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돗물에서 발암물질이 다량 검출됐다는소식이 전해지면서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대구 수돗물 진상 조사를 요구하는 청원이 제기됐다.
앞서 대구방송 TBC는 대구상수도사업본부 ‘과불화화합물 대책’이라는 제목의 문건 내용을 입수해 보도한 바 있다. 이 문건에 따르면, 지난달 21일과 24일 대구 매곡·문산 취수장에서 8종의 과불화화합물이 다량으로 검출됐다.
과불화헥산술폰산 수치가 낙동강 원수에선 152.1~169.6ppt, 정수된 수돗물에 139.6~165.6ppt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과불화옥탄산은 낙동강 원수에선 12.1~19.9ppt, 정수된 수돗물에선 13.5~16.5ppt까지 검출됐다. 이같은 결과는 호주의 ‘마시는 물’ 권고 기준의 2배를 초과한 수치다.
불소와 탄소가 결합한 화학 물질인 과불화화합물은 프라이팬 코팅제와 반도체 세정제, 살충제 등에 사용된다. 발암 물질로 분류된 신종 환경 호르몬인 과불화옥산탄은 몸 속에 축적될 경우, 생체 독성을 유발해 각종 질환을 일으킨다. 과불화화합물은 고도 정수 처리를 거쳐도 10~15% 밖에 제거되지 않고 끓이면 농도가 더 높아진다.
환경부가 최근 과불화화합물 3종을 수돗물 감시 항목으로 지정했지만, 국내 수질 기준은 아직 없는 상태다.
대구 시민들은 이같은 보도에 분노를 표하며 즉각적인 대책 마련 요구에 나섰다. 이와 관련, 22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 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는 “대구시 수돗물 발암물질 검출”이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게재됐다.
“정수도 안되고 끓여도 안되니 해결 할 수있는 방법이 없습니다”라고 말문을 연 청원인은 “(대구 수돗물로) 이제까지 제 아기에게 발암물질로 분유를 태워먹이고, 밥을 지어 먹이고, 씻기고, 옷을 빨아입히고...생각만해도 화가 치솟는다”고 분노했다.
이어 “빠른 대안을 마련해주시고, 대구시민들이 알 수 있게, 전 국민이 알 수 있게 투명하게 밝혀주시길 바란다”고 정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 청원은 온라인에서 빠르게 확산되며 시민들의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 해당 청원글에는 이날 오후 2시 기준, 2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서명에 참여했다.
오유정 키즈맘 기자 imou@kiz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