된 스테고사우루스의 골판들이 흩어져서 발견됐거든요. 장난감 정리함에 있던 레고가 방바닥에 쏟아졌다고 생각해보세요.
골판들이 스테고사우루스의 어느 부위에 붙어 있는지 몰랐던 이 과학자는 골판이 몸을 감싸는 갑옷 역할을 했다고 추측했어요. 거북이 등껍질과 같은 일을 한다고 본 거죠.
그래서 등 위쪽에 솟아올라 있어야 할 골판들을 지붕을 덮는 지붕널처럼 포개진 모습으로 복원했고요. 복원된 모습을 보니 ‘지붕 도마뱀’이 연상됐고, 이 단어의 고대 그리스어인 ‘스테고사우루스’라는 학명이 붙었답니다.
그러다 8년 후인 1885년에 완벽하다고 할 수 있는 스테고사우루스 골격 화석이 발견되면서 이 '지붕 도마뱀' 복원도와는 다른 모습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졌어요.
도움말 및 자료 제공
박진영
현) 서울대학교 고생물학연구실 박사과정
현) 서대문자연사박물관 방문연구원
국내 도마뱀, 목긴공룡, 새 화석 논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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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림 키즈맘 기자 limkim@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