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이나 휴일에 갑자기 아이가 아파도 언제든 진료받을 수 있는 이른바 '달빛어린이병원'이 보건당국의 확대 노력에도 늘지 않고 있다. 일선 소아청소년과 병·의원들의 비참여적 태도로 풀이된다.
29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현재 전국의 달빛어린이병원은 23곳이다. 지난해 19곳에서 올해 상반기 4곳 증가했다.
복지부는 2014년 9월 시범사업형태로 달빛어린이병원을 시작한 이후 어린아이를 둔 부모들의 호응이 좋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참여기관을 확대하는 데 주력했다. 하지만 동네 소아과 고사를 우려하는 소아청소년과개원의사회(소청과의사회)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치며 복지부는 당초 2015년말까지 달빛어린이병원을 30곳으로 확대할 계획이었으나 현재 답보된 상태다.
복지부는 지난 2016년 11월 달빛어린이병원 사업 참여를 방해한 혐의로 소청과의사회를 공정거래위에 고발했다. 공정위는 대대적인 조사를 거쳐 소청과의사회에 과징금 5억원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했다. 그러나 검찰이 ‘혐의없음’으로 불기소처분하고, 공정위의 과징금 행정처분에 맞서 소청과의사회가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공정위가 패소해 대법원의 최종 판결을 기다리는 등 상황이 녹록치 않다.
달빛어린이병원은 평일 밤 11~12시, 휴일 최소 오후 6시까지 소아 환자를 진료한다. 참여 희망 의료기관은 관할 보건소에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면 시·도에서 심사해 시·군·구당 1∼2곳을 상시로 지정한다.
복지부는 “심야나 휴일에 아픈 어린이에게 꼭 필요한 제도인 만큼 소아청소년과 병·의원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사진:한경DB
오유정 키즈맘 기자 imou@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