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우리의 귀와 감성을 자극한다. 힙합에 맞춰 고개를 끄덕이거 아이돌 노래에 맞춰 춤을 추기도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너무 과도한 자극이 걱정되어 동요나 클래식도 들려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염려되는 마음에 클래식도 들려주지만 그저 흘러가는 배경음악처럼 되는 경우를 종종 경험하게 된다. 성악곡을 제외한 클래식이 대부분 가사도 없고 오케스트라 곡들이 많아 흥얼거리기조차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사가 없는 것을 고려하더라도 클래식을 어렵게 느끼는 이유는 즐기고 부르는 ‘가요’와 다르게 ‘감상’이라는 한 부분으로 클래식을 보기 때문이다. 클래식도 따라 부르고 중독성 있는 리듬을 발견하게 되면 대중가요 못지않은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다.
먼저 클래식 곡은 정해져 있는 형식에 따라 작곡된 곡이 많다.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이 ‘론도’다. 론도란 ‘ABACA’와 같은 형식의 곡을 말한다.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베토벤의 ‘엘리제를 위하여’가 이와 같은 론도 형식의 곡이다. A는 ‘띠라리라리라리라리~’ 이렇게 시작하는 부분으로 매우 익숙하다. 계속 듣다 보면 갑자기 ‘따라란’ 하며 밝은 느낌으로 바뀌는 부분이 있다. 바로 B다. 곧이어 다시 A가 나오고 ‘딴딴딴딴’ 하며 갑자기 무거운 소리가 나는데 그 부분이 바로 C 다. 이어서 다시 ‘띠라리라리라리라리~’ 하며 A가 나오는 것이 반복된다. 글로는 어렵게 느껴질지 몰라도 음악과 함께 들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렇게 형식을 나눠 들어본 다음 이제 각각의 부분에 아이들이 친숙하게 느낄 수 있는 생활 이야기를 입히면 클래식을 쉽게 즐길 수 있다.
예를 들자면 A 부분에서는 “친구가 없는 외톨이 토끼가 있습니다. 이 토끼는 화를 잘 내 친구들이 싫어하죠. 토끼는 친구가 없어 매우 외롭습니다”라고 이야기를 시작한다. B의 밝은 부분에서는 “거북이가 나타나 위로해 줍니다. 토끼에게 예쁘게 말하는 법도 가르쳐 주며 곧 친구가 생길 거라는 기대도 줍니다”하고 말한다. 다시 A부분으로 돌아왔을 때 “토끼는 자신이 과연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낼 수 있을지 걱정합니다”고 이야기한다. 이후 무거운 소리가 나는C부분에서 “토끼는 친구들에게 가기 위해 집을 나서는데 그만 빗방울이 떨어지며 소나기가 내려, 뛰어서 다시 집으로 돌아옵니다”고 위기를 표현한다.
이렇게 형식에 맞는 스토리를 만들어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토끼에게 용기를 줄 수 있는 말들을 찾아보거나 토끼가 어떻게 하면 친구를 잘 사귈 수 있는지 방법을 아이들과 이야기해 보자. 이후 다시 한번 음악을 들으면서 이야기를 상상하노라면 음악 속에서 이야기와 장면이 튀어나와 상상의 여행을 떠날 수 있다. 이처럼 다양한 이야기를 아이와 함께 만들어 보고 엄마, 아빠도 이야기를 만들어 들려주면 아이는 흥미롭게 클래식을 즐길 수 있게 된다. 특히 아이들이 만든 이야기 속에는 고민이나 요즘 관심사도 나올 수 있어 아이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여름 향기 그윽한 오늘 저녁, 아이들과 함께 클래식 여행, 한번 떠나보는 건 어떨까.
글:이선희(한국음악치료심리상담협회장)
사진:한경DB
오유정 키즈맘 기자 imou@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