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에 괴로워하다 우발적으로 남편을 살해한 아내에게 대법원이 징역 4년을 확정했다.
지난 2일 법원은 남편의 머리를 집안에 있던 장식용 돌로 쳐 재판에 넘겨진 김모씨에게 상고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지난해 3월 23일 새벽 1시까지 지인들과 술을 마신 김씨는 귀가한 자신의 머리채를 잡아 넘어뜨리며 늦게 들어왔다고 폭력을 행사하던 남편을 살해했다.
김씨는 재판 과정에서 혼인 기간 내내 상습적으로 가정폭력을 당해왔으며, 사건이 있던 날도 극도의 공포심과 생명의 위협을 느껴 방어 차원에서 한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당시 만취 상태로 사건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등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법원은 김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머리를 가격당해 누워있는 남편의 머리를 수차례에 걸쳐 재차 내리쳤다"며 "검찰 진술에서도 '화가 많이 났다'며 분노감만 표현했을 뿐 공포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하면 정당방위 또는 과잉방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재판부는 "김씨가 우울증 진단을 받거나 약물치료를 받은 병력이 전혀 없는 점, 사건 직후 112에 신고하며 객관적 사실에 들어맞으면서도 자신에게 불리한 내용은 빼고 진술한 점 등을 고려하면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대법원도 하급심 판단이 옳다고 보고 징역 4년을 그대로 확정했다.
김경림 키즈맘 기자 limkim@kizmom.com